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글 Jul 06. 2021

전공에 관하여

공대생이 MD 업무와 손익 업무를 한다는 것

들어가며

며칠 전 팀원들과 전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팀의 경우 영업과 MD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문과 출신입니다. 특히 경영학과가 많고, 정치외교, 중국어 등의 전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팀원들의 소개를 듣고, 저의 전공을 말하였는데요. 팀원들이 생각보다 많이 놀란 눈치였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문과 업무를 하고 있는 공대생이기 때문입니다.


1. 기술을 더 알고 싶었어요.

대학시절 '산업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산업공학'의 경우 다양한 산업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넓게 배우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저는 공정관리와 생산관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 번씩 미래의 진로에 대해서 상상할 때면 생산관리에 관심이 많으니 "제조업체에 입사하여 공장 최적화 쪽에서 일을 하면 괜찮겠지"라는 생각만 하곤 했습니다.

출처 : https://unsplash.com/


4학년 1학기를 중간쯤 지날 무렵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공대생이긴 한데, 정말 공학적 지식이 얼마나 있을까?" , "학점은 높은데, 내가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이 있을까?"

저의 최종적인 답변은 "아직 없음"이었고 막연하게 기술적으로 조금 더 알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알아보던 중 운이 좋게 한 기업의 인턴에 지원하게 되었고 여름방학 때 시스템 서버 엔지니어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2. 시스템 엔지니어 인턴

통신사의 인프라본부 시스템 엔지니어 인턴으로 입사하게 되었는데요. 감사하게도 여름방학 동안 인턴에게 교육을 해주었고 나름의 테스트를 거쳐 정직원으로 채용 전환이 되는 커리큘럼이었습니다. 기술이 아직 부족한 나에게 학습도 되고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던 것이죠.

한여름에도 추운 서버실에 처음으로 들어가 보기도 하고, 리눅스 커맨드도 입력해보는 등 돌이켜보면 기술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하나도 모르는 분야였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알려고 노력하였고 그런 모습들이 좋게 평가되어 정규직 시스템 엔지니어로 채용 오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2. 시스템 엔지니어 사원

 아직도 신입사원 때 당황했던 저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신입사원의 경우 인턴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인턴 때 기본적인 시스템의 구성을 아는 것에서 만족했다면 정규직이 된 저는 하나의 시스템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1년 차 때는 SMS와 MMS 서비스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에는 장애도 많이 나서 고객사에 장애 보고서 제출하고, 새벽에 택시 타고 달려가서 작업을 하는 등 몸도 마음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부족한 부분도 많았고 이런저런 경험들로 채워가며 일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또한 2년 차 때는 추가적으로 다른 서비스를 동시에 맞게 되면서 리눅스 서버, 데이터베이스, 웹 운영 등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간이라고 생각됩니다.


3. 신규사업 도전  

 사람마다 기술에 대한 생각이 다를 텐데요, 저는 대학시절부터 기술 지식을 활용하여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엔지니어의 삶도 괜찮았지만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일도 관심에 두고 있었어요. 이런 생각은 엔지니어를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 꾸준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엔지니어 생활을 2년 조금 넘게 하던 도중 회사에서 신규사업 준비에 함께할 구성원을 모집하고 있었고 공학적 지식이 있는 구성원에게는 추가 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신규사업 공모에 지원하여 합격하였고 그렇게 플랫폼 사업부서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2년 동안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일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요. 제가 새로운 부서에서 부여받은 업무는 인센티브 정산 업무와 플랫폼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4. 문과 계열 업무

 제가 일하게 된 새로운 팀의 경우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문과 계열을 졸업한 구성원들이었습니다. 특히 엑셀과 워드에 능숙하였는데요, 기존에 운영체제 관리와 프로그래밍을 자주 접했기 때문에 엑셀과 워드는 다시 배워야 했습니다. 특히 대리점 정산의 경우 주로 엑셀로 이루어져 있어 엑셀을 필수적으로 잘 다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사업의 운영 계획 및 결과는 대부분 워드와 파워포인트로 작성되어 의사소통되었기 때문에 문서 작성 스킬도 매우 중요했습니다.

제가 지난 2년 동안 주로 사용했던 것과 완전 다른 환경의 업무였기 때문에 모두 처음부터 배워야 했는데요, 다행히도 저의 부족함을 알고 잘 알려주신 선배들 덕에 지금까지 업무를 잘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간략하게 공대생으로 시작하여 엔지니어로 입사하였고 지금은 또 사업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는 독특한 커리어를 말씀드렸는데요. 제가 이야기드리고 싶은 건 단 한 가지입니다.

 전공을 무엇을 하였던 것에 상관없이 무엇이든 알고자 하는 의지와 배우려고 하는 태도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본인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고,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안다면 실행만 남은 것 같습니다.

 저는 공대를 졸업하여 지금은 흔히 말하는 문과 계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과 업무, 문과 업무를 구분할 수 있겠지만 '일'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땐 모두 동일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하고 실행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기초 지식과 습득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경험했던 일들이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내면 곳곳에 잘 녹아들어 나중에 귀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제 일에 한계를 두지 않을 것이며 각각의 업무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을 잘 소화하며 차근차근 성장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전공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