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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은띠 Jul 19. 2020

슬픔이 필요한 이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 다는 것


인간은 하루에 몇 번의 감정을 느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을까. 매일을 롤러코스터에 타고 있는 듯한 요즘,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마음에, 문득 감정이라는 것이 궁금해졌다. 기쁨, 행복, 분노, 슬픔, 우울함 등, 나도 모르는 사이 불쑥불쑥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 녀석들에 대해 곰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진지하게 감정 좀 들여다보라는 신호인 듯하다. 요즘은 ‘나’ 혹은 ‘자신’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면서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 낯설지 않은 분위기다.     




그동안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우리에게 긍정적인 감정에 주로 관심을 가지라고 강조해 왔다면, 요즘은 부정적인 감정 또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며 유익한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각종 연구 결과와 베스트셀러들을 쏟아내며 말이다. '불안함은 어떤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슬픔은 행복을 더 크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감정이다' 같은 것들 말이다. 이제는 감정에 좋고 나쁨은 없는 듯하다. 그 자체로도 받아들여질 만하며 그 나름대로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몇 년 전, ‘인사이드아웃’이라는 영화가 굉장히 인기였다. 주인공이 느끼는 각종 감정들을 각각 캐릭터로 의인화하여 여러 상황에 재미있게 녹여냈는데, 우리가 그동안 간과하고 있던 감정들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의미 있는 영화였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른들을 위한 힐링 영화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돌아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었다. '기쁨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감정 친구들은 '슬픔이'가 기능하지 못하게 온갖 방법을 동원해 막아낸다. 하지만 결국 '슬픔'이라는 것이 단순히 슬픈 상황만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통해 그 이상의 감정과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눈물이 슬플 때도 흐르지만 감동과 기쁨의 순간에도 흐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를 외치는 캔디처럼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난 슬퍼서는 안 되고 슬픈 감정은 좋지 않은 거야, 라며 스스로를 끝으로 더 끝으로 몰아세우며 말이다. 그게 나 자신을 속이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나 자신을 속이는 어리석음은 그만둬야 한다. 나를 들여다보고, 내가 느끼는 그 어떤 감정도 편견 없이 바라보며 솔직하게 대했으면 한다. 그 어떤 감정도 좋고 나쁨이 없고 그 자체로 소중하니까.     



좀 더 나 자신에게 진솔해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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