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

투자 명인에게 배우는 주식 투자 철학

by 반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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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일단 1억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초년생에게는 너무나도 아득하게 느껴지는 숫자이며, 동시에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사치품을 구매할 수도 있는 돈이다. 하지만 맘먹고 뭔가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돈이기도 하다.

부동산을 하기에도 적절하지 않고, 그렇다고 갖고 있는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시드 머니 역할로써 기능할 뿐이다. 나는 1억이라는 숫자가 다가가는 노력에 비해 그 액면가가 적다고 생각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보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매월 25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고 가정해보면 아낄 것 아껴서 166만 원씩 12개월을 모아야 2000만 원이고, 이걸 다시 5년을 반복해야 1억이다.


글을 쓰는 지금 시점의 은행 금리는 최저금리의 바닥을 찍고 막 고개를 드는 중이다. 적금을 든다고 해도 고된 직장 생활을 통해 받는 대부분의 돈을 한참 모아야 1억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고민해볼 점은 왜 다들 그렇게 1억을 모아야 한다고 하는 것일까? 워런 버핏의 가장 가까운 동료이며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에 랭크된 지금의 버크셔 해서웨이를 키워낸 핵심적인 인물이며 동시에 매년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간단하며 명쾌한 말로 가르침을 선사하는 찰리 멍거는 "처음 1억을 만들기란 더럽게 어렵습니다. 하지만 만들어내야 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상관없습니다. 무료 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든, 어떻게 해서는 1억 원을 손에 넣을 방법을 찾기 바랍니다. 그 후에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질 것입니다."


혹시 일 년 동안 주식을 하든 무얼 하든 백만 원을 천만 원으로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가? 혹은 만들 수 있는가? 그렇다면 굉장히 성공적인 투자자이고 천운을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10배 오르는 10루타 종목을 찾아내 버티는 것은 굉장히 고될 뿐만 아니라 시기 또한 잘 타고나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만약 1억으로 천만 원을 버는 것은 어떤가? 국내 증시에서도 5~6% 정도 배당을 해주는 종목이 있으니 우량한 종목을 적절히 분산하면 시세 차익까지 감안해서 10% 수익률은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미국 증시에서 가장 우수한 500개 기업을 선별한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해도 무난한 해였다면 10% 혹은 그 이상의 수익률도 노려볼 수 있다. 훨씬 덜한 노력으로 우수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 1억이라는 금액은 결코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찰리 멍거는 치열하게 부자가 되기를 갈망했다. 그는 대공황도 겪어봤고 아픈 아들의 병원비로 대부분의 재산을 사용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억만장자가 되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잃지 않는 투자를 하며 자산을 축적했고 그때부터 전설이 시작된 것이다. 대부분의 성공한 투자자들이 초기에 종잣돈을 그렇게 강조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누군가가 왜 1억을 모아야 하냐고 물어본다면 목표까지 가는 과정과, 거기서 오는 성취감. 그리고 경험이 쌓여 단순한 1억이라는 금액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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