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내가 허용한 만큼만 들어올 수 있어

그만, 여기까지야.

by 델리케이트
KakaoTalk_20250513_204546801.jpg


선을 잘 세워야, 사람들이 나를 알고 존중해준다는 말.

나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말이었던건지 자꾸 곱씹게 된다.


내 선은 마치 프린터 에코모드로 인쇄한 선 같아서

멀리서 보면 까만 선 같아 보여도

막상 가까이서 보면 구멍이 숭덩숭덩 나있는지


첫만남에 어려워하다가도

곧 그 구멍 사이로 넘나들며, 불편함을 티내면 오히려 괘씸해 하더라.




명확한 선을 제시할

가장 좋은 타이밍은 만난지 얼마 안 되었을 때라고


천천히 다가가고 받아들이면서

나를 위하는 스탠스로 그들의 템포를 맞춰갔어야 했는데


오롯히 상대에게만 편안함을 주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독으로 다가오던 때가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이 고파서 그랬는지 말이야


게다가 선을 알려줘도

담 넘듯 뛰어넘는 사람도 있다보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그렇지만 내 선에 구멍이 많다는걸 알았어도

마치 문이 있는 것처럼 마임도 해주고, 다른 걸로 메꿔도 주고, 가끔 꼬매도 주고

제 구실을 할 준비조차 못했던 선을 도와준 모든 나의 사람들


그들 덕분에 지금 노력하는 내가 있다

회복탄력성 가득한 고무줄 같은 선을 만들어주는

고무나무 같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내 기억.



이전 01화참참참 (참고 또 참는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