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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e Han Sep 27. 2024

Weekly Tea Time 나의 심리적 도구

내가 명상을 하는 이유

여러분들의 멘탈 케어 도구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호흡법이 있다. 다양한 삶이 있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와 같은 거창한 질문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이 삶은 우리에게 사소한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지게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단지 살아가는 것, 그 속에서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것뿐이다. 다만 삶은 끊임 없이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자를 사랑한다.


 우리에겐 어쩌면 답을 구하는 시간이 가장 필요하다. 질문하고 답을 찾는 시간은 혼자만의 방에서 이루어진다. 타인과의 교류에서 얻는 깨달음만큼이나 소중한 혼자만의 시간. 그 시간에 우리는 질문하고 답을 찾으며 내가 한 경험들의 의미를 발견한다. 나의 발자취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스스로를 뿌듯하게 여길 수 있으며 자신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게 만든다.


 나에게 그런 시간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드는 도구 중 하나는 바로 명상이다. 글을 쓰려고 방금 얼른 세어보니 벌써 7년 차 명상러(?)라는 사실. 엄청난 것도 아닌 것이 그저 하루에 5분이라도 호흡에 집중하였으면 그날은 명상을 한 날이 된다. 나에게 명상이란 무엇보다 나의 호흡과 몸, 그리고 마음에 집중하는 일이다. 수도승이나 종교인들처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고된 수행의 방식으로 행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디 가서 명함을 내밀기는 쑥스럽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에게는 아주 혹독한 명상 스승인 척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음이 힘든 시기이거나 머릿속이 시끄러울 때 명상은 정말로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루틴으로 자리 잡기까지 꽤나 긴 시간의 시행착오들이 있었다.


 나의 현재 루틴은 이렇다. (1) 편한 자세를 찾아 앉는다. 혹은 편한 장소를 찾아 걷는다 (2) 호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피부의 한 곳에 초점을 맞춘다(예컨대, 코 아래 있는 피부라던지 복부의 느낌에 집중한다. 이때 숨은 배 아래부터 차올라 가슴까지 꽉 찼다가 가슴부터 서서히 빠져나가 복부에 있는 숨을 끝까지 뱉어낸다) (3) 의도를 떠올린다 (4)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호흡법을 정해 호흡을 시작한다(5-5 호흡법, 4-7-8 호흡법 등) (5) 최대한 코로 호흡하며 주의가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알아차리면 다시 돌아온다 (6) 명상이 끝나면 잠시 현재로 감각을 가지고 오는 시간을 갖는다. (7) 그날의 의도를 다시 한번 상기한다.


 이 루틴으로 정착하기 전까지 수많은 질문들이 있었고, 많은 책들과 유튜브 그리고 오프라인 요가 선생님들이 나의 가이드가 되어주었다. 장담컨대 앞으로도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을 것이고 어떠한 형태의 루틴이 다시 생겨나겠지만 여기까지 오는데도 많은 배움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그중 나를 가장 괴롭게 했던 것은 명상 중에 떠오르는 잡다한 생각이다. 나는 특히나 미래에 대한 계획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유형 중 하나였고, 여전히 그것과 함께 존재한다. 하지만 그저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보는 것은 이제 꽤나 흥미롭기까지 하다.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기분이자 그런 나 자신을 어쩌면 조금 더 사랑하게 된다. 안쓰럽고, 기특하고,... 애쓴다 싶다. 그런 마음은 나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밖으로 뻗어나가 타인을 조금 더 이해하게 한다.


 결국 명상은 몸의 이완이자 정신적인 해방이 된다. 하지만 단순한 해방의 느낌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나아가 내가 의도한 대로 정신 상태를 가지고 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목적을 가진 수련 혹은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운동과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운동도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근육을 더 만들어야겠다던지, 더 건강한 삶을 원한다던지, 혹은 하루의 시작에 에너지를 가져다주는 등의 이유가 있다. "그냥 한다"라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운동이 가져다주는 기분 좋은 상쾌함, 가벼움 등의 느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명상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의도 세우기"를 통해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과 방향을 상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명상 훈련을 통해 정신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를 목적으로 성실함을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세 시간 하는 운동보다는 이틀에 한 번 30분 하는 운동이 낫다. 명상도 그렇다. 매일의 마음 챙김이 중요하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처럼 작은 행복을 매일 가지는 것이 더 행복하다. 결국에는 누구나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새해가 되면 결심하듯이 마음 챙김도 마찬가지이길 바란다. 그중 명상은 마음 챙김 할 수 있는 직관적인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누구나 명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호흡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면 좋겠다.


 명상을 하려고 앉으면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이 연습이 된다. 지금 이 순간에 있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다. 우리는 주로 과거에 얽매여서 혹은 미래의 불안으로 스트레스 받는다. 과거의 배움과 미래의 기대를 가지고 현재에 집중해서 판단하는 것. 단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바깥세상이 아니라 나의 내면임을 알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내가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은 오히려 우리를 동기부여 시킨다.


 모든 사람에게 삶이란 변화와 불확실함으로 가득 차 있으며, 상실과 고통, 고난이 어김없이 일어난다. 우리는 모두 이 변화무쌍한 세계에서 방랑하는 유목민이다.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중심을 지킬 수 있는 우리 스스로의 방법이 필요하다. 살면서 고난과 마주쳤을 때 가장 힘든 것은 외적 변화가 아니라 마음상태인 경우가 많다(어려울 때 힘이 되는 8가지 명상, 잭 콘필드).

 

 우리의 정서와 신체는 결코 따로 생각할 수 없다. 우리 몸은 긴장하거나 두려울 때 반응을 일으킨다. 신체적 반응은 이렇다. 심장이 빨리 뛰고 뒷목에 긴장이 된다. 손발에 땀이 나고 숨을 거칠게 쉬거나 멈추거나 불규칙적인 호흡이 일어난다. 아주 과거에는 이것이 두려운 상황에 마주할 때만 일어났다면 지금은 머릿속에서 시나리오를 돌리거나 인터넷을 통해 스트레스를 언제든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완할 틈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위험을 감지하는 신체적 신호에 안정감을 주는 도구가 필요하다. 신체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규칙적인 호흡을 통해 자율신경을 회복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연습은 나의 정서를 인지하고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나의 신체적 반응이나 행동에 대한 이유를 명확하게 아는 것은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는 나의 정서를 조절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자연스레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경험과 학습으로 인해 이루어진다. 정서적 역량, 사회정서학습 등에서 목표로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것이다. 운동하듯 자연스럽게 호흡과 명상을 시작해 본 것은 내가 스스로 시작한 잘한 일 중 하나이다. 여러분들도 지금 삶의 어떤 시기에 있든 잠시 지금에 멈추고 나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상 훈련을 통해 정신의 근육을 함께 키우는데 이 글이 조금이나마 결심을 하게 했다면 그것으로 성공이다.


여러분들의 매일의 마음 챙김을 응원합니다.



[오늘의 명상] 5분 명상

편안한 시간과 공간, 편안한 복장, 편안한 자세를 준비합니다.

5초 동안 숨을 내쉬고 5초 동안 숨을 들이쉽니다.

내쉬고, 들이쉰다는 느낌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봅니다. 숨을 느낄 수 있는 피부를 선택해 집중하세요(코 아래 혹은 복부의 움직임)

외부에 대한 주의를 잠시 멈추고, 모든 긴장을 푸세오.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 그대로 바라봅니다. 자각하는 순간 다시 숨으로 돌아옵니다.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줄리라는 이름으로 다시 찾아왔어요.

이제 늦지 않게 종종 찾아오겠습니다. 우리는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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