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림공작소 Mar 17. 2019

그 끝에는 진짜가 있기를

서른일곱 번째 영화, 선희와 슬기를 보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글림공작소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 뒤, 영화를 소개하는 차원에서 제안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공교롭게 첫 포스팅을 올리고 트루먼쇼 재개봉 시사회에 초대받았는데, 이후 약 3개월 만에 받은 초대였다 :) 이번에는 감독과 배우가 함께한 GV 시사회라 더욱 특별했다. 





제목만 봤을 때는, 두 여고생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시놉시스에 '사소한 거짓말이 발단이 되어 친구가 자살한 이야기'라고 한다. 주인공이 선희, 자살한 친구가 슬기, 그렇게 두 여고생의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를 보니 내 짐작이 틀렸었다. 영화가 끝나고서 포스터를 유심히 보니, 두 개의 명찰을 달고 있는 한 소녀의 사진이 담겨있다. 이 이야기는 선희와 슬기의 인생을 사는 한 소녀의 이야기였다.


영화는 굉장히 정적이다. 화면 전환이 빠르지도 않고, 빠르게 쏘아붙이며 주고받는 대사도 없다. 그럼에도 자극적이다. 거짓말이라는 소재 덕분인 것 같다. 영상은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는데, 내용은 아슬아슬하기 그지없다. 인싸가 되고 싶은 아싸 선희는 인싸 친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거짓말을 시작한다. 친구들이 놓친 엑소 콘서트 티켓을 암표로 산 다음에, 기획사에 다니는 사촌 오빠가 줬다는 말이 거짓말의 시작이다. 이후 계속해서 그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더 많은 관심을 얻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 폭주는 그치지 않는다. 결국 거짓말이 발단이 되어 친구는 자살에 이르게 되고, 선희는 도망치듯 떠나 이름을 바꾸고 새 삶을 산다. 이번엔 슬기라는 이름으로.



이런 영화는 엔딩을 좀처럼 예상하기 힘들다. 착한 소녀는 해피 엔딩을 맞을 자격이 있지만, 아무리 봐도 선희는 그렇지가 않다.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응원하기에는 거짓말이 너무 크고 빈번하다.


그래서 영화의 끝이 다가올수록, 시간이 지나며 슬기가 행복해질수록 오히려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영화의 끝은 꽤 강렬했다. 열린 결말까지는 아니지만 여운이 남는 엔딩이라, 아직도 그 뒤를 상상하게 된다. 뭐라고 불러야 될지도 모르겠는 선희의 미래는 어떤 미래가 있을지.



아쉬운 점은 영화가 좀 짧다. 러닝타임이 70분이니 극장 상영작 치고는 상당히 짧은 편이다. 감독님은 많이 촬영하였지만, 주인공에 집중하면서 많이 편집했다고 하였는데, 좀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GV에 참석한 조연 배우들도 인상적이었는데 출연 분량이 적은 것이 조금 아쉬웠다. 


배경화면 다운로드 받기 : https://blog.naver.com/glim_gongjakso/221490122009

인스타그램에서는 보기 쉬운 카드 뉴스 형태의 리뷰로 올리고 있습니다. 놀러오세요! @glim_gongjakso  

이전 05화 독보적 여성 원탑 액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