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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글 Apr 14. 2024

불확실성을 맞이하는 것  

들어가며

본격적으로 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4월이 시작됐습니다. 꽃도 예쁘게 피고 날씨도 따뜻해지면서 놀러 다니기에 참 좋은 시간이 찾아왔는데요. 놀기 완벽한 계절인 4월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3월부터 휴가계를 준비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1분기 업무가 많았기 때문에 휴가를 한 번도 쓰지 않고 일을 해왔었는데요. 그만큼 4월의 휴가에 대한 기대가 컸고 준비도 미리 해놓았습니다. 감사하게도 4월에는 창립기념일과 선거날이 있어서 휴가를 이틀만 써도 길게 쉴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졌다는 게 더 기대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 휴가를 가기 하루 전날 갑자기 그룹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제 휴가가 끝나는 날까지 회신이 필요한 자료를 요청한 내용이었는데요. 그렇게 저는 오래 준비한 휴가를 취소했습니다. 


1. 예상치 못하게 찾아옵니다. 

휴가를 떠나기 전날 점심시간까지 휴가를 가지 못한다는 건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동료들과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난 뒤 청계천 산책을 했었는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동료들에게 휴가를 갈 테니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전달했었습니다. 오후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자리에 앉으니 전혀 반갑지 않은 이메일을 딱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룹의 요청 업무가 제가 담당하고 있는 경영계획과 손익 관련 내용이었고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업무니 휴가를 가기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바로 팀장님께 찾아가 휴가 취소 요청을 말씀드렸고 그렇게 저는 휴가를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 휴가가 정말 가고 싶었습니다. 

팀장님과 팀원들에게는 크게 아쉽지 않게 휴가를 취소하고 업무를 했지만 사실 저는 정말 휴가를 가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경영계획 관련 업무가 연초에 바로 시작되면서 1분기가 정말 바빴습니다. 연초부터 손익계획을 확정하고 매 월 손익 관련 점검회의를 진행하면서 휴식이 없이 3월까지 달려왔습니다. 거의 계속되는 야근에도 제가 맡은 업무가 문제없이 잘 마무리되기를 생각하며 반복되는 시간을 지나왔는데요. 4월이 되니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제가 지쳐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4월에 조금 쉬고 오려고 휴가를 준비해 왔는데 상황이 제 의도와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3.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해요.   

휴가를 취소하는 그 순간은 참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메일을 보낸 담당자가 살짝은 밉기도 했고요. 당연히 업무는 해야겠지만 시점이 참 아쉽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쉬움 많이 마음 한 구석에 있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더 급한 건 현재 저에게 주어진 일을 잘 끝내는 것이었습니다. 자료 준비 기간이 3일밖에 주어지지 않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현업에 요청하고 틀을 만들어 작성하는 게 더 급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거날인 휴일에도 일을 해야만 했었는데요. 이미 휴가는 취소했으니 더 이상 아쉬워할 겨를도 없이 일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이미 끝난 걸 계속 붙잡고 있기에는 일단 제가 너무 바쁜 상황이었고 현재 주어진 업무를 잘 마신뒤에 휴가는 다시 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휴가에 대한 아쉬움을 없애지 않으면 거기에 매몰되어 스트레스를 받으면 제가 더 지치고 업무적으로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큰 위약금 없이 휴가를 뒤로 미룰 수 있어 다행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4. 불확실성은 언제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번에 휴가를 가지 못한 것과 더불어 갑자기 저에게 찾아온 이명까지 올해는 참 다양한 것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차근차근 저의 삶을 잘 준비하며 채워나가고 있다는 생각과 다르게 갑자기 찾아오는 불확실한 것들을 제가 처리해야 할지 당황할 때가 있는데요. 미리 준비하지 못해 더 당황스러운 것도 있지만 불확실한 것들은 우리에게 언제나 찾아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이 준비하고 대비한다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게 사람이고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자 태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만나게 될 때마다 그때 상황에 맞추어 잘 대응하고 처리하면 되니까요. 

마치며

오늘은 지난달부터 준비해 온 올해 첫 휴가를 취소한 이야기를 전달드렸습니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저는 오늘 휴가지에서 집으로 복귀하고 있어야 할 시간인데 감사하게도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집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조금은 억지스러운 긍정적인 시선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도 하나의 대응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휴가를 제외하고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불확실성을 맞이하고 대응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완벽하게 대응하기는 참 어려운데요. 앞으로도 계속 만나게 될 불확실한 상황들을 먼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을 지속해서 연습하며 살아가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못 간 휴가는 조만간 꼭 갈 수 있도록 해봐야겠습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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