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미소가 내 소망이 된다
엄마 손을 붙잡고 살던 시절
국민학교 1학년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던 어린 시절의 나는 엄마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걸을 때도, 시장에 갈 때에도 언제나 엄마의 손을 꼭 붙잡고 있어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어린 마음에 세상은 낯설고 두려웠지만, 엄마가 앞서 걸어주기만 하면 그 길은 언제나 마음이 놓였습니다. 나의 세상은 엄마였고, 엄마의 말 한마디는 약속처럼 믿고 따랐습니다.
이제는 엄마가 나를 찾는 시간
세월이 흘러 어느새 엄마는 여든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제는 내가 엄마의 울타리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따로 떨어져 살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가 옵니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냐"는 늘 같은 말, 늘 같은 걱정. 때로는 반복되는 말이 답답해 짜증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끓고 나면, 그 짧은 대화 속에 담긴 엄마의 외로움이 느껴져 마음이 시리곤 했습니다. 엄마가 가장 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결국 딸이란 사실을, 늦게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흰머리로 빛나는 엄마의 미소
이제 염색을 멈춘 흰머리는 오히려 세월의 빛처럼 은은하게 반짝입니다. 귀티가 난다는 말이 꼭 어울릴 만큼 고운 모습입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엄마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을까 방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정답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그저 전화를 받아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맞장구쳐 드리고, 함께 웃어드리는 것. 그것만으로도 엄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린다는 것을. 언젠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이별의 날이 오겠지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엄마가 환하게 웃으며 우리 곁에 계시기를 바랍니다. 남은 시간 동안 딸들과 함께 사소한 기쁨을 나누며, 평범하지만 가장 빛나는 하루를 살아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