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Wedding (시2)
노운아
료는 똑같다.
나도 똑같다.
영업 끝난 반짝거리는
울림 가득 콘제르바토리움에서
마감을 알리는 거적이
신부 입장 카페트처럼
늘어 있다.
료와 나는 시계를 본다.
밖은 야간.
문을 슥 열고 들어오는
눈이 옆으로 찢어진 사내
료는 그를 반긴다.
나는 떨어져나와
흰색 드레스를 입고 마감 거적이
신부 입장 카페트처럼 늘어진
울림 가득 콘제르바토리움에서
모든 것이 끝난 곳에서
시작을 알리는 그곳을 걷는다.
한 여자가 온다.
그녀가 내 발뒤꿈치를 보고는
“결혼을 위한
보드라운 발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아직 결혼하면 안 됩니다.”
울림 가득 콘제르바토리움에서
그녀가 말한다.
성스러운 낮,
우리는 낮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내 눈이 뿌옇게
눈물이 맺혔는가
아니었다. 네온이 내 눈을 시렸다.
지금은 야간 열한 시.
눈에 맺힌 네온을 닦고
료에게 연락한다.
"료, 우리는 결혼을 했네요."
"료, 이곳은 밤만 있네요."
울림 가득 콘제르바토리움에서
나는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