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행복해지는 법
요즘 고민이 많다. 노후에 대한 고민인데, '과연 반려자 없이 나의 노후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이다. 물론 나는 언니도 있고 동생도 있어서 딱히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원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나이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부쩍 가족과 시간을 보낼일이 많았는데 굳이 사람을 한명 만들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겠다는 감정을 많이 느낀다.
그러나 우리 세남매 모두 50이 넘고, 60이 넘고 노인이 되었을 때에도 젊은 사람 없이 행복한 감정을 가져갈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에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다.
아기를 좋아하는 언니와 나는, 몇주전 아파트를 매매하러 집을 보러 다녔다. 소형평수의 아파트 위주로 찾아다니다 보니 신혼부부와 갓난쟁이가 사는 집을 볼 수 있었는데, 아기가 있다는 존재만으로도 마음이 너무나 꽉 차는 느낌을 받았다.
아기는 너무 사랑스럽다. 그런데 아이들의 미래가 너무 어두운 것도 사실이다. 현재 일 년에 태어나는 아기는 약 23만명,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출산율이 0.6명대라면, 그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일 년에 약 7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세수를 걷을 사람자체가 없고, 군대를 갈 사람이 없다.
우스갯소리로, 이러다가 중국과 북한이 손붙잡고 쳐 들어오는것 아냐? 했지만, 일어날 법한 일이다.
전쟁 난 우크라와 비슷한 한국의 출산율이라는데,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은 내전국가만큼이나 살기 힘들다는 지표일 수 있다.
소득세가 60%에 다다를것이라는 뉴스도 보인다.
며칠 전, 언니가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갔는데 정류장에 '특전사 장병모집' 이라는 광고를 보았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은 동생은 이제 여자도 군대를 갈 수 밖에 없을 거라고 말했다. 머리속으로 상상만 하고 있던 현실이 몸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와 이제는 정말 군인을 할 사람마저 부족해 지겠구나.'
그리고 나서 다시 생각해본다. 나조차도 미래가 보이지 않고, 20대인 내 동생조차도 미래가 보이지 않아 이민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고 하는데 이런 땅에 아이를 낳는 것은 정말 내 '욕심' 인 것 같구나.
나는 보통 사회적 현상을 바라볼 때, 통계자료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객관적인 수치를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사회를 다시금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 이번엔 OECD자살율을 찾아본다. 대한민국은 압도적 1위다. 2020년 기준으로, OECD국가 중 한국의 자살율은 10만명당 24.1명이다. 5000만 기준으로 봤을 때 12000명이다.
태어난 아이들도 지키지 못하는 시기에 아이만 낳으라고 한다는 건 정말 욕심에 지나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마치 내 나라가 자살공화국처럼 느껴진다.
'나의 행복'을 우선순위로 두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나의 행복을 위해서는 주변인이 모두 행복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다. 아직 한국을 완전히 떠날 용기는 반정도만 차올라 있다.
그런데 나의 계획에 타인이 들어온다면, 그래서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나의 행복수치를 떨어뜨릴 것이다.
행복을 위해 잠시 미뤄두고 싶다. 결혼도, 아이도.
혹은 같이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