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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두니 Jan 11. 2022

새에 관심 있으신가요?

<브런치 북 발간으로 편집하여 재발행합니다. > 


다음 생에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입니다날개를 펴고 창공을 훨훨 날아다니고 싶거든요새는 관심을 두지 않으면 좀처럼 잘 보이지 않는 존재이지만 촉각을 조금만 세워보면 은근히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새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황조롱이'를 목격했을 때부터였습니다산책 중 들판에 홀로 선 나무 꼭대기에 앉아 위풍당당하게 오라를 뿜어대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를 보고 반해버렸거든요때부터 온갖 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백로왜가리박새꾀꼬리오목눈이....



<황조롱이> by duduni


새의 매력은 단연 소리입니다. 또로롱, 찌륵, 삐리리링.... 높은 나무 위 어딘가에서 내려오는 천상의 음색이 고요한 대기를 깨웁니다. 청명한 소리에 모든 감각을 멈추고 귀를 활짝 엽니다. 묵직했던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워지는 힐링의 소리입니다.


새의 두 번째 매력은 날개입니다. 새가 나는 걸 보면 경로를 따라 넋을 놓고 보게 됩니다. 어제는 아주 큰 날갯짓을 목격했습니다. 왜가리였지요. 쭉 뻗은 날개로 바람을 타고 나는데 속도 또한 무척 빨랐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어찌나 시원하고 부럽던지요. 일명 하천의 깡패라 불리는 왜가리지만 날 때만큼은 우아 그 자체였습니다.


세 번째 매력은 애간장입니다. 새를 발견하고 부리나케 폰 카메라를 꺼내면 어느새 포로롱! 그걸 또 애써 따라갈라치면 콩콩 자리를 옮기며 약을 올리지요거기다 분명 이름을 외워둔 새인데 맞닥뜨리면 그렇게 헷갈릴 수가 없습니다. 뭐라도 확실히 손에 쥐어지지 않아 애간장이 탑니다.

이외에도 예쁜 깃털 색이며 귀여운 얼굴,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도도함까지 매력이 차고 넘칩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새가 너무나 흔히 죽어가고 있다는 걸 아십니까투명 방음벽과 높은 유리 건물에 부딪혀 즉사하는 새가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800 마리입니다비용이 들더라도 투명 방음벽과 유리에 불투명 소재나 무늬를 넣으면 이런 충돌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이와 관련된 법이 하루빨리 개정되길 바랍니다.


동물 중에서도 특히 새는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습니다심지어 비호감에 가깝지요새의 부리와 발톱이 징그럽고 눈이 무서우며 새똥을 맞을까 봐 피하게 된다는 이유입니다


공룡시대부터 이어온 화석과 같은 생물입니다우리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개체임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새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갖가지 매력을 뿜으면서요. 오늘,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리 친구 새를 찾아 다정하게 눈 맞춤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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