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능
제가 작년 겨울쯤 원데이 클래스로 수련을 다녀온 적이 있었어요. 유연한 편이기에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몸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처음 보는 선생님, 수련생들, 수련공간에서 모든 감각을 총 동원해 수련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요.
그날은 참 시원했는데 그 이후로 어깨와 등에 심한 통증이 왔었어요. 모두 심한 근육통증이라 여기며 필라테스와 홀로 재활운동을 하며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등 근육은 돌아왔지만 제 어깨는 갈수록 심해지는 통증을 아직까지 동반하고 있어요.
그렇게 자이로토닉 지도자과정을 들어가게 되었고 선생님께서 어깨를 못 움직이는 저를 보시곤 여러 가지 대안을 제공해주시더라고요. 그 순간에는 아파도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이 움직일 거야 고집부리다 제 통증에 못 이겨서인지 수용하게 되었어요.
이것도 배워가는 단계인데, 재활이 필요하시거나 통증이 있으신 회원님을 가르치게 될 때 이런 방법으로 알려드리면 되잖아 하면서 점차 다른 대안 동작들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면서 과정을 마쳤어요.
몸이 참 유연한데 그래서인지 자주 다치면서 요가수련을 하는 중인데요. 작년엔 허리를 다쳤었고 올해는 어깨가 오래 저를 붙들고 있네요. 그러면서 집에 폼롤러, 요가링을 배치해 두며 아침저녁마다 수시로 풀어주니 한결 좋아지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혼자 몸을 풀어내는 방법을 알게 되다 보니 현대인의 고질병, 목 어깨가 안 좋으신 회원분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고 어찌 보면 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편안한 어깨가 저에겐 당연하게 여겼던 것인데 아니었던 것이 되었네요. 그러면서 그것의 쓰임이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홀로 재활을 하며 제가 말린 어깨를 가지고 있다는 것, 제 습관이 등을 굽히고 고개를 숙이며 생활한다는 사실, 회전근개를 어떻게 풀어내면 좋은 지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으니까요.
그것 때문만은 아닐 수 있지만 지금 가진 것들을 소중하게 대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살고 있는 집, 일하고 있는 공간, 배울 수 있는 공간, 나와 평생 함께 할 내 몸, 입을 옷과 먹을 음식 등 깨끗하고 귀하게 여기면 어떤 것보다 가장 소중한 것들이니까요.
그중 '김다능'이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본래 가지고 있는 것도요. 저는 제가 본래 가진 것들을 당당히 꺼내는 것이 힘겨운 사람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성 없이 툭 꺼내놓거나 거칠게 나를 표현하고 혹은 숨기거나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저답지 않은 저의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현아 님께서 함께 해주신 수련 안에서 수련 중 꺼내어진 말 중에요.
“본래 인간이 소유한 것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는 자질을 이미 타고났습니다.”
자주 잊어버리게 되는 말인데 정말 중요한 말인 것 같아서요. 본래 인간이 소유한 것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말이요.
수련을 마칠 때도 정성 들여 말해드리고 싶었는데, 늘 마음 안에 내가 하는 말들이 나처럼 공감이나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말인가? 고민하게 되면 결국 말하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아요. 근데 자주 언급해 드리면 한번쯤 생각하게 되고 또 닮아갈 수 있기도 하니까요.
번외로, 사실 글을 읽어드리고 싶을 땐 자기 전에 녹음기를 켜서 몇 번 녹음하고 듣고를 반복하거든요. 의미가 닿지 않아도 말하는 어투나 띄어 읽기나 말이 전달될 수 있도록 정성 들여 읽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서요. 그래도 못 읽어드리고 인사하고 마치는 경우가 많지만요. 자주 내뱉다 보면 저의 언어처럼 저도 이 말에 닮아가고 또 자연스럽게 내뱉는 날이 왔으면도 바라고요.
그리 생각해 보면 '글쓰기는 나라는 사람을 고스란히 드러내기에 참 좋은 활동'인 것 같아요.
요즘은 하루 중 고되게 느껴졌던 감정들이나 상황들을 글로 써보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챗지피티의 도움도 받고 글을 몇 번이고 고쳐 써서 스레드에 올리고 있어요. 공감을 해주시는 글도 있고 반응이 없는 글도 있지만 제 나름의 소소한 행복인 것 같아요.
누군가가 제 글을 읽고 함께 공감하고 또 내가 느끼는 감정들이 일시적으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기록된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
요즘은 몇 년 동안이나 곱씹어 바라왔던 것들을 하나씩 행하고 있는 중인데요. 이사도 저번주에 했고, 고민하던 대학원도 저번주에 원서를 냈어요. 대학원 준비하면서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도 너무 많이 느끼고 있고 다시 또 제 모습을 숨기고 작아지는 순간들을 맞이하고 있지만요.
끊임없이 도전하고 경험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라는 사람이 꺼내어지고 다듬어져서 좋은 쓰임새로 움직였으면 좋겠어요.
지선선생님, 오랫동안 꿈을 그리면 닮아간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선생님께서도 오랫동안 그려왔던 일들이 있으실까요? 혹은 오래 그려왔던 일들을 실제로 실천하거나 이루어진 적이 있으실까요?
[사진 : 김다능作, 귀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