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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우석 소장 Jan 14. 2019

딸의 사춘기를 준비하는 아빠의 자세

아빠는 딸에게 남성을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많은 아빠, 그리고 같은 여성인 엄마조차도 딸 육아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바로 딸에게 언제고 찾아올 사춘기에 관한 것이다. 소녀에서 여성으로 넘어가는 과정인 사춘기를 지나는 동안 딸에게는 호르몬의 격변이 일어나며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가뜩이나 감정에 민감한 딸은 이 시기에 더욱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되며 비판적 사고가 날카로워진다.      


딸은 사춘기에 접어들게 되면서부터 아빠가 원하든 원치 않든 이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다. 사회적 관계와 소통을 중시하는 여성의 특성상 딸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아이와도 역시 언어적 소통을 통해 가까워지고 싶어 하겠지만 대부분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좀처럼 말이 통하지 않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남자아이의 반응에 딸은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될 수도 있다. 실망해 있는 딸에게 “아빠가 같은 남자라서 지금 그 녀석의 마음을 아주 잘 알지”라며 시작되는 아빠의 한 마디는 남성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두 배나 높은 사춘기 딸을 지켜주게 될 것이다.


단지 남녀의 특성 차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딸과 아빠’의 관계를 수월하게 풀어내기란 쉽지 않다. 왜냐면 아빠는 딸에게 있어 단순한 이성으로서의 존재가 아닌 인생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핵심 인물이 되어야 하며, 그렇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 아빠는 이미 그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다만 그런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모른 척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아빠가 자신의 본심을 숨기고 있다는 건, 종종 딸의 미래의 남자친구에 관한 이야기에 반응하는 모습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암튼 일단 내 눈앞에 나타나기만 해 봐 내가 아주 그냥! 어휴!
통금은 무조건 일곱 시다!

  

그 자식이 누구든 간에 전혀 상관없다. 그저 생각만 해도 아빠의 눈빛은 날카로워지고, 심장은 멎는 듯하며, 이를 꽉 다물게 된다. 아빠 자신도 분명 어느 집 귀한 딸과 연애하고 결혼했음에도 이런 모순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아빠 자신이 남성의 특성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여성과 남성의 뇌는 서로 분명한 구조적 차이를 갖고 있다. 청각을 비롯한 언어, 그리고 정서적 측면에서는 여성의 뇌가 더 많은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어 남성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행동과 공격성에 관련된 뇌 중추는 남성이 여성보다 크다. 성적 충동과 관련된 뇌 공간도 남성의 뇌가 여성과 비교해 2.5배 정도 더 크다. 실제로 평균적으로 여성이 하루 1회 정도 성적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면, 남성은 52초마다 성적 충동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딸에게 여성과 남성을 비교하며 누가 더 우월하다거나 옳고 그름을 가르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뇌의 구조적인 차이부터 서로 분명히 다르다는 것은 얼마든지 가르쳐줄 수 있다. 딸이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자신을 지혜롭게 지킬 수 있으려면 최대한 남성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남자라는 존재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현명한 남자의 모습은 어때야만 하는지, 무엇보다 딸 자신의 행복을 위해 어떤 남자를 골라야만 하는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필요한 상황이 되고 나서야 알려주게 되면 자칫 너무 늦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성에 관해서는 당연히 아빠가 엄마보다 아는 것이 많다. 알다시피 엄마에게 있는 정보는 그 내용이 너무 부족하거나 있는 것마저도 부정확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딸에게 어떤 남자친구가 이성으로서 믿어도 좋은 녀석인지 알려주는 건 누구의 몫이 되어야 하겠는가? 어쩌면 아빠는 딸에게 그런 것을 알려주는 과정에서 예전 자신의 철없던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복잡한 마음을 갖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딸에게 남성의 특성을 명확하게 가르쳐줄 수 있는 아빠의 살아있는 경험이다.      


물론 딸이 성장하면서 경험하게 될 모든 상황에 대해 아빠가 항상 답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아빠는 딸에게 가장 가까운 이성이며, 동시에 평생 같은 편에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연애 선배다. 평소 딸의 하루가 어땠는지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자. 딸이 성장하는 과정에 이성이라는 존재가 건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자. 딸이 아직 어려서 지금 당장 이성 친구라는 게 큰 의미가 없다 해도 상관없다. 아빠와 그런 얘기를 나누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 딸이라면, 훗날 이성에 관한 고민이 생기게 되었을 때 그것을 숨기기보다 오히려 먼저 아빠를 찾게 될 것이다. 딸이 남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나 스스로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자. 그것 또한 아빠가 딸을 지켜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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