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러너 Nov 09. 2024

나의 달리기에게


나는 한때 내가 달릴 수 없을 거라 믿었어 
내 몸 하나 무겁고 버거워 매일 끌고 다닌 날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외롭지 않을까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이 버거운 나날들



끝도 없이 작아지던 그 시절이 난 아파서
나 하나 사랑 못했던 내가 너무나 미워서


숨 쉬고 돈 벌고 먹고는 살 수 있는데
내 인생은 그런 게 아닌 듯 자꾸만 지쳐만 가


어떻게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뛰는 게 약이라는 말이 내게 정말 맞더라고


아플 때는 달리면 달릴수록 더 나아지더라고
근데 가끔은 너무 행복하면 또 외로울까 봐
내가 가진 이 기쁨들을 누군가가 가져갈까 봐


추위마저 아름답던 그 기억이 난 아파서
숨이차게 달려봐도 잊히지를 않아서


내 말들은 내 글들은 다 나만 바라보는데
내 진심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그래도 난 어쩌면
내가 이 우주에 흐린 별 하나가 될까 봐


어쩌면 그 모든 어둠을 비켜서라도
잠시라도 빛나볼까 봐
달려보기로 했


한때는 나조차 품을 수도 없던 내가
이렇게라도 달리고 쓰다가 보면
내가 날 안아줄까 봐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얼마나 추웠을까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원했을까

P.S. 볼 빨간 사춘기의 노래 '나의 사춘기에게'를 듣다가 4년 전 나의 달리기에게 글을 쓴다.

【나의 사춘기에게】

나는 한때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지길 바랐어
온 세상이 너무나 캄캄해 매일 밤을 울던 날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마음이 편할까
모두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


아름답게 아름답던 그 시절을 난 아파서
사랑받을 수 없었던 내가 너무나 싫어서


엄마는 아빠는 다 나만 바라보는데
내 마음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내게 정말 맞더라고


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더 나아지더라고
근데 가끔은 너무 행복하면 또 아파올까 봐
내가 가진 이 행복들을 누군가가 가져갈까 봐


아름다운 아름답던 그 기억이 난 아파서
아픈 만큼 아파해도 사라지지를 않아서


친구들은 사람들은 다 나만 바라보는데
내 모습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그래도 난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 밝은 빛이라도 될까 봐


어쩌면 그 모든 아픔을 내딛고서라도
짧게 빛을 내볼까 봐
포기할 수가 없어


하루도 맘 편히 잠들 수가 없던 내가
이렇게라도 일어서 보려고 하면
내가 날 찾아줄까 봐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바랬을까


작가의 이전글 가을의 위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