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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부는날 Jul 11. 2023

자괴

내가 속한 조직에 대한 일말의 믿음이 있었다. 적어도 최소한의 인간적 존중이 있는 곳이라고 믿었다. 순진했나보다. 인터넷이나 기사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교사들이 겪는 참담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들. 내가 직접 보고 겪은 바가 없으니 먼 곳의 일인 줄 알았다.


그저 성실하게, 무엇이 되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평범한 교사들. 그냥 그런 노력이 매일의 일상인 사람들. 무엇이 되려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이용하고 공격한다. 선의의 허점을 찾아내고 굴복시키려 한다.


누가 짖건간에 그냥 버티기 힘든 이유는, 그 모든 공격이 우리의 선의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그냥 그렇게 하는게 맞으니까. 우리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니까. 그런 힘없는 이유들. 그 선의의 결과를 책임지라는 말 앞에서 논리적 항변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정말 내가 맞을까?

우리의 선의가 잘못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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