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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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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 Nov 29. 2021

10대들에게 운동은 뇌의 비타민!

살면서 가장 안타까운 후회는?     


  10대를 키우는 아빠로서 오래된 후회 중 하나는 딸들에게 운동을 가르쳐준 적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운동을 잘 못합니다. 작은 키에 순발력도 떨어지고, 운동 센스도 없어서 축구도, 농구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요. 그런 까닭일까요? 어른이 되어서도 별다른 스포츠를 즐기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딸들도 자연스럽게 운동에는 인연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참 안타까운 마음이 크죠. 제 마음 속에 존재하는 오래된 후회입니다. 


  갑자기 무슨 운동 따령이냐고요? 운동이 주는 긍정적 효과가 몹시 크기 때문입니다. 일단 운동은 삶에 활력을 주고, 노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하거나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죠. 열심히 하다보면 살찔 염려도 없고, 밤에 잠도 잘 오고, 더불어 체형도 좋아지는 건 물론입니다. 무엇보다 건강해지죠. 그뿐일까요?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또다른 효과가 있습니다.      



운동이 뇌에 주는 영향은?

    

  유명한 사례를 한 가지 살펴볼까요? 미국은 소아비만으로 골치를 앓는 나라입니다. 한 고등학교 체육교사가 어떻게 하면 비만을 줄일지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그는 체육수업의 형태를 바꿔 보기로 했죠. 축구, 농구처럼 일부 학생만 참여하는 수업이 아니라 전체 학생이 사이클과 러닝머신을 통해 정해진 거리를 채우도록 한 것입니다. 결과는 훌륭했습니다. 그가 근무하는 학교의 97% 학생이 체질량 질수가 정상 범위 안으로 들어온 것이죠. 바로 네이퍼빌 고등학교 필 룰러 체육선생님 이야기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학생들의 체력만 좋아진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도 좋아지고 교우관계도 더 원만해진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는 읽기와 수학에서 낙제를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0교시 체육수업을 실시했습니다.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을 한 뒤에 읽기와 수학 시간을 배치했습니다. 운동으로 뇌의 혈류를 빠르게 만든 후에 학습을 시킨다는 것이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운동을 하지 않은 비교군에 비해서 성적 상승률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일리노이 대학의 척 힐먼 교수는 운동이 뇌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학생들의 뇌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가만히 앉아 있는 학생들의 뇌에 비해서 20분 동안 운동을 한 학생들의 뇌가 더 활성화되었다는 것을 밝혀냈죠. 운동이 뇌의 활성도를 높여서 과제에 더 집중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런 내용은 미국 전역에 널리 퍼졌고,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서 각급 학교에 방과후 스포츠 클럽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죠.      



운동으로 기분이 나아지는 게 가능할까?     


  운동은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우울증은 꽤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10대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고, 자살 청소년의 75%는 우울증을 앓았던 적이 있습니다. 성인들에게 암, 심장병, 당뇨가 치명적이듯, 10대들에게 우울증은 아주 치명적인 질병이죠. 치열한 경쟁, 잦은 평가가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10대들의 우울증이 더 증가했을 것입니다. 


  우울증은 대체로 약물 치료가 가능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항우울증 치료제 처방이 환자 대비 1/3 수준에 그친다는 사실입니다. 우울증 치료제 개발 이후 전세계적인 자살자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만 자살자가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우울증 치료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아마도 우울증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결과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울증 치료에 운동이 아주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1999년 듀크 대학의 제임스 블루멘탈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 치료했습니다. 약물, 약물과 운동, 운동. 이렇게 처방을 내린 것이죠. 세 집단 모두 일정 시간 후에 우울증이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운동이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증한 것이죠. 이 실험에서 진짜 주목할 점은 우울증 재발률이었습니다. 결과는 약물만 복용한 집단의 재발률이 가장 높았고, 운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우울증 재발률이 낮았다는 것입니다. 운동이 우울증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이지요. 


  본래 고강도의 운동은 우리 몸에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킨다고 합니다. 밖에 나가서 죽자고 뛰어보세요. 아마 헉헉대고 힘들고 지칠 것입니다. 스트레스 물질이 몸에 차오르겠지요. 하지만 운동이 끝나면 어떨까요? 스트레스의 수치는 오히려 보통 때보다 현저히 감소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격한 운동으로 땀을 내고 샤워를 하면, 온몸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첫 시작은 가볍게, 그러나 지속가능하게     


  후회스럽게도 저는 운동을 즐겨 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책읽기, 영화보기, 바둑, 음악듣기, 그리고 글쓰기 등 정적인 일들을 취미로 삼았죠. 그러다보니 운동은 점점 생활 속에서 멀어졌습니다. 즐기는 운동 하나 없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 거죠. 정말 아쉽게도 결혼도 운동을 별로 즐기지 않는 사람과 했습니다. 부모 두 사람이 운동을 즐기지 않으니 두 딸은 자연스럽게 운동을 접할 기회를 얻지 못했죠. 


  그래도 대안은 있습니다. 아내는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을 시작했고, 저는 집 주변에 있는 수변 공원을 한 시간 가까이 빨리 걷는 운동을 하죠. 거창할 것 없는 정말 소박한 운동이죠. 다행하게도 부모가 나서자 두 딸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직 규칙적으로 운동하지는 않지만 곧잘 산책에 따라 나설 때가 있으니까요. 저는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귀찮아 해도 종종 스트레칭을 시킵니다. 팔을 쭉 펴기, 고개 돌리기, 등 맞대고 스트레칭 등등. 그럼 졸던 친구들도 조금은 깨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아주 대단한 운동은 아니더라도 몸을 쓰면 뇌는 반응합니다. 그러니 귀찮다 생각말고 조금씩 운동을 실천하는 건 어떨까요? 여유가 생기면 본격적인 운동 한 가지쯤 배워도 좋고요.      



슬기로운 부모생활을 위한 팁!

부모가 운동 안 하면 애들도 똑같습니다.
우리들의 뱃살이 자녀들의 뱃살로 이어진다고 생각해봐요.
 끔찍하죠?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자고요.
운동하지 않은 자녀라면 일단 가벼운 산책만이라도
부모가 함께 나서주세요. 
아직 어리다면 부모와 소통 중이라면 시합도 좋습니다.
대신 부모의 지나친 승부욕은 금물! 무슨 시합요?
거창할 거 없죠. 자전거 타기, 달리기, 줄넘기, 생각보다 많습니다.
작은 보상이 있으면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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