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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준 Jan 24. 2024

대한민국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이미 퇴사 중입니다

'조용한 퇴사' 속에서 리더십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대한민국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이미 퇴사 중입니다

미국의 경영컨설팅 그룹인 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 몰입도는 12%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는 직장인 10명 중 1명만이 자신의 일에 매우 몰입되어 있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물론 나머지 9명이 업무를 하지 않고 있거나, 직무 유기 상태에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신의 일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 리더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팔로우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팀원이 90%나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잘 나타내주는 용어가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입니다. 조용한 퇴사는 2022년 미국 뉴욕의 20대 엔지니어가 틱톡에 올린 ‘Queit Quitting’이라는 영상이 많은 직장의 공감을 얻었고 빠ㄹ게 확산되고 있는 사회현상입니다.


"나도 Quiet Quitting을 하고 있다"
"더이상 일이 나의 삶이 아니다"


사실 조용한 퇴사는 회사를 진짜 그만두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일을 그만두겠다는 의미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을 멈추고 비몰입 상태에 있다는 뜻입니다. 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이제 팀원 10명 중 9명은 조용한 퇴사 상태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T를 개발하는 팀원이 자신의 성장과 스펙에는 관심이 많지만, 조직의 서비스를 개선하고 혁신하는데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매일 야근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직원도 자신의 업무 자체에만 관심을 가질 뿐 팀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다지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산업시대에 들어오면서 직장인의 가장 큰 변화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조용한 퇴사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내 일을 어느 정도 해내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가 아닌 일을 열심히 하는 육체노동자로 퇴보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조용한 퇴사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 틱톡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빠르게 유행을 얻었을 뿐, 이런 인식에 대한 변화는 지속적으로 예고되어 왔습니다. ‘90년생이 온다’ ‘워라밸’ ‘소확행’ ‘N잡러’ ‘평생직장이 아니다’ 등의 다양한 용어로 변화하며 강조되었을 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조용한 퇴사가 조용히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해?”
“이미 해봤는데 소용없어”
“굳이 그렇게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없어”


조용한 퇴사 중에는 적극적인 비몰입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려고 할 때, 의욕을 꺽거나 시도 자체를 방해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표현하지만 누군가의 열정을 빼앗고 팀의 사기를 꺾는 ‘시끄러운 퇴사’(Loud Quitting)가 되는 것입니다. 팀원들이 이러한 상태에 있다면 아무리 훌륭한 리더십 역량을 갖추고 있더라도 팀을 이끌고 성과를 만들기 어렵지 않을까요?


20세기 리더십 패러다임은 더이상 작동되지 않습니다

리더십은 이 지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단순히 리더가 어떤 역량을 개발하고, 책을 많이 본다고 리더십이 발휘되지 않습니다. 팀원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팀원들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팀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하게 발휘하고 싶은 상태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팀원을 데리고 있더라도 팀은 성과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20세기의 리더십은 성과관리의 흐름과 같이 발전해왔습니다. 대부분 조직들은 팀원의 성과를 이끌기 위해 KPI라는 성과지표를 주로 활용해왔습니다. 이 성과 지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원의 업무를 더 체계적으로 나누고 관리해왔습니다. 성과 지표를 평가하고 승진과 인센티브를 부여해 팀원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리더십이 발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동기부여 방식이 최근 한계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팀원에게 외재적인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은 빠른 업무 처리를 도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외재적 동기부여 방식이나 업무관리가 구성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샘글러스버그의 양초 실험(Candle problem)은 동기부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명해줍니다. 샘글럭스버그는 참가자에게 창의성이 필요한 양초 실험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약 50만원 정도의 금전적 보상을 제공했으며 다른 그룹에는 그러한 보상을 주지 않았습니다. 


Candle problem : “초를 벽에 붙이되 촛농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십시오”

출처 : Google

여러분도 한 번 풀어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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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단순합니다. 압정 박스를 활용해서 초를 고정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없으면 단순한 답이 복잡하게 되어질 것입니다. 

출처 : Google


여러분은 문제를 잘 푸셨나요? 


어쩌면 창의성과 관련된 문제라고 했기 때문에 더 잘 풀고 싶은 마음이 생기셨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빨리 풀어보고 싶다는 부담은 오히려 창의성을 저해했을겁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개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한 결과, 보상을 받지 못한 그룹은 문제를 3분30초 정도 빨리  풀었습니다. 오타가 아닙니다. 보상을 받은 그룹이 문제를 푸는데 평균적으로 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문제를 더 잘 풀고 싶은 마음과 보상을 획득하고 싶은 마음이 창의성을 저해한 것입니다.


그리고 샘글럭스버그는 이어 한가지 실험을 더 진행합니다. 압정을 담고 있던 박스를 따로 제공해 창의성이 전혀 발휘되지 않는 문제로 만들었습니다. 

출처 : Google


재미있는 사실은 창의성을 제거하고 문제를 제시했을 때는, 보상을 약속받은 그룹이 문제를 2배 이상 빠르게 풀었다는 것입니다. 창의성이 필요한 문제는 보상이 문제를 푸는 것을 저해했지만, 단순히 효율성만 필요한 문제는 보상이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 실험은 리더십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20세기의 조직이 안고 있던 문제는 창의성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최고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중요했습니다. 때문에 외재적인 보상과 인센티브가 리더십에 유의미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산성보다는 창의성이 더 중요한 비즈니스 환경이 되었습니다. 기술의 변화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돕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고객의 변화에 맞추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리더가 풀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20세기 리더십이 가지고 있던 속성과 행동을 답습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주의해야 합니다. 철저한 업무 관리와 매출 KPI가 조직의 혁신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의 팀이 풀어야 하는 문제는 어떤 문제인가요?


만약 우리 팀에서 풀고 있는 문제가 빨리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면 기존의 리더십 패러다임이 정상적으로 작동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시대의 대부분의 비즈니스 환경과 고객의 요구가 창의성과 혁신성을 필요로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리더십 패러다임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으신가요?

이제 이 질문도 잘 못 되었다는 것을 느끼셨나요? 다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팀원들은 얼마나 몰입하고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일에 몰입하여 문제를 풀도록 도울 수 있을까요?’

‘리더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까요?’


이제 리더십에 대한 1차원적인 접근이나 역량을 떠올리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팀원이 몰입하고 움직이기 위한 리더의 역할이 무엇이고 건강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탐구해야 합니다. 


특별히 이러한 리더십은 하나의 역량이 아닌 흐름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과일의 단면을 잘라 과일 전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리더십의 한 단면을 보는 것으로는 리더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략적 사고, 합리적 의사결정, 공감하는 능력 등의 하나의 역량의 집중하는 것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팀원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고 성과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어떻게 나타나고 만들어지는지 흐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리더십 흐름에는 3가지 영역이 존재합니다. 먼저 리더십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인 리더십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리더 자신만의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리더십 철학이 단단한 토양이 되어 기반을 갖춰야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리더십 철학 위에 리더의 책무라는 기둥을 세워야 합니다. 리더가 조직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역할이 있습니다. 리더십의 존재 이유이자 본질적 역할인 몰입과 성과라는 두가지 책무를 세워야 합니다. 만약 리더십을 이야기하면서 이 책무들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리더십은 방향성 없는 흔들리는 임기응변만 될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철학과 책무를 안정적으로 팀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리더십 스킬이라는 천장이 있어야 합니다. 이 천장은 구성원에게 리더십이 발휘될 때 안정감을 가져다 줍니다. 안정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없이는 몰입 관리와 성과 관리라는 책무를 발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가 될 것입니다.

 




리더십은 단순히 성과관리 방법을 배운다고 발휘되지 않습니다. 경청 스킬이나 코칭을 배운다고 발휘되지도 않습니다. 팀원의 강점을 안다고 갑자기 팀원이 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철학 위에 책무가 세워지고, 그 위에 리더십 스킬로 덮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흐름이 모든 리더십 과정에 녹아져야 합니다. 


여러분의 리더십은 이 흐름이 잘 새겨져 있으신가요? 아마 타고난 기질로 이러한 흐름이 조금은 새겨져 있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흐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지 않으시다면 이 여정에 함께 꾸준히 동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리더십이 나타나는 과정에 각각의 의미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하고, 다양한 리더십 상황에서 이 흐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자신만의 리더십 스타일에 맞게 흡수하고 확고한 리더십 흐름을 만들어가시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제가 제시한 3가지 단계가 어떤 분에게는 5단계, 10단계 세분화되어 새겨질수도 있을겁니다. 중요한 것은 리더십 흐름을 더 선명하게 새겨가는 과정에서 팀을 몰입시키고 리더십을 발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읽으시면서 다른 생각이 드시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소통해주시기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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