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대기업의 회장이 되었다

투자 명인에게 배우는 주식 투자 철학

by 반윤성
회사는 어떻게 실패할까

집에 누워서 전설적인 가치투자자들의 조언을 듣고 있으니 좋은 세상이다. 내가 좋아하는 투자자 중 한 명인 히말라야 캐피털의 수장인 리루(Li Lu)는 본격적인 투자에 앞서 '어떻게 실패할까'를 연구하는 투자자다. 가능한 실패 케이스를 면밀히 검토해보면서 회사가 가진 약점이나 환경을 분석하여 기업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나도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투자서를 보았지만 대부분 다루는 주제가 비슷했다. 성공 케이스를 상정하고 성공에 이른 과정을 분석하면서 성공한 투자 사례를 바탕으로 가지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옳은 방향인지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


백미러를 보고 운전을 할 수 없듯이. 과거의 상황을 현재에 비추는 것은 도움이야 되겠지만 유용하긴 어렵다. 그때의 그 상황에만 적용 가능한 예제라면 더더욱 어렵다. 오히려 처절하게 실패하고 박살 났던 상황을 검토해보는 것이 '안전 마진'에 다가서는 길이 아닐까?


눈떠보니 회장실

내가 어떤 회사를 지분을 100% 상속받았다고 생각해보자. 그 기업체는 수 천명의 종업원이 있으며 경쟁적인 외부 환경 속에서 글로벌로 성장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중인 회사이다. 단 이 지분은 처분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회사는 내가 경영해야 하는 것이다. 우선 조직의 내부 생리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다음 기업의 재무제표를 통해 재정상 태나 리스크를 분석하고, 산업의 특성과 경쟁사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연구하여 터득한 지식은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할 때 근본이 된다. 이제 회사를 어느 정도 알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왜 이 회사에 투자해야 하는지 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조심스럽게 미래에 발생할 현금 흐름까지 전망해볼 수 있게 된다.


투기와 투자의 차이

개인적으로 '~투자자문', '~자산운용'과 같은 회사를 선호하지 않는다. 너무 고상한 척한다. 투기와 그들의 투자가 뭐가 그렇게 다른지 전혀 모르겠다.


투기는 투자의 범위보다 크고 모든 투자는 다시 투기에 속해있다. 우리 회사가 하는 것이 투자이고 일반 대중이나 하는 것이 투자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가격은 오늘도 변동하고 있고 각 기관과 외국인, 개인 투자자 모두 이득을 보기 위해 암투를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어느 누구 하나 투기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집단은 없다. 투기를 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투자와 투기가 다른 점이 단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투자'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우쭐댄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디서든 섞어 썼으면 좋겠다. 오늘도 연약한 시민들의 자산을 노리는 세력들이 언어의 문턱을 만들어 그들을 현혹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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