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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트랙 - Flower

위기의 더 비잉... 그리고 희망

by The being 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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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더 비잉...그리고 희망     


세상은 한 조각씩 천천히 무너져 가고 있었다. 더 비잉이 가꾼 숲과 들판은 차가운 회색으로 빛이 바래고, 나무들은 힘없이 꺾여갔다. 마치 그가 쌓아온 모든 신념이 붕괴되는 듯한 참담한 광경이었다. 더 비잉은 서서히 사라지는 자신의 세계를 가만히 응시했다. 구름 사이로 짙은 어둠이 밀려들며 하늘 전체가 갈라지듯 요동쳤고, 모든 소리가 점차 사라져 갔다.     


더 비잉: (희미하게 중얼거리듯) “이게 정말 끝이 아니기를… 내가 지켜온 것들이 그저 환상이 아니기를…”     

더 비잉은 발끝에 드리운 금이 조금씩 넓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어쩔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세상을 떠받치던 구조들이 하나 둘 부서져 내려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설계한 이상적인 공간은 점차 형태를 잃어가고, 바닥에는 얕은 틈이 생겨나더니 이내 깊게 벌어졌다. 틈새로 검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며 그의 발목을 스쳐갔다.     


그는 자신이 아끼던 공원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한때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걸었던 길가의 나무들은 부서져 마치 가루처럼 바람에 흩날렸고, 그곳에 피어나던 꽃들은 모두 사라졌다. 모든 것이 무너져 가는 이 순간, 더 비잉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선희였다.     


더 비잉: (고개를 숙이며 아련하게) “써니야… 네가 여기에 있었다면, 아마 이 모든 걸 함께 지켜낼 수 있었을 거야…”     


그는 눈을 감고, 여전히 생생한 기억 속 선희의 웃음소리를 떠올렸다. 고무줄을 건네주며 “아빠, 다시 고쳐보자!” 하고 환하게 웃던 그녀의 목소리가 마음속 깊이 울려 퍼졌다. 선희는 항상 그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녀와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다시금 그에게 스며들었다. 하지만 지금, 선희는 이곳에 없었다.     


그가 눈을 뜨자, 공원은 이미 완전히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길가에 피던 꽃들은 잔해조차 없이 사라져 있었다. 남겨진 것은 황량한 파편들뿐이었다.     


더 비잉: (슬픈 미소를 지으며) “이 모든 게 사라져도… 네가 있는 한 희망이 있을 거라 믿고 있어.”     

그는 자신에게 말하듯, 선희에게 다짐하듯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때 발끝에서 희미하게 일렁이는 빛이 보였다. 그의 발 아래에서 작은 빛의 조각이 조용히 흔들리며 깜박였다. 한없이 작지만 강렬하게 반짝이는 그 빛은 어딘가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선희를 상징하는 것만 같았다. 그 빛은 꼭 그녀의 눈동자처럼 따뜻하게 그를 바라보는 듯했다.     


더 비잉: (작은 빛을 응시하며, 손을 내밀어 살며시 감싼다) “이 빛… 네가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구나. 써니야, 어디에 있든 너도 나를 보고 있는 거 맞지?”     


더 비잉은 천천히 숨을 들이쉬며, 발끝에서 손으로 옮겨온 그 작은 빛을 손바닥 안에 소중히 감쌌다. 빛은 그의 손바닥 안에서 더 밝게 타올랐고, 주변이 어두워지는 가운데서도 그 빛만은 뚜렷하게 존재했다. 세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를 에워싸며 무너져가고 있었지만, 그 빛만은 끝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굳건했다.     


더 비잉: (다짐하듯 속삭이며) “세상이 무너져도 괜찮아. 네가 내 곁에 돌아올 날이 올 거라는 믿음 하나로… 나는 버틸 거야.”     


주변의 잿빛 하늘과 어둠이 점점 가까워지며 그의 시야를 뒤덮어 갔지만, 더 비잉은 손 안의 빛을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결단을 굳히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속으로 강하게 다짐했다. 비록 세상이 어둠 속에 잠겨가고 있지만, 선희와 다시 만나 그 빛을 함께 지켜낼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더 비잉: (강한 결의로 마지막 속삭임을 남기며)     


“세상은 무너질 수 있어도, 우린 다시 만날 거야. 네가 나의 빛이기에….”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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