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인구에 대해 검색을 해보면 천만이 넘는다고 하기도 하고 800만 조금 넘는다고 하기도 한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서울과 비견될 만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도시임이 분명하다. 모든 도시가 그러하듯 이 도시 또한 그곳만의 명암을 가지고 있다. 도시가 클수록 많은 인구를 수용하게 되지만 그들 삶의 행복까지 세세하게 챙겨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특히, 빈부의 차이가 심한 이곳 방콕은 더욱 그러하다.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초현대식의 마천루가 빼곡하게 환상적인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는 아래로 거무튀튀한 모습으로 금방이라도 쓰러져 버릴 것 같은 오래된 가옥들이 전쟁의 폐허처럼 흩어져 있다. 도로를 걷다 보면 더욱 적나라한 모습을 보게 된다. BTS, 즉, 방콕 스카이 트레인이라고 불리는 멋진 이름의 열차가 달리는 고가 다리 밑으로는 열대의 혹독한 더위와 가난을 피해 도망을 온 도시의 빈민들이 구걸을 하거나 자포자기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다시피 누워 있다. 그들의 헐벗은 몸 위로는 파리떼가 불길한 소리를 웅웅 내며 그들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쓰러진 그들 사이사이를 잘 차려입은 관광객들과방콕의 시민들이 하늘로 오르는 열차인 BTS를 타기 위해 무심한 표정으로 쉴 새 없이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