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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뚱이 Aug 12. 2022

1인칭 리더십과 3인칭 리더십

리더십 교육담당으로 근무할 때의 이야기다. 사내 특강으로 J 이사를 모셨다. MZ 세대 중심으로 이루어진 수강생들 앞에서 그는 자신의 리더로서의 경험담을 주로 들려주었는데, 나중에 수강평을 들어보니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다소 혼란스러웠다는 평도 꽤 많았다. 자세히 알아보니 J 이사의 강의 내용이 이전 다른 강의 내용과 배치되거나, 주관적 경험을 지나치게 일반화한 부분 때문이었다. 




의식 철학자 프란시스코 바렐라는 인간의 의식 연구의 흐름을 4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환원주의적 접근, 기능주의적 접근, 미스테리어니즘적 접근, 현상학적 접근이 그것이다. 이중 환원주의적 접근과 기능주의적 접근을 묶어 3인칭 시점에서의 의식 연구라 하고, 나머지 두 접근을 묶어 1인칭 시점에서의 의식 연구라 하였다. 

Varela, F. “Neurophenomenology: A Methodological Remedy for the Hard Problem,” 1996, 332쪽


쉽게 말하자면, 우리의 의식은 뇌 자체, 또는 뇌기능의 결과물이 3 인칭적 접근(유물론적 접근이라 할 수 있겠다)이고, 개인 주관적으로 경험하고 느끼는 것을 1 인칭적 접근 이라보면 된다. 


프란시스코 바렐라는 나아가 이러한 접근들에 관하여 1인칭+3인칭 접근방법을 제안하는데, 이는 주관적으로 의식하는 것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분석, 증명이 가능하여야 하고, 거꾸로 객관적인 것은 주관적으로 체험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리더십 관점으로 단순화하여 생각해본다면, 자신만의 리더십 경험은 1 인칭적인 것이고, 이론화된 리더십 원리나 스킬은 3인칭이라 대입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바렐라의 접근 방법을 응용해본다면, 1 인칭적 리더십과 3 인칭적 리더십을 같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의식철학 접근방법을 리더십 관점에 대입해보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 있지만)


리더들은 종종 착각을 한다. 자신의 성공 경험 스토리가 모든 상황에서도 먹힐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리더가 주변에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생각을 강압하는 것이다. 이게 맞다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앞서 언급한 J 상무의 경우, 회사의 성장기에 자신의 리더십에 확신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인 것은 맞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 가치로 무장하고 새롭게 리더 집단에 진입한 MZ 세대 중심의 리더들에게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내용들이 많았다. 


반성해보자. 나는 1 인칭적 리더십만 발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의 성공체험을 억지로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는가. 리더로서 나의 성공 체험은 중요하다. 하지만 다양한 상황하에서 다른 리더들의 성공 체험을 연구하고, 현재 나의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저 1인칭 리더십에 불과하다.


리더들이여~~

1인칭 리더십과 3인칭 리더십을 융합해보자!


-2022. 8월 용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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