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이 Jul 28. 2018

다이어트 성공! 그 이후엔?

요요현상에 대하여

앞선 글에서 저는 다이어트를 각기 세 번 도전했고, 모두 성공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각기 감량한 수치는 다르게 말이죠. 저 스스로가 자랑스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만 봐도 대단하지 않습니까? 에헴. 목표 몸무게 달성은커녕 해야 되는데 해야 되는데 하고 말만 하다가 결국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많은데 말이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런 의문도 생깁니다. 그렇게 고생해서 달성한 체중을 왜 다시 다이어트를 하게끔 내버려 두는가?

어디서 주워 들었는데 우리의 몸무게는 유전자적으로 정해져 있어서 항상 원래대로 돌아가려 한다고 합니다. 이 명제가 사실이라면 다시 찐 이유를 정당화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허무하실 겁니다. 다이어트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니까요. 모델이 많이 먹어서 통통해져도 내버려 두면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거죠. 훌륭한 몸매는 노력한 게 아니라 키처럼 그저 타고난 거라니요. 참나.. 해수욕장에도 안 갔는데 내 배에 항상 튜브가 끼워져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 고통스럽겠죠.

쪄도 다시 돌아간다니.. 부럽다.. 신은 불공평하다.

물론 모델들도 단지 런웨이를 위해서 일시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평균 몸무게는 일반인보다 낮을 겁니다. 결국 타고난 것일까요. 하지만 다행히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3년을 유지하면 유전자가 그 체중에 적응한다는 것이죠. 이 말이 사실이라면 아직까지 우리에게 희망은 있습니다. 3년만 하면 되니까요. 근데 생각해보면 황당합니다. 내가 먹을 거 죽어라 줄이고, 운동할 거 죽어라 해서 만든 몸인데 이걸 유지하려고 3년을 더 하라고? Fxxx.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이 10kg 감량을 목표로 다이어트를 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3kg이 빠지고, 근육과 기초체력이 좀 더 늘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매일 같은 끼를 먹고, 같은 횟수만 하면 되나요? 안 됩니다. 그저 유지만 될 뿐이죠. 즉, 내일은 오늘보다 덜 먹고, 더 해야 더 빠진다는 거죠. 우리 인생과 같습니다. 머물면 뒤쳐집니다. 항상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거죠. 결국 매일매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이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좋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했습니다. 6개월 뒤가 지났는데 11.5kg이 빠졌고, 근육도 많이 생겼네요. 이제 다이어트를 그만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나온 것처럼 천천히 원래 식단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하지만 그 원래 식단은 뭘까요? 본인의 전성기인 85kg 때의 식단인가요? 하루 다섯 끼에 야식은 피자로 마무리지었던? 다시 다이어트 전처럼 드시고 싶으신 건가요? 아니길 바랍니다. 빼자마자 후회하면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지금 동료들끼리 다이어트 성공을 기념하고 있어. 어! 여기 하나 더 주세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생각인데 어렵겠지만 다이어트의 목표를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으로 정하는 것이 어떤가요. 한 달에 10kg이 아니라 2년 안에 10kg식으로 말이죠. 지나치게 기간을 짧게 잡으면 뇌의 인내심은 폭발하고, 식욕은 식욕대로 상승할 겁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는데 다이어트에도 통하지 않을까요? 매일매일이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칩시다. 그럼 그 매일매일의 간격을 엄청나게 줄여보는 겁니다. 내일은 오늘 먹은 것보다 한 수저라도 덜 먹자, 한 걸음만 더 걷자, 팔 굽혀 펴기 한 번만 더 하자. 아무거나 그저 딱 한 가지만 말이죠.

할 수만 있다면 밥 알 한 톨 덜 먹자도 좋습니다. 셀 인내심만 있다면 말이죠.  

또 하나는 단기간에 다이어트를 성공시키고 그 성공시킨 직후의 루틴을 몇 년 동안은 지속해도 되는 만큼을 목표로 정하는 겁니다. 45kg으로 줄였을 때의 그 식단과 운동을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죠. 줄이려는 몸무게가 그리 크지 않다면 줄인 칼로리는 얼마 안 되고, 운동 시간도 그리 길지 않겠죠? 그럼 그걸 장기적으로 계속 유지하는 겁니다. 만약 줄인 양이 엄청나다면 모르겠습니다. 위 계획처럼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 건지 아니면 찌도록 내버려둬서 고통을 덜어야 하는지, 그냥 고통스럽더라도 유지하라고 해야 하는지. 그것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달렸겠죠. 아니면 그냥 트레이너분께 부탁을..


정말 힘들 겁니다. 당장 이번 여름에 수영복을 입고 싶은데, 내일이라도 당장 이 바지를 입고 싶은데. 그렇게 하세요. 한 달을 목표로 잡으세요. 이번 여름이 지나면 평생 수영복에 욕심부리지 않을 거라면 말이죠. 목표를 위해 구매한 옷이 곧 어딘가로 사라진다면 말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름은 매년 찾아오는데 대한민국은 그것도 모자라 그지 같게도 더더욱 길고 더워지고 있고, 비록 어제 산 옷은 다이어트 성공 뒤에는 유행에 뒤쳐질지도 모르지만, 당장 내일 백화점에 간다면 어제 산 옷 따윈 생각 안 날 정도로 예쁜 옷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이런 실루엣 나오지만 못 입습니다. 머리도 크고 결정적으로 비싸서.. 주륵

하지만 당장 한 달 뒤에 소개팅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단기전을 목표로 삼으셔야겠네요. 다만 그렇게 고생하셔서 목표 달성하셨으면 유지하고 싶지 않을까요? 다시 점점 원래대로 돌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파트너에게 보이고 싶으신가요? 상대방이 지금보다 3kg 덜 빠진 당신을 좋아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첫인상이 많은 것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몸무게가 큰 영향을 줄까요? 3kg 덜 빠진다고 호감으로 보일까요? 좋아한다 하더라도 다시 돌아간다면.. 잘 모르겠네요. 차라리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고 점점 한계를 극복하면 장기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파트너가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   


개개인의 일시적인 욕망은 오분 뒤에라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생해서 변한 몸은 오분만에 원래대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몸 덕분에 건강해진 자신의 체력과 뇌는 앞으로 살아가는 데 평생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당연히 3년 뒤에 완성된 만족스러운 몸매는 수영복을 고르러 갈 때마다, 옷을 사러 갈 때마다 즐겁겠죠. 지금을 희생하면 훗날 매일매일을 새로운 날로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때까지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누구나 할 수 있는 다이어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