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 & Tech Insight Program 유니크월드 2024
안녕하세요. 유니크월드 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5월 9일 (목)에는 한상호 피디님의 <다큐가 어떻게 변하니?>
주제로 유니크월드만의 열 번째 강연이 펼쳐집니다.
아홉 번째 이야기는 김태용 영화감독님의 강연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영화가 처음 세상에 소개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영화의 의미와 발전 과정 속에서의 변천, 특히 무성영화에서 오는 짙은 향수를 중심으로 개인 작업과 연계 및 확장 된 결과물을 공유해주셨습니다. 감독님의 과거에서 현재를 관통하는 예술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은 물론 빠르게 변화되는 기술 시대 속에서도 없어지지않을 세상의 가치들을 발견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유니크월드는 매주 강연을 청강하며 참여자보다도 더 열띤 배움의 열정을 보여주고계신 EBS 한상호 피디님의 강연 시간입니다. 애니메이션 영화부터 다큐멘터리까지, 영상에서의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피디님만의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유니크월드, 어느덧 10회차를 맞이하였습니다.
이제 종강식을 포함해 단 3회의 강연만 남겨두고있네요.
조금 일찍 오셔서 이제는 조금씩 익숙해진 얼굴들과 인사 나누며 식사도 챙기시길 바랍니다.
혹, 부득이하게 참여가 힘들거나 늦으시는 경우 연락 주시면 확인해두겠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 매주 목요일 저녁의 유니크월드가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도록 성심껏 준비하여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게시글은 한상호 PD님편으로,
이 게시글만 보면 '나도 한상호 PD님을 안다' 할 정도의 자료들로 추려보았습니다. 강연 듣기 전, 읽어보고 오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1. 인터뷰 <"내 목표는 '라이언킹'... 기술의 끝까지 가볼것" EBS 한상호 PD>_조선일보
2. 인터뷰 <EBS '한반도의 공룡' 한상호 PD>_연합뉴스
애니메이션 영화감독
o 주요경력
런던대학교 로얄할로웨이 대학 석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o 대표작
영화 <번개맨 더 비기닝>
다큐멘터리 <싱어즈-시대와 함께 울고 웃다>
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2>
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상물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 한국방송대상
다큐멘터리 <마이크로의 세계> 한국방송프로듀서상, 대한민국 과학대상
다큐멘터리 <문자> 삼성언론상
아이들이 한국 토종 공룡 보며 성장했으면
2008년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을 봤을 때의 놀라움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10년 전에 어떻게 그런 작품을 만들었지요?
영화 ‘쥬라기공원'을 본 게 1993년이었어요. 스필버그의 팬이기도 했지만, 마음속에 저런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2008년 다큐프라임을 론칭하면서 ‘사자의 일생'처럼 공룡 시대로 가서 ‘한 공룡의 생로병사'를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그때까지 자연 다큐는 사자나 호랑이 등 맹수를 관찰한 게 대부분이었죠. 반면 저는 ‘사라진 시대’와 ‘사라진 생물'을 영상으로 부활시켜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했어요. 그 시작이 공룡이었죠.
사람들은 공룡의 무엇에 그렇게 감동했을까요?
저는 처음부터 갓 태어난 아기 공룡 ‘점박이’의 일생을 따라갔어요. 육식공룡이라도 새끼는 정글에서는 약자거든요. 수많은 위기를 지나 점박이가 마침내 사냥에 성공하자 엄마가 내쫓는 장면이 있어요. 점박이가 울면서 매달려도 엄마는 이젠 ‘네 길을 가라'고 매정하게 가죠. 그 장면에서 아이들이 다 울었대요. 자기가 엄마랑 헤어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안 거예요.
물론 잔인하죠. 약육강식이 지배하니까. 하지만 그게 어쩌면 진정한 교육학적인 가치가 있는 스토리텔링이었던 거예요. 요즘 부모들은 애써 밝은 이야기만 보여주려고 하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잖아요. 공룡의 성장기를 통해서 삶의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왜 하필 타르보사우루스죠? 대개 육식 공룡계의 슈퍼스타는 티라노사우루스인데요.
우리 아이들이 한국의 공룡을 봤으면 했어요. 타르보사우루스는 우리한테 있을 법한 주인공입니다. 북미엔 티라노사우루스가 인기 있지만, 우리 영토에 거주한 공룡은 타르보사우루스예요. 몽골, 중국, 러시아 일대를 포함해서 서식한 육식 공룡이죠. 전남대학교 공룡연구소장 허민 박사님에게 자문을 구해 캐릭터와 이야기를 구성했습니다.
‘쥬라기공원'은 ‘인간이 과연 이 잔인한 포식자를 통제할 수 있는가’라는 과학기술의 윤리에 질문을 던지면서 이어지고 있어요. 공룡을 서사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리는 건 사실상 위험부담이 큰일입니다. 감정이입도 쉽지 않고요.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려면 그게 최선이었어요. 강한 이야기가 되려면 다큐가 아닌 ‘팩션’이 필요했어요. 이전과 같은 다큐로 가는 건 쉬운 길이예요. 어렵지만 더 힘든 길을 가보자, 감히 꿈꿀 수 없는 것에 도전해보자,하는 심리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방향이 전 세계적인 영상 트렌드입니다.
‘정글북'이나 ‘혹성탈출'을 보세요. 동물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예요. 이제 우리 영화도 그렇게 이동해야 할 때죠. 그게 필연적인 방향입니다.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걸 현실적으로 느끼고 싶어 해요. 그리고 상상력만 있으면 이제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의 시대가 왔어요.
‘쥬라기공원'처럼 ‘점박이'가 세계적인 공룡 프랜차이즈물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만들어야죠. ‘도라에몽'은 30년째 매년 극장판이 나오잖아요. 매년 이익을 거두는 훌륭한 문화 사업이죠. ‘점박이'도 10년째 이어져 왔어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매년 이어진다면 그걸 만든 영상 스태프들은 또 앞으로 10년 이상 일할 곳이 생기는 거죠. 정말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좌절할 때는 언제였나요?
매 순간이 어려웠어요.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 가장 어려웠어요. 기술적으로 더 표현하고 싶어도 모든 게 다 돈이었지요. 2008년 제가 ‘한반도의 공룡'을 만들 때 교육부에서 지원받은 돈이 5억 6천만 원이었어요.
당시 BBC는 180억 원 예산으로 ‘공룡대탐험' 다큐를 만들었죠. 제 경쟁상대는 BBC인데, 제가 가진 예산으로는 국내 CG회사들이 다 고개를 저었어요. 그때 지금의 제작사 드림써치가 함께 해보자고 제안을 해와서 이후로 죽 협업하고 있어요. 다행히 공룡은 부가가치가 큰 사업이었어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동력은 무엇인가요?
만들어야 한다는 것. 20년을 그냥 그렇게 살아왔어요. 애니메이터와 CG아티스트들은 큰 그림 안에서 소모품처럼 사용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전에 없던 일을 하면서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거예요. 돈은 많이 못 벌어도 함께 모여 꿈을 이뤄간다는 기쁨이 있었어요.
'문자', '마이크로의 세계' 등으로 '이달의 PD상',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등 숱한 상을 휩쓸었던 한 PD는 "공룡시대는 우리에게 화석 몇 개로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그런 단서에 상상력을 첨가해 그 시대를 재현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은 다큐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큐를 두고 '재미는 모르겠지만 의미는 있다'는 식의 말을 참 싫어해요. 다큐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겨야죠. 무엇보다 공룡은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소재입니다. 언어나 문화적 장벽으로 인한 '문화적 할인율'이 없죠.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구요."
그는 이런 작품을 통해 '다큐는 돈이 안된다'는 인식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문자'를 세계 10여개 국에 수출하는 등 상품성 높은 다큐를 만들어온 한 PD는 "영국 BBC가 수준 높은 다큐를 제작, 세계 각국에 수출해 수지를 맞추듯 우리도 돈에 앞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다큐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한다"고 밝혔다.
https://www.yna.co.kr/view/AKR2008111908130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