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숲을 다녀오면서 마음이 네가 엄청 감정의 널뛰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 너를 이렇게 인지하고 그 감정에 오롯이 집중하고 스쳐 지나가게 두는 연습을 시작한 것은 참 잘한 것 같아.
그리고 요즘 너를 두고 테스트(?)하는 나를 발견해. 마음이의 감정에 따라 하나씩을 해보면서 네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쫓는 거야. 마음이가 기분 나쁠 때 술 한잔이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기분 좋을 때 그 순간을 심호흡하면서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 잘못해서 무언가 당혹스럽고 화가 나면 내가 한 일과 이 상황의 것을 나눠 적고 내가 한 일만 두고 다음에 어떻게 할지를 맵으로 적어보면서 객관화시킬 때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알았어.
그래서 어젯밤부터 자동차 라이트가 이상하게 작동하지 않아 멀리 정비소에 갔다가 이상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불안감과 이 멀리까지 나왔다는 짜증이 날 때 어쩔 수 없지 뭐. 멀리 나온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자며 내가 너를 달래고.
운 좋게 좋은 장소를 발견하고 이 장소를 즐기면서 마음이의 감정이 다른 감정으로 바뀌는 것도 느낄 수 있었지.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이다가 맑아져서 기분 좋게 숲에 가서 너와 행복을 느꼈지. 또 비 맞은 차에 그림 그려준 꽃가루에 당황하고 꽃가루가 멀리서 안개처럼 초록빛을 만드는 것을 보고 코 끝이 간질거려 여길 벗어나자고 도망가기도 했어.
그리고 변덕스러운 날씨 덕에 만나게 된 무지개를 보고 함께 흥분하고.
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면서 하루가 더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어. 여행을 끝내고 돌아간 일상에서도 변함없이 너를 인지하기를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이젠 멀어지지 말자, 우리.
제주라는 섬에 살아보니 너무 변덕스러운 날씨와 매서운 바람이 때로는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날이 좋아서 내놓고 나간 빨래가 촉촉해져있기도 하고 바람에 건조대가 날아가는 사태도 있었다. 생각지도 못 했던 절망의 날씨. 하지만 그 날씨조차 아름답게 만들어 준 것이 저 무지개다. "변덕스러워 힘들었지? 보고 힘내." 꼭 이렇게 말하는 것 같고 몇 번이고 차를 세우고 한 없이 쳐다보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인생도 이와 같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 고통 그 뒤에 무지개와 같은 희망을 주는 것 같다.
마치 날씨는 내 마음 같고 저 무지개는 힘내라고 잘 왔다고 칭찬해주는 선물이라고 느껴졌다.
처음 사회에 나왔을 때 마음이가 감정을 쏟아내면 나 사회의 초짜, 감정을 드러내는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점점 쪼그라들다가 이제 그 마음의 목소리와 대화하는 법을 알게 된다.
내가 가장 사람다울 때가 마음이가 활동하는 때이다. 마음이의 상태를 잘 알고 나를 찾아가기 시작하니 내 불안감, 우울감도 막아야 할 것이 아니게 되었다. 왜 불안하고 왜 우울한지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이 나를 힘내게 만들었고 내 삶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더 이상 내가 바보가 아님을 안다. 내가 인간적인 사람임을 알고 이 세상에 인간적인 사람이 많아져야 더 좋은 사회라며 나를 다독이고 어깨를 펴 본다.
네 이름값을 하고 살면 돼.
하나님의 은혜로 빛나다.
너는 빛나는 사람이야. 괜찮아.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네가 할 수 있는 수십만 가지 일 중에 몇 개일뿐이고 너의 용기가 발휘될 때마다 네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베일을 벗을 거야.
나를 위로하는 글이 나를 살릴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오늘도 이 글을 쓰며 나를 회복해 나간다. 나아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글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