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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아의상인 Dec 30. 2021

드디어 공사 시작이다. 싹다 철거!!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철거 비용 530만 원 3일 소요.



" 싹다 철거"


철거의 경우 업체마다 말하는 게 달라서 10개의 업체에 견적을 받아 보았다. 누군 할 수 있다고 하고 누군 할 수 없다고 해서 견적을 많이 받아봐야 했다. 지금이라면 세 업체 정도만 견적을 받아 보면 되겠지만 당시에는 전혀 몰랐기에 불가피하게 여러 업체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견적은 450만 원에서 600만 원 정도였다.



이쪽 업계의 보편적인 수법인듯한데 추가 비용이 발생해 결국 530만 원을 결재해 주었다. 480만 원 견적에서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20만 원 추가, 포클레인으로 마당을 파야 해서 30만 원이 추가되었다. 포클레인은 없던 내용이기에 추가되는 게 맞는데 폐기물이 생각보다 많다는 이유로 20만 원 추가된 건 내가 너무 순진해서 넘어가 버렸다.


폐기물은 2.5톤 트럭으로 8번 정도 실어갔고, 미니 포클레인 3일, 보조 3명, 반장 1명, 중장비 기사 1명이다. 보조 3명은 몽골 사람들로 말없이 작업만 했다.



- 1일차 -

1일차에는 집안 폐기물을 들어내고 담벼락, 천장, 현관 쪽 가건물을 철거하였다. 이날 투입 인원은 5명이었다.


철거에 방해 되지 않게 나도 작업에 참여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 번도 경험이 없기에 철거 전문가들 틈에 껴서 공구를 만져보고 싶었다. 군대 제대 이후 함마 질은 처음이다. 함마로 콘크리트를 깨는데 묘한 쾌감이 든다.


점심을 따로 사줘야 하나? 잠시 고민 했는데 견적서에 포함된 내용이라 중간중간 음료와 간식만을 제공해 주었다.



- 2일차 -


2일차는 내부 바닥, 천장, 마당, 벽 타공을 진행했다. 투입 인원은 5인이다. 2일차가 되니 철거 반장과 친해져서 이런저런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다. 주로 물어보았던 건 집수리 과정이다. 인터넷으로 찾아 놓긴 했지만 확인을 받고 싶었다. 그리고 유명한 카페 거리의 단독주택들이 이 팀에서 철거했다는 재밌는 이야기도 들었다.



- 3일차 -

철거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이날은 생쇼를 좀 했다. 내벽을 하나 철거해야 하는데 대들보 보강을 해야 했다. 철거 업체로부터 서포트 몇 개를 미리 받아 놓았고 전날 오후 각관을 주문해서 받아 놓았다.


아는 후배를 새벽 5시에 불러 어둠 속에서 둘이 낑낑대며 100미리*100미리 3.2T 각관을 머리에 올려서 대들보 보강을 하는데 생쇼를 했다. 둘 다 쌩-초자이다 보니 어떻게 보강을 해야 하는지 몰라 철사로 겨우 묶어 놓았다. 8시 넘어서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진땀을 빼고 있으니 반장이 와서 반생의 엮듯 고정을 해주었다. 임시 고정이긴 하지만 충분했다.


오늘은 마당, 벽 타공, 수영장 자리를 파내는 작업을 했다. 철거할 게 많지 않아 반장과 포클레인 기사만 와서 공사를 진행했다.


 - "와" -

뛸 뜻이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할 일이 태산이긴 하지만 내 인생에서 멋진 프로젝트가 진행됐음을 알리는 신호탄 같았다.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집이 3일 만에 말끔하게 치워졌다!! 철거가 끝나고 기분 좋게 결제를 마무리해주었다.


철거 TIP

* 견적을 받을 땐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견적서에 내용을 포함 시켜야 한다.

* 빼놓을 물건은 따로 빼놓도록 한다. 묻지도 않고 싹-다 철거된다.



그런데 내가 큰-실수를 한 게 있었다. 마당에 작은 수영장이 갖고 싶어 즉흥적으로 마당을 파 놓은 것이다. 처음부터 계획을 갖고 진행을 했어야 하는데 배수 문제라든지 기타 관리 문제를 미쳐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이게 내가 일하는 방식이었다. 계획된 도면 없이 머릿속으로만 그려 놓고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언제든지 즉흥 수정이 가능했다. 장점이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다. 수정을 할수록 일은 늘어만 갔고 작업은 꼬여만 갔다.


- "이게 뭐 하는 짓이지" -


결국 고민하다 30만 원을 들여 애써 파 놓은 수영장을 묻기로 했다. 시간을 쪼개 장장 3일 동안 삽질을 했다. 리모델링을 시작한 지 4일차 되던 날부터 "이게 뭐 하는 짓이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공사 시작도 안 했는데 힘을 다 쏟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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