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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룸 Mar 07. 2024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

혼자서도 행복해지는 법

요즘 고민이 많다. 노후에 대한 고민인데, '과연 반려자 없이 나의 노후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이다. 물론 나는 언니도 있고 동생도 있어서 딱히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원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나이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부쩍 가족과 시간을 보낼일이 많았는데 굳이 사람을 한명 만들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겠다는 감정을 많이 느낀다. 

그러나 우리 세남매 모두 50이 넘고, 60이 넘고 노인이 되었을 때에도 젊은 사람 없이 행복한 감정을 가져갈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에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다. 


아기를 좋아하는 언니와 나는, 몇주전 아파트를 매매하러 집을 보러 다녔다. 소형평수의 아파트 위주로 찾아다니다 보니 신혼부부와 갓난쟁이가 사는 집을 볼 수 있었는데, 아기가 있다는 존재만으로도 마음이 너무나 꽉 차는 느낌을 받았다. 

아기는 너무 사랑스럽다. 그런데 아이들의 미래가 너무 어두운 것도 사실이다. 현재 일 년에 태어나는 아기는 약 23만명,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출산율이 0.6명대라면, 그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일 년에 약 7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세수를 걷을 사람자체가 없고, 군대를 갈 사람이 없다. 

우스갯소리로, 이러다가 중국과 북한이 손붙잡고 쳐 들어오는것 아냐? 했지만, 일어날 법한 일이다. 

전쟁 난 우크라와 비슷한 한국의 출산율이라는데,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은 내전국가만큼이나 살기 힘들다는 지표일 수 있다.

소득세가 60%에 다다를것이라는 뉴스도 보인다.


며칠 전, 언니가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갔는데 정류장에 '특전사 장병모집' 이라는 광고를 보았다고 한다. 얘기를 들은 동생은 이제 여자도 군대를 밖에 없을 거라고 말했다. 머리속으로 상상만 하고 있던 현실이 몸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정말 군인을 사람마저 부족해 지겠구나.' 

그리고 나서 다시 생각해본다. 나조차도 미래가 보이지 않고, 20대인 내 동생조차도 미래가 보이지 않아 이민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고 하는데 이런 땅에 아이를 낳는 것은 정말 내 '욕심' 인 것 같구나. 


나는 보통 사회적 현상을 바라볼 때, 통계자료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객관적인 수치를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사회를 다시금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 이번엔 OECD자살율을 찾아본다. 대한민국은 압도적 1위다. 2020년 기준으로, OECD국가 중 한국의 자살율은 10만명당 24.1명이다. 5000만 기준으로 봤을 때 12000명이다.

태어난 아이들도 지키지 못하는 시기에 아이만 낳으라고 한다는 건 정말 욕심에 지나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마치 내 나라가 자살공화국처럼 느껴진다. 


'나의 행복'을 우선순위로 두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나의 행복을 위해서는 주변인이 모두 행복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다. 아직 한국을 완전히 떠날 용기는 반정도만 차올라 있다. 

그런데 나의 계획에 타인이 들어온다면, 그래서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나의 행복수치를 떨어뜨릴 것이다. 


행복을 위해 잠시 미뤄두고 싶다. 결혼도, 아이도.

혹은 같이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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