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에 대하여

세 번째 열 살로 살아가기

by 반윤성
으 오글거려

요즘 사람들과 어떻게 낭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깊고 오글거리는 문체를 싫어하는 요즘 세대들은 마음속 깊이 우러나온 말을 하기 꺼려한다. 그래서 분위기 잡고 말 좀 해보려고 하면 소위 가오 잡는다. 폼 잡는다. 오글거린다, 옛날 사람 같다와 같은 방어적인 문장들로 원천 봉쇄시키는 분위기가 있다.


언제부터 감성과 낭만이 쉬쉬하게 되는 대상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현실 세상의 차갑고 냉정함이나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시큰둥해졌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시니컬해질 필요가 없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 한편엔 따뜻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사람에게 마음 한편에 동정이라는 마음을 내어줄 수 있고, 친구의 실연에 공감하며 다른 사람의 아픔이 나의 아픔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우린 늘 서투르고 상대방의 반응을 늘 생각하기에 시니컬해진다.


KakaoTalk_20220101_185813268.jpg 낭만적인 하늘


낭만에 대하여

가수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가 있다. 도라지 위스키로 유명한 노래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핵심적인 가사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라는 부분이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린 걸까? 올해 서른이 된 나는 새해를 맞아 우두커니 생각을 해봤는데 작년에 '청춘', '낭만', '외로움'과 같은 말들을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 단어들에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은 살아감에 별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 된다. 도대체 낭만이 내가 살아가는데 왜 필요하다는 말인가? 그리고 청춘은 청년들을 옥죄기 위해 어른들이 만든 굴레이다. 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무의식이 생각했던 것 같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이렇게 청춘과 낭만을 잃어버린 채 살아간다.


그래서 이해 당사자인 지금의 소위 청춘 세대들은 가만히 있는데 정작 어른들이 '청춘'이니 '낭만'이니 찾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자기네들이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 지나고 보면 다들 청춘일 때가 있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그것마저 포기한 채 살다가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거다.


KakaoTalk_20220101_190144472.jpg 낭만적인 경고
청춘을 돌려다오

도대체 왜. 사람은 어떤 것이든 가졌을 때는 가치를 모르다가 그것을 잃어버리고 나선 후회 하도록 설계되어 있을까? 당연함이라는 잘못된 논리회로에 속아 무관심했다, 냉대했다. 막상 사라져 버리니 무엇을 놓쳐버린지도 모르고 마음속이 텅 비어버린 듯 울먹거리며 밤을 보낸다.


낭만은 그야말로 상징이자, 아이콘이며 사전에 쓰여있는 정의로는 해석할 수 없는 말이다. 일본의 한 국회의원이 한 말이 화제가 된 적 있는데, 인터뷰 중에 '그것을 말하는 것 자체가 쿨하지 않으니까'라고 말해 사람들로 하여금 뜨거운 반응을 불고 온 적이 있었다.


낭만은 그것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낭만적이지 않다. 낭만을 잃어버린 사람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지만 낭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마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을 것이다. 그래서 다들 마음 한편에 낭만이 남아있는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반드시 찾을 수 있다. 우리에겐 아직 낭만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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