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때가 제일 이뻐!

현아

by 오늘도 나마스떼

제가 예전에 한의원에 갔을 때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진짜 ‘소화력 하나로 버텨나가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그만큼 뭐든지 잘 먹고, 맛있게 먹고, 맛있는 걸 먹는 낙으로 바쁜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는 편이었는데, 저의 그런 푸드파이터(?) 같은 모습에 애정을 느꼈다니 새삼 나현 님은 저를 정말 많이 좋아해 주고 있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나현 님이 이야기해 준 소성로 맛집 탐방을 어서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소성로 맛집을 순차적으로 한 군데씩 돌아가면서 드라마 세트장에서의 생활 같은 나현 님의 일상도 같이 체험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들이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가네요.




나현 님의 “요즘 어떤 상황 또는 모습에서 애정을 느끼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도 ‘먹는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새 저희 아버지께서 암투병 중이시라서, 저도 직간접적으로 “먹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여러 차원에서 다양하게 느끼고 경험하고 있어요.


요가원에서 만나는 다능 님께 가끔씩 이야기를 하고는 했는데, ‘건강의 알파요, 오메가’는 “먹는 것”이더라고요. 건강할 때는 스스로 잘 못 느끼는데, 환자를 돌보다 보니 느껴지는 게 참 많습니다.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고 할 정도로 음식을 잘 먹는 것이 병을 낫게 하는 제1의 중요 요소라는 것과, ‘식욕’ 즉 ‘음식에 대한 의욕’이 있는 것이 얼마나 ‘생의 의욕’과 직결된 것인가를 새삼 느끼는 요즘입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는 것, 그 음식의 맛을 ‘느끼고 기억한다는 것’, 그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이런 것들은 정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요. 놀랍게도 당연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의지와는 다르게 자꾸 변해가는 입맛 때문에 과거에 드셨던 음식의 맛을 떠올려 보려고 노력하시는 모습,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아서 어떻게든 드셔보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 다행히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았을 때 안도감과 행복함을 느끼시는 모습. 이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안쓰러움과 함께 세상의 오만가지 감정들이 다 교차하게 됩니다.


보통 부모가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을 볼 때, 농부가 논밭에 물들어 가는 모습을 볼 때, 그렇게 흐뭇하고 좋을 수가 없다고들 하잖아요? 아직 자식이 없는 저도 요새는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정말 잘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나현 님의 질문이 참 시기적절하게 제게 던져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살이 쭉쭉 빠지시는 아버지가 어떤 특정 음식에 맛을 느끼시고, 그 음식을 ‘참 맛 좋다~’며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리고 체중이 1kg씩 늘어계실 때마다 얼마나 기쁘고 마음이 좋은지 모른답니다.




나이가 어릴 때는 ‘돌도 씹어 먹을 나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나이가 점차 들어갈수록 ‘건강한 음식’을 잘 골라서 ‘건강하게’ ‘잘’ 먹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몸에 염증/산화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음식, 항염/항산화 기능을 가진 음식, 짜고 맵지 않은 음식, 과도하게 달지 않은 음식, 배탈을 유발하지 않는 음식, 저탄수 고단백 음식, 저당음식 등등.. 요즘에는 음식에 대한 공부도 만만치 않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덕에 저도 제 입으로, 제 몸으로 들어가는 음식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는데요. 저도 요즘엔 가능하면 건강한 음식들을 적당하게 잘 먹고, 몸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아버지의 혈당과 염증수치가 갑자기 극도로 치솟아서 아버지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모두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과정들을 겪고 있노라면, 평소에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사는 인체의 각종 장기와 호르몬의 메커니즘의 복잡성, 정교함에 놀라게 되고는 합니다.


이렇게도 복잡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사람의 신체가 '아무 문제 없이 살아있으면서 스스로 원활하게 각각의 제 기능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랍고도 감사한 일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고요.




지선 님의 여행이야기를 읽으니, 수술하셨던 건 무사히 잘 회복하시고 즐겁게 잘 다녀오셨구나.. 하는 다행한 마음이 드네요. 여독은 잘 푸시고 다시 일상에 잘 복귀하셨죠?


요새 다시 다능님 얼굴을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되어버렸는데, 그래서인지 원하는 때에 요가를 하러 가서 맘껏 즐기고 오는 시간들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다능님의 ‘평소에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연한 것이 아니었던 것’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네요.




[그림 : 황현아&chat gpt 作, 사랑이 눈에 보이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