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명인에게 배우는 주식 투자 철학
내가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코로나라는 질병이 전 세계를 덮친 직후이다. 사실 그전부터 관심이 있어서 몇 주씩 사모으긴 했었지만. 본격적으로 내가 가진 자산을 털어 넣어 리스크를 지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시장은 공포에 휩싸였고 대부분의 자산이 새파랗게 질려서 피가 낭자했다. 나는 그때 뭐에 홀린 듯이 신입으로 입사했을 때부터 차곡차곡 모아가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적금을 깼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지만 만기가 채 네 달도 남지 않은 적금을 깨서 망하지는 않을 것 같은 회사를 집중 매수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무모하고, 대책 없이 저지른 일이지만 행운이 따라서 였는지, 올바른 선택의 결과였는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손실은 적고, 이익은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뭐야 운이 좋았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물론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내가 그때 가만히 있었다고 생각해보면 지금까지도 주식 투자를 하지 않았거나, 하고 있더라도 전혀 다른 스탠스를 취하고 있을 것이다.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 같은 진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다. 만약 내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더라면 투자로부터 얻는 즐거움도 얻지 못했을 것이고 오히려 그 후부터 이어진 불꽃같은 상승장에 급해져서 뒤늦게 수익률에 급급한 시장의 평범한 들개가 되었을 수도 있다.
나는 그렇게 공포 속에 한 번 들어가 봄으로써 자본주의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태초부터 각인된 공포에 사람의 본능이 공포에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안전마진의 대가 세스 클라만은 이렇게 말했다. "돈을 빨리 벌고자 하는 유혹이 너무 커서 많은 투자자들이 대중에 역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다수가 선택하는 일이 맞지만 이상하게도 주식 시장은 다수의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본다. 오히려 그럴 때 냉수 한 잔 마시고 차분히 의자에 앉아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게 오히려 좋았다.
그때 내게 초심자의 행운이 깃든 건 단순히 몇 푼 벌었던 경험이 아니라, 다수의 반대편에서 나의 주관으로 실행했던 것이 실제 그렇게 이뤄졌던 경험이다. 물론 항상 다수의 반대에 서야 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논리와 근거를 찾아서 확립해보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과잉 생산된 소음인지, 아니면 정말로 태풍이 오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라는 뜻에서 세스 클라만도 투자자들에게 저렇게 메시지를 남겼을 것이다. 그저 다수에 숨기위해 그릇된 선택하는게 아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