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인파에 관한 대안적 사실
취임식 인파에 관한 트럼프의 거짓말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우선 트럼프는 취임식 행사의 상징인 베테랑 진행자 찰리 브로트먼(Charlie Brotman)을 해고했다.
브로트먼은 1957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시작으로 11명에 이르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퍼레이드의 아나운서로 활약했고 어느덧 대통령 취임식 행사의 상징처럼 돼버린 인물이었다. 트럼프의 취임식 공연에 불참하겠다는 셀럽들의 선언이 줄을 잇기도 했다. <FOX> 뉴스는 "트럼프 취임식 공연 출연진을 채우는 것이 내각을 채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라고 설명할 정도였다.
취임식 인파와 관련한 트럼프의 거짓말도 화제였다.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인파 사진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인파 사진을 비교해 실으며 트럼프 때가 훨씬 적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바로 발끈했다.
"광장에는 100만 명, 150만 명이 왔다"며 특유의 ‘아니면 말고’식의 트윗으로 대응했다. 백악관 대변인 스파이서도 “취임식에 볼 수 있는 인파 중 가장 많은 수가 모였다”라며 트럼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심지어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모인 인파를 비교한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축소하려는 방식으로 고의로 편집된 사진일 뿐이에요."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좌)과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우) 당시 내셔널 몰에 모인 인파 사진
언론은 곧바로 팩트체크에 들어갔다. <AP통신>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당시 내셔널 몰에 빈 공간이 확연히 보였다"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CNN>, <워싱턴 포스트>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에 굴할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며칠 후 취임식 인파를 보여주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취임식 연단 옆에서 찍은 이 사진을 보면 발 디딜 틈도 없이 인파가 꽉 차 보인다. 그리고 나선 아바스라는 백악관 사진사에게 이렇게 트윗을 날렸다.
”어제 보내 준 이 사진은 백악관 기자실에 걸릴 겁니다. 고마워요. 아바스!“
<AP통신>의 카운터 펀치가 바로 날아들었다. 사진에서 두 개의 오류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우선, 사진이 사람이 많은 쪽만 편집해 잘라 올렸다는 것이다. 백악관 바로 앞은 인파로 꽉 찼지만, 뒤쪽은 "베어나간 듯 빈 곳이 보였다“고 꼬집었다. 진짜 문제는 사진에 찍힌 날짜였다. 사진을 확대하면 하단에 'January 21st, 2017'이라는 문구가 확연히 보였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했던 날은 1월 20일로, 사진에는 취임식 대신 '여성의 행진(Women's March)’이 있었던 날짜가 찍힌 것이다.
살다 보면 침묵이 금일 때가 있다.
사실을 말할 용기가 없을 땐 더욱 그렇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다시 자폭성 발언을 했다. <NBC>와의 인터뷰에서 취임식 인파에 대한 대통령과 백악관의 주장은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일 뿐이라며 ‘실드(shield)‘를 치고 나온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위선의 언어’를 쓰는 것이 정치의 본질일 수도 있지만, 당시 취임식에 실제 참석했던 필자는 “거짓은 거짓이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