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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ie Nov 09. 2022

결혼, 동반퇴사, 그리고 세계여행 (2)

우리의 여행 방식 & 글을 쓰게 된 이유

덴마크 코펜하겐 잔디밭에서, 우리


바야흐로 MBTI의 시대

MBTI에 대한 긴말은 하지 않겠다. 우리는 극한의 P들이다.

쉽게 말해, 우리의 삶과 '계획'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잘 봐, P들의 여행이다

 이런 말이 많더라. "결혼은 서로 다른 사람과 해야 해. 그래야 서로가 다른 점을 채워 줄 수 있어."

물론 서로의 결핍을 채우며 더 나은 삶을 살 수는 있을 거다. 하지만 이런 부부나 연인 혹은 친구의 경우, 장담컨대 함께 여행을 갈 순 없다.

*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 TOP3

1. 내일 어디서 자지?
2. 그래서 여기가 어디라고?
3. 이다음에 어디 가지..?


 철저한 계획형인 J들이라면 답답한 마음에 이 창을 바로 닫아버릴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우리가 자주 내뱉는 말들이며, 믿기지 않겠지만 우린 이러한 우리의 성향을 좋아한다. 글을 쓰는 지금도, 이 도시 이후의 계획이 전혀 없으니까.


 물론 옳고 그름으로 따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며, 무엇이 더 좋다고 할 수도 없다. 다만 적어도, 함께 세계여행을 하고 싶은 부부라면 같은 성향을 가진 것이 얼마나 크나 큰 축복인지 공감할 수 있을 거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발생되는 수많은 갈등은.. 상상도 하기 힘들다.

세계여행 출국일 D-day. 숨 가쁘게 짐을 싸던 우리 둘



왜 계획이 없냐고?

  계획이 없어야 우리의 삶을 더 주체적으로 즐길 수 있다고 믿는다.

 상상해 보자, 내가 가보지 않은 새로운 도시로 여행을 떠나게 됐다. 그곳에서의 3박 4일 일정을 계획했고 모든 예약을 마쳤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우연히 들린 펍에서 친구도 사귀었는데 당장 내일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한다. 감사히 응하고 싶지만, 내일은 다음 도시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 날이다. 계획형 친구들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할 건가?


계획에 없던 하룻밤을 묵게 된 영국 Surrey의 친구 집 앞 산책 중, 두 마리의 백마


글을 쓰게 된 이유

 하고 싶은 말도, 보여주고 싶은 세상도 너무 많았다. 

 내 주변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해주고픈 다채로운 삶의 방식들. 주변 환경이 만들어낸 편견으로 인해 제대로 보지 못한 세상의 아름다움들.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절대 당연하지 않다고.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과 생각들이 그리 보통의 것은 아니라고. 세상엔 지문의 수 만큼이나 무수한 선택지가 존재한다고.

 이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었고, 그것이 누군가의 앞에 슬며시 놓여지는 한 장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되기를 바래도 봤다.


여행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어떤 세상이던 장단은 함께 존재한다. 다만, 일상을 배제하고 즐거움을 쫒는 여행자에게는 그곳의 장점과 낭만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다양한 선택지들을 맞이하고 해석하게 된다. 그리고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우리'에 대한 시선이 보다 더 객관적 이어지기도 하고.

 일상에서는 갖기 어려운, 생각의 환기를 불러일으켜주는 신성한 시간이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빌딩들


미리 알았더라면


 특히나 무언가에 대한 디깅(Digging)을 사랑하는 내게, 여행은 최고의 In-put 놀이터다. 그렇기에 나의 여행에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밥을 먹고, 길을 걷는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들을 미리 알았더라면..


 아무리 검색해도 이렇다 할 정리가 어려운 세상의 이야기들. 단순한 여행 방법 TIP보다는, 그곳을 제대로 이해하고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깊은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었다. 누군가의 여행의 농도는 더 짙어지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앞으로,

180일간의 여행 흐름에 따라 글을 쓸 예정입니다.

이 여행기는 전적으로 '나의 이야기'이며 주관적인 해석이 난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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