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흔적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혹은 열심히 사전 정보를 수집한 뒤 찾아가 예쁜 샵을 구경하는 일은 여행의 묘미 중 하나다. 베를린의 골목은 힙하다는 말이 딱 어울릴 여심 저격 샵들로 즐비했다. 들리는 곳마다 빈손으로 나올 수 없다는 점이 함정, 그래서 별로 산 게 없는 듯 하지만 어느새 두 손 가득 쇼핑백이다. 두 손 가득 들고 온 기념품들은 집 안 구석구석 숨 쉬고 있어, 그것을 다시 보고 만지는 순간 여행지로 돌아가게 하는 마술을 부린다.
P&T
차 문화가 발달한 러시아에서 차 문화를 배우고 나서 요즘 차의 맛에 빠져들고 있다. P&T 는 꼭 가보고 싶은 샵이라 사전에 구글 지도에 저장을 해놓고 갔다. 샵에 들어서자 친절한 직원이 Hunky Dory Breakfast라는 고소한 아몬드 향의 차를 권한다. 고소한 내음과 구수한 맛의 이 차를 마시자 몸이 사르르 녹고 티의 이름처럼 모든 것이 다 좋아지는 것만 같다. 물론, 이 아이는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이 아이와 딱 어울릴 티팟 티잔 일체형인 유니크한 티잔 세트도 함께.
YOU
DRINK
COFFEE
I DRINK
TEA
MY DEAR.
도도한 느낌의 문구는 이 샵의 매력을 더한다.
P & T - Paper & Tea - tea shop Berlin
Alte Schönhauser Str. 50, 10119 Berlin, 독일
+49 30 555798080
https://goo.gl/maps/T9SH4stX6LK2
Manufactum Warenhas
없는 것이 없는 샵이다.
주방기구부터 욕실용품, 옷, 가방, 액세서리, 먹거리모든 카테고리가 있는데, 그 카테고리 안에서 좋은 퀄리티의 것들을 선별해서 판매하는 샵인 것 같다. 많은 제품들이 유기농이고,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맵시 있다. 이 곳에 있는 브랜드를 대부분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간다. 다 한 번씩은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금액대가 다소 있지만 돈이 아깝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 남편을 위한 귀여운 벙어리
장갑을 샀다. 사실 내가 갖고 싶은 디자인이었는데 아쉽게도 사이즈가 없어서 남편 선물로 사 와서는 생색을 잔뜩 냈다. 일단은 선물이라 좋아하던 남편은 잠시 후 “예쁘긴 한데 너무 여성스럽지 않아?,,,” 하며 나의 최초 의도를 의심했다.
나를 위해서는 예쁘게 깎은 나무 빗을 하나 사 왔는데, 매일 밤 남편이 그 빗으로 머리를 빗겨주기 시작했다. 머리를 빗을 때 나는 사각사각 소리에 절로 잠이 솔솔 온다. 더 비싸게 주고 샀어도 아깝지 않을 빗이다.
Manufactum Warenhaus
Hardenbergstraße 4-5, 10623 Berlin, 독일
+49 30 24033844
https://goo.gl/maps/jUUhuHs8QgS2
TYPE HYPE
타이포그래피 아트를 메모장, 카드, 쿠션, 그릇 등 다양한 제품에 접목하여 판매하는 샵이다. 각자에게 의미 있는 알파벳이 들어간 제품을 고르는 재미가 있다. 친구들에게 선물할 작은 메모장을 가져왔는데, 종이의 질과 향도 좋아 괜스레 뭔가 쓰고 싶은 메모장이다. 단순한 알파벳이 디자인을 통해 이야기를 갖는다. N이라는 알파벳은 디자인을 통해 New라는 단어를 연상게 한다. 디자인이 갖는 힘이다.
커피와 디저트도 함께 판매하는데, 둘러본 뒤 잠시 앉아 샵 안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TYPE HYPE
Rosa-Luxemburg-Straße 9-13, 10178 Berlin, 독일
+49 30 27591404
https://goo.gl/maps/V6SnhU1WiQ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