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 언제일까.
공휴일도 주말도 아니다. 바로 월급날이다.
한 달 고생한 대가로 시간 맞춰 딱 통장에 꽂히는 잔액을 보며 다시 일할 힘을 낸다.
때론 월급이 주는 의미가 화폐가치 이상이다.
월급은 내가 들인 노동력의 값을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고, 열심히 일한 보람이 되기도 한다.
돈이 생기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용돈을 받아쓸 땐 괜히 엄마 눈치가 보였지만, 월급을 받은 후로는 돈을 쓰는 데 있어 좀 더 당당해졌다.
비어 있던 통장 잔고에서 월급을 얻었는데도 불구하고 잃은 것도 있었다. 반가운 알람과 함께 월급이 들어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 동시에 후불 교통요금이 빠졌고, 카드값이 빠졌고, 핸드폰 요금도 빠졌다.
월급을 받고 그동안 사고 싶었던 것도 아직 얻지 못했는데, 더하는 것보단 빼는 게 훨씬 쉽고 빨랐다.
알게 모르게 사라지는 금액들이 야속했지만, 돈 보다 잃었을 때 더 아픈 건 건강이었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 두 달째가 되니 컴퓨터 앞에서만 하는 일에 건강이 나빠짐을 느꼈다. 장 시간 앉아 있다 보니 엉덩이가 무거워졌고 다리도 부었다. 허리도 아팠고 모니터만 오래 보고 있었기 때문에 눈도 건조해졌다.
빨리 일을 끝내야겠단 생각에 일을 하는 동안 온전히 집중해 손가락만 움직이다 보니 손목도 저렸다.
매번 쉴 때는 벽으로 다리를 높이 들었고 시도 때도 없이 인공눈물을 달고 살았다. 얼마 전까진 한의원을 밥 먹듯 다녔다. 고인 피를 빼줘야 살만했다. 보기엔 멀쩡한 몸이지만 매번 골골대는 날 보며 엄마는 마사지기도 샀다.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며칠간 일에 집중했는데 뒷목이 뻐근해 움직일 때마다 아팠다.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책상에 배를 대고 의자에 기댄 채 각목처럼 앞만 보고 하루 종일 자막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꼿꼿이 서 있던 목이 아파 왔다. 그제야 그동안 내가 목을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음을 알았다.
더 이상 일을 진행할 수 없었다. 그 날 목표는 남은 일을 다 하는 것이었는데 이 상태로 일을 더 할 수 없었다. 지금 일을 끝내지 않으면 내일 더 힘들 걸 알면서도 새벽 두 시 넘어서 결국 몸을 뉘었다.
평소 잠을 잘 때 옆으로 누워 자는 편이었는데 그날은 유독 바로 자지 않으면 안 되었다. 목을 좌우로 돌릴 수 없어 불편한 자세로 잠을 청해야 했다.
이불을 꼭 끌어안고 눈을 감은 채 생각해보니 '내가 이렇게 까지 해서 돈을 벌아 야 하나' 생각했고, '돈을 번다는 건 이런 건가' 싶다가도 무언가를 얻으면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는 세상의 이치를 몸소 배우게 했다.
모두들 이렇게 돈을 벌고 있구나.
열심히 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