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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bj Jan 21. 2023

끝나버린 노랠 다시 부를 순 없지만

let bygones be bygones

2023년을 하루 앞두고 올해의 하이라이트를 정리해 보는 작업을 했다.

364일을 하루에 돌아보고 나만의 시상식을 해보자니 생긴 '올해의 깨달음'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일들은 기록해두지 않는 이상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였다.

특히 이미 반년 이상이 흘러가버린 올해 상반기의 일들이, 감정들이.

자연히 내년에는 기록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글도 마찬가지다. 브런치를 팠으니 글을 한 번 써볼까 하고 페이지를 켜면 순간 온갖 잡념일 사라지고 아무 생각 들지 않는다. 오영수 할아버지의 "내가 뭐라고 했더라" 그 자체, 생각이 없으니 글을 쓸 수가 없다. 저 목록도 겨우 갤러리와 블로그 멜론과 네이버캘린더를 쥐어짜 완성했다.


주로 쓰고 싶은 생각이 떠오를 땐 샤워할 때, 어떤 걸 보고 직관적으로 어떤 기분이 드는 그 찰나. 순간순간을 붙잡고 메모를 더 성실히 해둬야 이 시절의 내가 더 선명하게 남겠지.


각설하고 새해에 이루고 싶은 일들을 마구잡이로 메모해 둔 바를 정리해 선언하며 한 해를 시작해야겠다는 찰나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보려 한다.


*면허 따기

조나단이 면허라 함은 모름지기 스무 살 때 따지 않으면 이후 따는 데는 평균적으로 20년이 걸린다는 말을 했던데, 통찰력에 무릎을 탁 치다 무릎이 빠개질 뻔했다.

현대 여성에게 버지니아 울프 시절의 '자기만의 방'은 차라던데, 그런 공간을 갖게 되고 그 운영을 내가 오롯이 맡게 되는 일이 궁금하.

언제든 사회가 마련해 둔 대중교통 따위 없는 곳으로도 떠날 수 있다는 자유로운 감각

(현실은 주차할 데 있어요? 선빵 전화의 연속인 것 같긴 하다)


*기타 꾸준히 치기

외숙이 주신 검은 기타가 선은 분명 멀쩡한데 치면 선 하나가 아무리 조율해도 맛이 갔다. 전에 갔던 숙대입구 쪽 기타 가게 가서 꼭 점검받아보기. 생각날 때 바로 실천에 옮기자

확연히 취향이라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 기타 선율. 스스로 그를 자유자재로 다룰 때 내 자신이 넘 멋져 보이는 그 기분이 맘에 든다. 맘에 드는 별 거 아닌 순간을 자주 만드는 게 인생의 본질이고 the rest are details라고 서은국 교수님이 그랬다. 마음에 드는 권위자의 말만 쏙쏙 빌려 내 삶에 녹이는 일 년이 되어야지


*10km 마라톤 나가보기

한 해의 첫날을 맞아 러닝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며 확인한 제일 최근 기록은 10월 초. 오랜만인데도 5km 뛰는 게 그리 크게 힘들진 않았다. 중간에 쉬긴 했지만.. 추운 게 문제였다.

안 추웠다면 5km 정도는 더 뛸 체력이 남아있었다.

그렇다면 10km 마라톤을 나가보아야겠다! 익숙해지면 20km도 나가보고 42.195km도 나가서 나도 하루키 하루부지처럼 달리기를 말할 때 나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책으로 낼 수도 있지 않을까. 러닝과 함께 글도 꾸준히 쓴다면 말이다. 상상은 자유니까


*자세교정 운동할 것 정해 꾸준히 하기

작년에는 유사 크로스핏인 F45에 중독된 하루였다. 월수금은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서 머리가 아플 정도의 유산소, 화목은 근력 운동으로 미리 수업 동작 및 커리큘럼이 짜 나오고,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시스템. 단 한 클래스에 20명이 넘는 경우가 대다수다 보니 자세 교정 등은 부족하다 느꼈다.

기초 체력이나 심폐지구력, 상체 근력등은 많이 향상됐다고 느꼈지만, 세심한 자세 교정이 필요한 때라고 느낀다. 실제로 앉아있을 때 다리가 저린다거나 어깨, 목 쪽의 만성통증은 여전하다. 1년간 145회의 F45한 열정으로 올해는 자세 교정에 집중해 볼 것이다.


*브런치 등 글 꾸준히 쓰기

출입처에서 발생한 현안에 대해 알아낸 팩트를 나열하는 건조한 이야기 외에 내 주변의 일상, 내 관점, 내 시선에 대해서도 여럿 기록해두고 싶다. 밥벌이 영역으로도 확장하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에 일단 싸질러볼 뿐. 열심히 할게유


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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