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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로지 Apr 15. 2022

우리의 첫 봄 이야기

웹툰보기 좋아하던 내가 만화를 그리다니

아이가 생기고, 많은 부분에 제약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여행, 나들이, 맛집, 카페 투어 등 내 삶에 활력소를 주던 많은 부분들을 이전처럼 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하루하루 보내보니, 아이가 생기고 겪는 작은 일상들이 새로웠다.

매일 이루어지는 단조로운 일상도 아이 표정, 반응 그리고 아이와 함께하는 장면으로 바뀌니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이었다.


올봄 벚꽃놀이는 아마 남편과 만난 이후, 가장 소소하게 보낸 듯하다. 차 타고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벚꽃터널이라도 가 보려고 했지만, 그 마저도 차가 너무 밀려서 포기하고, 돌아가는 길에 있던 어느 결혼식장 마당에 있는 큰 벚꽃나무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아쉬워서 돌아와 아파트 단지 벚꽃나무 아래에서 마저 한 장 더 찍었다.


그런데 이 봄이, 이 벚꽃나무가 우리 아이에게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는 봄바람, 꽃비라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신기하고 새로웠다. 아이를 통해서 다시 한번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 말이 참 와닿는다.


올봄에는 아주 갑자기, 정말 갑자기 만화 그리기를 시작했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도 않고, 웹툰을 좋아하는 것 외에 그림과 연관된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인데,

어느 날 아기가 자고 있었고, 집에 아이패드가 있었고, 나는 표현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장면과 내용이 있었다.


우선 남편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내가 그린 만화를 보여주고,

‘오, 생각보다 잘 그리는데?’ ‘재밌다~ 다음 편도 기대돼요.’라는 편파적인(?) 칭찬을 잔뜩 듣고 신이 나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다.


우선 가장 단기적인 목표는 10개의 에피소드 그리기이다. 소재는 우리 세 가족이 겪는 소소한 일상이다.


혹시 아나? 그림실력은 모자라도 재밌는 스토리로 연재하다가 내가 그렇게 바라던 출/퇴근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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