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콜(A Monster Calls),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 시고니 위버, 펠리시티 존스, 루이스 맥두걸, 리암 니슨 주연, 2016
포스터만 본다면 아이들을 위한 전형적인 판타지 영화로 보인다. 물론 아이가 주인공이며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멤버 그루트를 연상케 하는 나무 괴물이 등장하기에 당연히 그럴 거라 예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영화는 주인공 또래의 아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실은 어른들을 위한 힐링 영화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Paste 매거진의 코멘트처럼 "당신의 손을 잡아주는 작품"이자 영화 <우리들>을 만든 윤가은 감독의 말처럼 "우리 모두를 위로하는 매우 아름답고 강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의 주인공은 12살 소년 코너 오말리(루이스 맥두걸 분)와 주목나무 괴물(목소리: 리암 니슨 분)이며주된 배경은 거대한 주목나무와 옆에 딸린 교회가서 있는 언덕으로 이어지는 공동묘지와 그것을뒷마당처럼 두고 있는 코너의 집이다. 예상하는 것처럼 몇 백 년은 되어 보이는 이거대한 주목나무가 괴물로 변신하여 소년과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영화의 본격적 내용으로 들어가기전에 두개의 이야기를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에서 주목나무 괴물은 코너에게 세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중 동화 같은 두 개의 이야기다. 두 이야기 모두 코너가 살던 주목나무 언덕이 배경이다.
- 첫 번째 이야기: 왕자와 왕비
오랜 옛날, 주목나무 언덕 멀지 않은 곳에 왕국이 있었고 왕이 있었다. 왕은 현명했고 인자했으며 백성들은 행복했다. 하지만 괴물, 용, 마녀에 의해 그의 세 아들은 모두 죽고 그 충격에 왕비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린다. 이제 왕에겐 어린 막내만 남았다. 다행히도 이 아들은 잘 자라 백성들에게 인정받는 왕자가 되었다. 아이가 자란 만큼 늙어버린 왕은 젊은 여인과 재혼을 했는데 소문에 따르면 이 여인은 마녀라고 했다. 어느 날 밤 왕은 죽음을 맞이했고 마녀가 독살한 거란 소문이 흉흉했다. 하지만 왕자는 왕이 되기엔 어렸기에 왕비가 여왕으로 등극했다. 그 무렵 왕자는 평민의 딸과 사랑에 빠졌고 둘의 사랑을 모든 백성이 축하했다. 여기에도 변수가 있는데 여왕은 영원히 왕비로 남고자 했고 그래서 왕자와 결혼하고자 했다. 이에 왕자는 연인을 데리고 탈출을 감행한다. 뒤따르는 여왕의 군사들을 따돌리고 주목나무 아래에서 밤을 지새우게 되는 왕자와 연인. 다음날 일어나서 연인을 흔들어 깨웠을 때 왕자의 손에 피가 묻어났고 연인은 싸늘한 주검으로 남았다. 밤 사이에 왕비가 그녀를 죽인 것이다, 왕자는 분노했고 이 소식은 삽시간에 퍼져 모든 백성들이 왕자와 함께 들고 일어났다. 여기에 주목나무 괴물 자신도 왕자와 함께 했다고 했다. 왕자와 백성들, 그리고 주목나무 괴물은 파죽지세로 왕국으로 밀고 들어갔고 왕비를 왕궁의 탑 꼭대기까지 몰았다. 이때 주목나무 괴물은 죽을 위기에 닥친 왕비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왕자는 왕의 자리에 올랐다.
- 두 번째 이야기: 약제상과 목사
증기 기관이 발명되고 공장이 들어서면서 주목나무 마을은 도시로 변모해 갔다. 여기저기 매연을 내뿜는 공장 굴뚝이 우후죽순처럼 서고 자연은 서서히 마을 외곽으로 밀려나갔다. 그런 마을의 외곽에 과학이란 진보를 무시하고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을 고집하며 약을 만드는 약제상이 있었다. 그는 완고하게도 허브, 나무껍질, 열매와 나뭇잎 등을 약재로만 삼아 약을 만들었다. 마을에는 신실한 젊은 목사도 있었다. 그는 현명하고 상냥했으며 신자들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그런 목사였다. 하지만 목사는 진보를 거부하는 약제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설교를 통해서 그를 비난했다. 약제상의 지저분하고 구두쇠 같은 면 때문에 목사의 설교는 힘을 얻었고 점차 사람들은 약제상을 외면하면서 그는 바닥으로 치달았다. 목사의 땅에는 주목나무가 있었다. 주목나무는 매우 귀한 약재로서 열매와 껍질에 생기가 있어 약제상에 의해 제조된다면 거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단다. 그렇기에 약제상은 주목나무가 필요했지만 당연히 목사는 자신의 땅에 서 있는 주목나무의 벌목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약제상이 마을 사람들의 뇌리에서 점점 잊히고 그에게 공허만이 남게 될 무렵 목사에겐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두 딸이 몹쓸 병에 걸리고 만다. 어떤 약도, 어떤 의사도, 어떤 기도도 소용이 없었기에 결국 목사는 약제상에게 가야만 했다. 딸들을 구해달라는 목사의 요청에 약제상은 설교를 통해 자신을 그렇게 비난했고 주목나무를 약재로 쓰는 것도 거부했는데자신이 그의 딸들을 살려야 하는 이유가 뭔지 되물었다. 나무는 가져가시오, 목사는 말했다, 딸들을 구해준다면 설교를 통해 그 사실을 찬양하겠소! 뭐든지 하겠소! 신앙을 버리겠다고? 약제상의 질문에 목사는 딸들을 살린다면 못 할 것은 없노라 답했다. 그럼 도울 수 없겠군... 이 말만 남기고 약제상은 주목나무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다음날, 목사는 감내할 수 없는 슬픔으로 딸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고 괴물은 걷기 시작했다. 자정이 조금 넘는 시간, 괴물은 목사의 집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영화는 꺼져 내리는 땅과 함께 교회 건물도 무덤들도 거대한 싱크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한 소년이 사력을 다해서 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누군가의 손을 붙잡고 있다. 소년은 울부짖듯 엄마를 부르며 그 손을 놓지 않으려 하지만 누군가의 그 손이 소년의 손에서 빠져나가는 순간 소년은 잠에서 깬다.
침대 옆 시계는 막 12시 7분으로 바뀐다.
-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되는데?
- 다른 이야기랑 마찬가지다. 한 소년, 아이라기엔 성숙하고 어른이기엔 어린 소년, 그리고 악몽으로부터...
아직은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나이인 어린 코너, 아침에 일어난 코너는 아이답지 않게 혼자서 옷을 챙겨 입고 스스로 침상도 정리하고 빨래도 돌린 후 아침을 챙겨 먹는다. 그렇게 알아서 등교 준비를 하고 있는 사이 건너편 방에서 얕은 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방에는 병색이 완연한 엄마(펠리시티 존스 분)가 누워 있다. 반쯤 열린 문 사이로 그런 엄마를 미묘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아이... 주인공 코너 오말리는그렇게 아픈 엄마를 뒀고 그래서 일찍 철들어야 했고 그래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그 속에서 머무는 아이다. 그렇기에 학교에서도 괴롭힘과 왕따를 당하는 아이이기도 하다.
코너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는 그림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코너는 학교 공부는 별로 관심이 없고 그림에만 빠져 있다. 엄마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기에 어릴 때부터 엄마와 함께 그림을 그렸고 코너에게 들려주는 동화도 엄마는 그림으로 이야기했다. 코너의 방은 코너가 그린 그림으로 가득한데 그림들 대부분이 그로테스크하다. 그날 밤에도 역시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시계는 자정을 넘어 12시 7분을 가리켰다. 그 순간 어디선가 코너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집이 조금씩 흔들리면서 떨어진 연필은 뒷마당을 향한 벽 쪽으로 또르르 굴러갔다. 호기심에 코너는 뒷마당으로 향한 창문 커튼을 올렸을 때 공동묘지 너머 언덕 위에 서 있는 커다란 주목나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주목나무는 거대한 괴물로 변했고 그 괴물은 천천히 걸어서 코너의 집으로 다가왔다. 집에 다다른 괴물은 담을 부수고 들어와 창문에 얼굴을 들이밀고는 코너를 만나기 위해 왔다고 한다. 그러고는 무서운 얼굴로 두려움에 휩싸인 코너를 향해 눈과 입에 시뻘건 불을 머금고 소리쳤다, 도망가라, 코너 오말리, 엄마 품으로 달아나 버려! 엄마 이야기에 코너는 괴물을 향해 용감하게 소리친다, 엄마는 건들지 마, 난 무섭지 않아! 괴물은 벽을 뚫고 손을 뻗어 코너를 집어 올린 채로 이야기했다, 코너에게 세 개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며 자신의 이야기가 끝나면 코너 쪽에서 네 번째 이야기를 해야 한단다. 대신, 그 이야기는 거짓이어서는 안 된다. 무슨 이야기? 네가 숨기는 것, 너의 꿈, 악몽에 관해서다, 해야 한다, 그리고 진실이어야만 한다. 안 하겠다면? 괴물이 입을 벌렸고 입 속은 붉은 화염으로 가득하다. 괴물이 코너를 삼키려는 순간 코너는 정신을 차렸다. 꿈인지 환영인지 알 수 없는 그 두려움에 코너는 엄마 방으로 가서 엄마 옆에 누웠다. 그리고 엄마를 꼭 껴안았다.
다음날 아침, 뒷마당을 나선 코너는 주목나무가 서 있는 언덕으로 향했다. 저 멀리 주목나무 언덕이 보였지만 그곳으로 가려면 공동묘지를 지나야 한다. 공동묘지 문을 열었지만 두려움에 다시 문을 닫아 버린다. 돌아왔을 때 외할머니(시고니 위버 분)가 와 계셨다. 집에서 통원 치료를 받던 엄마는 병이 심해져서 병원에 입원해야만 했다. 이건 코너가 조만간 할머니 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코너는 외할머니가 달갑지 않다. 그녀의 깐깐하고 깔끔한 성격 탓에 집안이 모두 정돈되어 있어야 하고 한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안기 때문이다. 그런 엄격한 할머니는 미국에 있는 아빠(토비 켑벨 분)도 불렀다고 했다. 아빠는 엄마와 이혼 후 미국으로 건너가 재혼하여 이복동생을 낳고 살고 있는 중이다. 코너 때문에 대서양을 건너 이곳으로 오겠지만 아빠의 형편도 코너를 데리고 살 처지가 되지 못한다. 그날 밤, 코너는 또다시 주목나무 언덕과 공동묘지가 땅 아래로 꺼져 내리는 꿈을 꾸다 깨어났다. 시계는 12시 6분이었고, 곧 7분이 되었다. 그리고 주목나무 괴물이 어김없이 나타났고 코너에게 첫 번째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코너는 이야기는 관심 없다면서 그냥 할머니나 집에서 내쫓아달라 부탁했지만 괴물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목나무 괴물이 들려준 이야기는 앞서 서술했던 <왕자와 왕비> 이야기였다. 이야기가 끝나자 코너가 물었다, 왕자의 연인을 죽연 왕비를 왜 살려 주었냐고? 주목나무 괴물의 대답은 어린 코너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동화에서의 전형적인 클리셰인 권선징악을 벗어나는, 어찌 보면 잔혹 동화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사실은 연인을 죽인 것은 왕비가 아니라 왕자였단다. 왕자는 연인을 죽인다면 백성들이 자신과 함께 들고 일어날 것이라 예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또한 왕 역시 독살이 아니라 늙어서 죽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왕이 된 그 비열한 왕자는? 왕자는 왕이 되어 아버지처럼 인자하고 현명하게 왕국을 잘 다스렸고 왕국은 번성했고 오래오래 살았다고 한다. 주목나무의 이야기는 결국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는, 선악의 공존이었지만 어린 코너가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할머니 집으로 온 코너, 너무나 깔끔하게 정리 정돈된 집안,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방이 하나 있었는데 잠겨 있다. 그 방이 마음에 들었지만 그냥 열쇠 구멍을 통해 방 안을 훔쳐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던 중 초인종이 울렸고 아빠가 미국에서 왔다. 너무나 오랜만에 코너는 천진난만한 아이로 돌아갔다. 아빠와 놀이동산에서 신나게 놀았고 아빠 앞에서 한참을 재잘거렸다. 깐깐하고 엄격하고 간섭이 심한 할머니와 함께 살기 싫었기에 코너는 아빠와 함께 살고자 했다. 하지만 아빠도 형편이 넉넉지 못했기에 코너를 책임질 상황이 되지 못했다. 더군다나 회사가 준 연차가 얼마 되지 않기에 곧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그 사실에 코너는 심술이 났다. 아빠의 부름을 뒤로하고 차 문을 쾅 닫고 집으로 들어와 버렸다. 할머니는 엄마가 있는 병원에 가고 없었다. 코너는 일부러 가방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소파 위에서 뜀박질을 한다. 나름 소심한 복수였다. 순간 할머니가 소중히 여기는 오래된 벽시계가 종을 울렸다. 코너는 가만히 벽시계를 열었고 시계 침을 돌려 12시 7분으로 맞추었다. 역시나 주목나무 괴물이 할머니 집을 뚫고 들어왔다. 이제 두 번째 이야기를 하겠단다. 그리고 그 두 번째 이야기는 바로 <약제상과 목사>의 이야기였다. 목사의 집을 산산조각 냈다는 말에 코너는 이유를 물었다, 왜? 약제상이 악당인데 그를 벌줘야 하는 거 아냐? 괴물은 대답했다, 그는 무례한 구두쇠지만 여전히 약사였다. 하지만 목사는? 믿음이 없는 신자다. 그러면서 괴물은 주목나무 옆의 교회를 허물기 시작했다. 믿음이 치유의 절반이지... 나을 거란 믿음, 그 미래에 대한 기대... 믿음은 소중해, 믿음의 대상은 항상 조심스럽게 골라야지. 그리고는 다시 교회를 부수면서 이 일에 코너도 동참할 것을 권유했다. 어딜 부술까? 매우 재밌어. 괴물은 자신의 몸에서 막대 하나를 떼어 코너에게 주었고 괴물을 따라서 코너도 신나게 교회 건물을 부수기 시작했다. 괴물 말대로 기분이 좋아졌고 더 신이 나서 계속 때려 부셨다. 그러다 정신을 차렸을 때 코너가 부순 것은 할머니 집 거실의 모든 가구와 집기, 장식품들이었고 거실은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심지어 할머니가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벽시계까지 모두 박살내버린 상태다. 병원에서 할머니가 돌아왔다. 물론 할머니는 기가 차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코너는 두려웠고 울상이 되었다, 할머니 제발... 할머니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지만 어찌할 바를 몰라서 한참을 코너만 노려보다 그냥 돌아서 나가버렸다. 그렇게 한바탕 폭풍이 몰아친 후 코너는 사과하기 위해 할머니 방문을 열었지만 할머니는 없었다. 자신의 방으로 가던 도중 잠긴 그 방에서 야트막한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다가가 열쇠 구멍에 귀를 기울였을 때 숨죽여 흐느끼는 할머니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잠에서 깼을 때 아빠가 와 있었다. 엄마의 병이 악화된 모양이다. 할머니는 일찍 병원으로 갔고 아빠가 코너의 아침을 챙기러 왔다. 아빠와 함께 코너가 개판으로 만든 거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난장판이 된 거실을 보며 아빠가 말한다, 솔직히 너... 좀 대단하다. 이것저것 가벼운 것들을 정리하면서 아빠와 엄마의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엄마는 미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그때 코너가 세상에 나왔단다. 그래도 엄마는 아쉬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코너는 엄마 생애에서 최고의 선물이었기에... 그리고 엄마를 만난 이야기, 엄마를 떠났던 이유도 들을 수 있었지만 어린 코너에게는 어른들의 세계가, 그들 사이의 관계가 그냥 복잡하기만 할 뿐이다. 병원을 찾았을 때 정장을 입은 누군가가 엄마에게 다녀갔다. 엄마 말로는 새로운 약을 처방한단다. 이번엔 정말 좋은 약이라고 했다. 코너는 생각했다, 처음부터 그 약을 쓰지... 늦은 거 아냐? 엄마는 늦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때 코너는 괴물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믿음이 치유의 절반이래, 나을 거라 믿고 미래를 기대하는 거래... 이 말에 엄마는 기다렸다는 듯 이번 약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주목나무로 만들었단다. 정말? 진짜? 코너의 얼굴에는 희망이 피어올랐다. 그날 밤, 코너는 초조하게 주목나무를 기다렸다. 12시 7분이 되자 밖으로 나갔고 괴물이 서 있었다. 주목나무로 만든 약의 효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 치료 가능하다면 주목나무는 가능하다. 괴물의 이 답을 몇 번이고 확인코자 물어보는 코너에게 괴물이 말한다, 왜 날 불렀는지 감이 안 오나? 코너는 말했다, 난 부른 적 없어, 내가 널 불렀다면 엄마 때문이지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듣고자 한 건 아니야. 괴물은 진지하다; 세 번째 이야기는 지금은 아니지만 조만간 이어진다, 그러면 네 번째 이야기를 해야 한다! 순간 무너져 내리는 교회와 땅으로 꺼져 들어가는 무덤들, 잡고 있던 엄마의 손을 놓치는 장면이 코너를 스치고 지나간다. 이건 내 이야기가 아니야, 그저 악몽일 뿐이라고! 그 장면을 확인시키듯 괴물이 말한다, 세 번째 이야기가 끝나면 일어날 일이지... 코너는 그저 엄마가 어떻게 될지 알고 싶을 뿐이었지만 괴물은 코너의 이 질문은 외면한 채 그저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란 말만 남기고 뒤돌아선다. 괴물의 등 뒤로 코너가 외쳤다, 네가 치유의 나무라면 치유해 보라고! 엷은 한 숨을 내쉬고는 괴물이 짧게 대답했다, 그렇게 하지...
다음날 아침, 아빠는 떠날 채비를 한다. 직장에서 허용한 연차 기간이 다 된 모양이다. 아빠는 크리스마스에 데리러 올 거라 한다. 코너는 거부했다, 엄마는 나을 것이기에, 그래서 크리스마스에 엄마를 혼자 두기 싫다고 했다. 아빠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한다. 코너는 다급하게 주목나무 괴물 이야기를 했고 괴물이 온 이유가 있을 거라 했지만 아빠는 냉정하다, 그냥 꿈이라고, 용감해져야 한다고... 최대한 빨리 돌아온단 말만 남기고 아빠는 떠날 것이다, 그나마 의지할 마지막 사람인데... 코너는 아빠를 밀어냈다. 울지 않았다. 그리고 씩씩하게 정리하다 만 거실을 혼자서 정리했다. 밤에 엄마 소리에 잠을 깼다. 소리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니 할머니 방에서 나는 소리였다. 티브이에서 엄마가 보인다. 코너도 보인다. 유아기의 코너, 엄마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엄마는 다정하게 하나하나 설명을 하면서 함께 코너의 판타지를 완성해가고 있었다. 가만히 모니터를 응시하던 할머니의 뺨을 타고 흐르는 한 줄기 눈물이 코너의 눈에 들어왔다.
학교 시험 시간, 언제나 코너를 괴롭히던 녀석이 코너를 가만히 응시한다. 시험이 끝난 뒤 학교 식당, 녀석이 갑자기 코너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이제부터 코너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한다. 코너가 손을 잡았고 녀석은 악수한 손을 흔들며 말한다, 잘 가라, 오말리, 이제 우리 모른 척 하자, 너도 이제 투명 인간일 뿐이야... 이 말에 코너는 분노했고 순간 학교 식당의 시계는 12시 7분을 가리켰다. 주목나무 괴물이 코너 뒤에 이미 와 있었다. 이제부터 세 번째 이야기다, 주목나무의 짧은 이야기가 다급하게 이어진다: 투명인간이 있었다. 나서 자라는 동안 쭉 보이지 않았지. 사실 투명인간도 아닌데 말이야. 그냥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 거였다. 어느 날 투명인간은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 왜 아무도 자기를 봐주지 않는 것인가? 나는 존재하긴 하는가?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코너는 주먹을 꽉 움켜쥔다. 괴물의 마지막 대답... 괴물을 불러냈지...결국 각성했다. 코너는 괴성을 지르며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괴물도 무서운 얼굴로 뒤에서 함께 했다. 코너는 꽉 움켜진 두 주먹을 녀석의 얼굴에 퍼부으며 외쳤다, 난 투명인간이 아니야, 투명인간이 아니라고!!! 장면이 바뀌어 이젠 교장실이다. 교장 선생님께 혼나고 있다. 녀석은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녀석의 부모가 고소를 할 거란다. 교칙을 따르자면 정학이지만 용서하겠단다. 교실로 돌아온 코너,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제는 코너를 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사뭇 달라져 있다. 이때 교실로 누가 들어왔고 선생님께 조용히 무슨 말을 한다. 선생님은 코너를 불렀다, 엄마가 고비란다,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이제 엄마의 병색은 너무나 완연하다. 엄마가 말했다. 그 약, 나무로 만든 그 약이 말을 잘 안 듣나봐, 생각보다 많이 안 좋았나봐... 그럴 리가 없어, 코너는 울음을 꾹 참는다. 또 다른 약을 쓸 거야? 미안해, 이 만큼 미안한 적어 없어... 엄마가 코너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코너는 손을 빼버린다. 코너... 슬프거나 화나는 일이 있으면 말이야, 화내도 돼, 엄마한테 말할 필요도 없이... 그래도 돼, 그냥 부수고 싶은 거 있으면 부셔! 못쓰게 만들어버려! 눈물을 흘리며 자조하듯 엄마가 말했다; 백 년은 살고 싶어, 백 년이 있으면 네게 줄 수 있을 텐데... 코너는 병원을 박차고 나갔다. 먼 거리를 달리고 또 달렸다. 집에 도착했고 정문을 통해서 뒷문으로 나갔다. 무서워 들어가지 못했던 공동묘지의 문을 박차고 들어가 묘비 사이를 달렸다. 언덕을 올랐고 마침내 거대한 주목나무 아래에 도착했다. 주목나무에게 외쳤다, 일어나! 일어나라고! 몇 시든 상관없어, 이 거짓말쟁이! 주목나무를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고 심지어 돌까지 던졌다, 네가 필요해! 주목나무는 괴물로 변신했고 코너는 애원했다, 약이 안 들어, 엄마를 살려 달라고, 엄마의 병을 고쳐 달라고... 주목나무는 그의 요청을 매정하게 거절한다. 그럼 왜 나한테 온 거야? 엄마 병을 고치려고 온 거 아니야? 주목나무가 대답했다."엄마가 아니야. 너를 치료하러 온 거야!" 그리고는 말했다, 이제 네 번째 이야기를 할 때란다, 너의 이야기를, 코너 오말리의 진실된 고백을 들려달라고...
꿈에서처럼 주목나무 옆 교회가 무너지고 무덤들이 땅 아래로 꺼지기 시작했다. 그 가운에 위태하게 엄마가 서 있다. 엄마에게 도망치라고 했지만 이내 꺼지는 땅은 엄마를 집어삼켰다.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 겨우 엄마의 손을 잡았다. 괴물에게 도와달라고 했지만 괴물은 네 번째 이야기만 반복할 뿐이다. 코너 오말리의 진실이다, 너의 악몽이다! 코너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엄마의 손을 놓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엄마의 손은 코너의 손에서 빠져나갔고 엄마는 거대한 싱크홀의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이제 깨야 하는데... 깨어날 때인데... 하지만 멍해져버린 코너를 괴물은 진실을 말하라며 다그치고 위협한다. 무슨 진실? 뭘 말하라는 거야? 네 번째 이야기를 말해라, 코너 오말리, 너의 악몽을, 너의 진실을! 코너는 외쳤다, 말하면 난 죽고 말 거야! 괴물은 아랑곳없이 더 크게 소리친다, 아니면 내가 널 죽일 테다! 코너가 계속 거부할수록 괴물은 더 세게 코너를 죄어오며 협박한다, 진실을 말하라고! 기어이 코너는 내뱉고 말았다, "끝났으면 좋겠어!" 그제야 괴물은 뒤로 물러섰다. 정적이 흐른다. 엄마가 떠날 거란 생각조차 싫었어, 다 끝났으면 좋겠어, 내가 떠나보낸 거야, 내가 죽게 만든 거야. 코너는 천천히 싱크홀 아래로 몸을 던졌다. 괴물은 손을 뻗쳐 코너를 잡았다.
괴물: 용기 있는 행동이다 코너, 마침내 말했군.
코너: 왜 나를 살려 준거야? 난 벌을 받아야 해... 잘 안될 거란 건 알고 있었어. 엄마는 항상 잘 될 거라 했지만 그건 내가 듣고 싶은 말이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냥, 차라리 다 끝나버렸으면 하고 생각했어. 하지만 난 그 생각을 할 때마다 혼자가 될 거란 게 또 싫었어...
괴물: 너는 한편으론 엄마를 잃더라도 다 끝났으면 했던 거지.
코너: 내가 떠나보낸 거야, 더 이상 붙들고 있을 수 없었어... 그렇게 항상 떠나보냈어.
괴물: 그게 진실이다, 코너 오말리.
코너: 정말 그러기 싫었어, 이제 진짜 잃어버렸어. 엄마는 죽을 거고 다 내 탓이야.
괴물: 그건 진실이 아니다. 넌 고통이 끝나길 바랬지, 너 자신의 고통이지. 그건... 아주 인간적인 바람이다.
코너: 진심이 아니었어...
괴물: 진심이 아니지, 하지만 진심이기도 하다.
코너: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괴물: 왕자는 어떻게 살인자이면서 사랑받는 군주가 되었지? 약제사는 어떻게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을까? 투명인간은 어떻게 눈에 보이면서 스스로 고독해졌을까? 인간은 그만큼 복잡한 거야, 인간은 고통스럽고 진중한 사실보다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거짓말을 좋아하지. 네 생각은 아무 의미가 없어 코너, 결국 중요한 건 너의 행동이야.
코너: 어떻게?
괴물: 진실을 말하면 된다, 지금처럼...
코너는 이제 지쳤다. 괴물은 달래듯 말했다, 시간이 있으니 좀 자 둬라. 오늘 밤이 마지막 여정이 될 거야. 너도 올 거야? 코너의 물음에 괴물은 약속했다, 갈게... 코너는 괴물의 큼지막한 손 안에서 잠이 들었다.
어느새 밤이 되었다. 자동차 소리에 잠을 깬 코너... 주목나무 아래에서 잠들어 있었다. 차를 몰고 할머니가 코너를 찾으러 왔다. 급하다고 했다, 엄마의 임종 순간이 다가온 거다. 쏟아지는 빗 속에서 할머니는 급하게 차를 몰았다. 하지만 한발 늦게 건널목을 건너지 못했고 지나가는 기나긴 기차의 행렬이 끝나길 기다려야만 했다. 딸의 임종을 앞에 두고 마음이 급한 할머니는 울음만 삼킬 뿐이다. 코너가 말했다, 할머니, 미안해요, 거실 일이랑 모두... 상관없단다, 코너... 우리가 마찰이 심하긴 했어, 그치? 하지만 서로 차차 배워가자꾸나. 하지만 우리도 공통점이 있단다, 네 엄마... 네 엄마는 우리가 나눈 공통점이야... 코너는 할머니를 와락 껴안았다.
병원에 도착했다. 드디어 엄마의 임종을 지켜볼 때다, 진실을 목도할 시간! 코너는 용기를 내어 병실로 들어섰다. 엄마의 손을 잡았다.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나뭇가지들이 뻗쳐 병실을 감싸고 있다, 뒤를 돌아봤을 때 약속대로 괴물이 와 있었다. 이것이 이야기의 끝이다, 괴물이 나지막이 말했다. 무서워... 당연하지, 엄청 힘들 거야, 하지만 넌 해낼 거야, 코너 오말리. 같이 있어 줄 거야? 여기 있겠다. 다시 돌아서서 엄마를 봤다. 어떡하지? 간단한 사실, 그거 하나만 말하면 돼. 괴물이 코너의 등을 떠밀었다. 코너는 엄마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쥐며 말한다, "가지 마, 엄마..." 코너는 마지막으로 엄마의 품에 안겼다. 엄마는 한 손으로 코너를 꼭 안은 채로 다른 한 손으로 할머니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눈을 돌려, 코너 뒤에서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주목나무 괴물을 바라보며 알 듯 모를 듯 미소를 머금은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
- 네 번째 이야기는 어떻게 끝나?
- 소년은 엄마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것으로 소년은 엄마를 떠나보낼 수 있었단다.
병실의 시계는 이제 12시 7분을 가리킨다.
할머니가 준비해 둔 코너의 방은 열쇠로 잠가 두었던 그 방이었다. 그 방은 결혼 전에 엄마가 사용했던,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꿈을 키웠던 엄마의 방이었다. 엄마의 냄새가 묻어있는 그 방에서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다 엄마가 그렸던 그림첩을 발견하게 된 코너. 그림첩에는 코너가 보았던 주목나무 괴물의 탄생이 그려져 있었다. 엄마의 동화적 상상력으로 그려진 그림이었고 유아기적 코너에게 엄마가 들려주었고 엄마와 함께 그렸던 그림이자 이야기였다. 그렇게 엄마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주목나무 괴물은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외부로 통하는 문을 닫아버린 코너를 패닉 룸 같은 그곳에서 꺼내 주기 위하여, 그렇게 코너를 치유하기 위하여 엄마의 상상을 넘어 코너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리라. 마지막 페이지에서 엄마가 접어 둔 그림을 펼쳤을 때 꼬마를 어깨에 태운 주목나무 괴물을 볼 수 있다. 코너는 한참을 말없이 바라보며 그저 미소만 지었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아이를 위한 판타지가 아니다. 보스턴 글로브의 코멘트처럼 "극복에 관한 매혹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영화의 정확한 제목은 몬스터 콜즈(Monster Calls)이며 이는 괴물을 호출한다는 의미다. 누가 호출했는가? 코너는 자신이 호출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렇다, 코너가 호출한 것이 아니다. 엄마가 괴물을 호출했다. 왜? 코너를 위하여... 괴물의 말 그대로 괴물은 엄마를 치료하러 온 것이 아니라 엄마의 요청에 응하여 코너를 치유하러 온 것이다. 무엇을? 여전히 어리광 부리고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나이인 코너다. 하지만 아픈 엄마로 인해 일찍 철이 들었다. 엄마가 아프기에 자신도 괴롭다. 엄마의 병이 낫지 않을 거란 것도 알고 있다. 혼자가 될 거란 것도 예상한다. 그래서 슬프고 두렵고 울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울 수도 없다, 울면 엄마가 더 힘들어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울분을 토할 수도 없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니까. 더군다나 그런 코너를 위로해줄 아빠마저 곁에 없다. 아이라기엔 다소 성숙하고 어른이라기엔 여전히 어린 코너는 그렇게 두려움, 고통, 슬픔, 분노를 안으로 삼켜야 했고 혼자 감내해야만 했다. 그런 시간은 12살의 어린 아이에겐 커다란 고통이자 괴로움의 시간일 것이다. 그래서 코너는 차마 밖으로 꺼내지 못할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고통스러운 상황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해결은 엄마의 죽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그런 생각이 엄마의 병을 더 악화시켰다고, 자신이 엄마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몸부림친다. 이렇게 양면의 감정이 끊임없이 교차하며 코너의 내적 세계를 더욱더 악화시킨다. 그런 괴로움을 풀어내는 수단은 그림밖에 없었고 그래서 그림 속으로 빠져들면서 코너는 자신의 세계를 만들었고 외부와의 통로를 철저하게 차단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림이 치유의 수단이 되었을 것이다. 엄마는 코너가 어릴 때부터 그림을 가르쳤고 함께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림으로 이야기를 표현했고 그림과 만난 이야기는 그 자체가 판타지가 되어 코너의 잠재의식에 깊숙이 박혔을 것이다. 그렇다, 왕과 왕비의 이야기, 약제상과 목사 이야기 모두 엄마와 함께 그림으로 만든 동화였다. 주목나무 괴물 또한 엄마가 코너에게 그림으로 들려준 판타지였다. 그렇기에 치유가 믿음의 절반이라고 하는 코너의 말에 엄마는 새로 처방받을 약이 주목나무로 만든 약이라고 했을 것이다. 엄마와 코너가 오래전 공유했던 주목나무 괴물은 코너의 잠재의식 속에 잠들어 있다 호출에 응하여 그 거대한 몸을 일으켰고 그렇게 코너를 치유하기 위해 코너의 세계 속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엄마가 창조한 판타지 속의 괴물이었기에 그것은 곧 엄마의 요청이라 할 수 있다. 그 요청에 응하여 괴물은 코너의 세계로 들어가 인간의 양면성을, 선악의 공존을 드러내고 그것이 현실임을 이해시킴으로써 코너로 하여금 양심의 가책을 극복하고 고통스러운 그 현실을 행동으로 직시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코너의 세계를 둘러싼 단단한 껍질은 깨지고 코너는 더 넓은 세상 속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리라.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가 네 번째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순간 엄마는눈을 감기 직전에 몬스터를 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엄마는 이제 마음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세상으로 나올 코너에게 이제는 이렇게 말해도 좋을 것이다... 아이야, 이젠 마음껏 슬퍼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