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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Mar 20. 2019

마! 이게 바로 팀워크다!

서른여덟 번째 영화, 아메리칸 허슬을 보고


이 영화는 다른 것보다도 감독과 출연진 이야기를 먼저 할 수밖에 없다. 감독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연출한 데이비드 O. 러셀이다. 비록 수상은 못 했지만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단숨에 주목할만한 감독이 되지 않았는가. 게다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주역 브래들리 쿠퍼와 제니퍼 로렌스도 나오고, 크리스찬 베일과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까지 출연한다. 출연진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이야기보다 배우가 더 눈에 들어왔었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 이 둘의 조합과 장면 장면이 기억에 남긴 하지만 이야기는 많이 희미해졌다. 반면에 아메리칸 허슬은 배우는 물론이고 이야기까지 매력적인 영화였다.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평을 찾아보면 지루했다는 이야기도 많은데, 중반에 등장인물이 갑자기 많아질 때만 조금 헷갈릴 뿐. 이후에는 그 많은 캐릭터들이 자연스레 이야기에 스며든다. 



이 영화는 1970년대에 실제로 있었던 앱스캠 스캔들을 그린 영화다. 천재적인 사기꾼 어빙이 FBI에 잡혀, FBI 수사에 협조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드 화이트 칼라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뒷이야기 정도로 생각해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이 스캔들은 더 큰 사건으로 만들고 싶은 FBI 수사관 디마소 (브래들리 쿠퍼)에 의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많은 정치인들과 심지어 마피아까지 엮이면서 수많은 캐릭터들이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다양한 사건에 휘말리는데, 그럼에도 이야기는 갈수록 정리가 된다.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연출이었다.


연출은 물론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다섯 명 모두 어마어마한 연기를 보여주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빙 역을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과 그의 아내 역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다. 



크리스찬 베일은 배트맨의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는, 배 나오고 머리 벗겨진 사기꾼으로 완벽하게 변해있었다. 영화 시작부터 대머리를 감추고자 옆머리로 가리는 장면에 한참을 할애한다. 시작부터 웃기기도 하고, 이게 정녕 배트맨의 모습인가 싶어서 놀랍기도 하다. 


그리고 제니퍼 로렌스는 의외로 비중은 상당히 낮은데, 존재감은 확실하다. 이 구역의 미친년으로 완벽 빙의를 했다 :) 당시 나이가 24세인데, 자신보다 15~16년 이상 많은 대배우들과 붙는 장면들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한 어빙의 아내 로잘린 역은 말 안 듣고 대책 없고 미운 짓만 하는 캐릭터인데, 그게 전혀 밉지가 않다. 집에 불을 내고도 한 마디 지지 않고 따지듯 말하는 장면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나올 때마다 실실 웃으면서 보게 됐는데, 후반부에 고무장갑 끼고 OST Live and Let Die를 부르는 장면은 정말 웃으면서 봤다.


원래 세상은 흑백으로 나뉘는 게 아니야. 온통 회색이지.


어빙의 이 말처럼, 인간 또한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으로 나뉘지 않는다. 선과 악이 분명한 것은 동화 속에서나 가능할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기꾼도 FBI도 정치인도, 표면적으로는 선과 악이 분명하게 나뉘는 것 같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다 똑같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게 설령 선을 넘는 행위라도 다 해버린다. 다들 살아남으려고 '발끝 휘날리게' 발버둥 치는 것이다. hustle의 의미를 똑 부러지게 우리말로 옮기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영어 의미를 옮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If someone hustles, they try to earn money or gain an advantage from a situation, often by using dishonest or illegal means.


초반 설정과는 달리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캐릭터들의 선악이 모호해지면서 엔딩을 쉽게 예측하기 힘들었다. 덕분에 짧지 않은 러닝타임인 140분 동안 시계 한 번 쳐다보지 않고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전작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연인 관계로 대박을 터뜨린 브래들리 쿠퍼와 제니퍼 로렌스는, 이 영화에서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연출작을 보면 한 번 호흡을 맞춘 배우와 다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시 이 배우들로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경화면 다운로드 받기 : https://blog.naver.com/glim_gongjakso/221492002075

인스타그램에서는 보기 쉬운 카드 뉴스 형태의 리뷰로 올리고 있습니다. 놀러오세요! @glim_gongjak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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