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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o Sep 06. 2020

고독한 싸움 무에타이, 도움을 청해도 괜찮아


방콕에서 ‘찐’ 무에타이를 보는 방법


외국인이 많은 관광지 주변에는 야외 레스토랑이나 펍에 링이 있는 곳도 있다. 무에타이 경기로 호객을 하는 것이다. 여행사 사이트에는 아시아티크에서 하는 무에타이쇼 티켓을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가면서 곁눈질로 슬쩍 본 길거리 무에타이 시범경기는 단지 가벼운 스파링에 불과했다. 영혼이 없었다. 무술이나 격투기에서 말하는 선수의 혼과 혼이 부딪치는 싸움 말이다. 나는 이런 가짜 경기는 보고 싶지 않았다. 


▲ 라자담넌 경기장 (출처: Wikimedia Commons)
▲ 람인트라 경기장 (출처: Wikimedia Commons)


방콕에서 ‘진짜’ 무에타이 경기를 보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유료지만 가장 최상위급 경기가 펼쳐지는 곳은 ‘라차담넌 경기장’과 ‘람인트라 경기장(구 룸피니 경기장)’ 두 곳이다. 가격은 모두 좌석 등급에 따라 1,000~2,000바트 사이며, 경기가 열리는 요일이 각각 다르다. 그 중 람인트라 경기장은 ‘구 룸피니 경기장’이라는 이름 때문에 방콕 중심의 룸피니 공원에 있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람인트라 경기장은 구글 지도에 ‘New Lumpinee Boxing Stadium’로 나오며 방콕 외곽인 돈므앙 공항 근처에 있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 그래서 최근에는 카오산로드와도 가까운 라차담넌 경기장을 관광객이 주로 찾는다. 그밖에 MBK(마분콩) 센터에서는 무료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데, 이벤트가 있는 날만 비정기적으로 경기가 열려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짜뚜짝 시장에는 태국의 공중파 TV 채널7의 무에타이 경기장이 있다. 일요일 오후에 경기가 열리는데, 무료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일요일에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보면 무에타이 경기가 나오는데, 7번에서 이 경기를 생중계하는 것이다. 


▲ 구글맵에 위치가 나오지만, 작은 골목길 사이에 있어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나는 다른 무에타이 경기장을 선택했다. 카오산로드 한복판의 ‘Muay Thai Super Champ’다. 일요일 저녁마다 경기가 열리며, 무료다. 이 경기 역시 방송국에서 중계하는데, 그만큼 조명도 화려하고 링 아나운서의 열정적인 멘트도 볼만하다. 카오산로드에 위치해 외국인이 많이 찾아서 그런지 경기 사이에 사람들을 링 위로 올려 이벤트 시간을 갖기도 한다. 경기장이 생각보다 작아서 일찍 입장하지 않으면 자리에 앉을 수가 없다. 하지만 오히려 좁은 공간에 화려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관광객의 호응도 좋다 보니 축제 같은 분위기가 나서 더 신났다. 여기는 특이하게 외국인 선수 vs 태국 선수의 구도로 싸운다. 쇼가 아닌 ‘찐’ 경기지만, 신나는 분위기 때문에 마치 쇼와 진지한 경기 사이의 어디쯤엔가 있는 것 같았다. 




'방콕에서 잠시 멈춤'을 출간했습니다. 

더 생생하고 재미있는 방콕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049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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