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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철 May 24. 2019

맛과 멋의 향연, 잡채

간과 색깔, 식감을 한번에 잡는 당면 삶기

한식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잡채만 한 것도 없다. 잔치 상에나 내놓을 정도로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그래서일까, 집에서 해 먹는 곳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잡채는 손이 많이 가는 만큼 둘이서 분업해서 작업하면 효율적이다. 잡채는 다양성의 통일이다. 재료가 갖는 독립성이 적절하게 자리한다. 색깔과 식감은 더욱 부각된다.


잡채는 말 그대로 잡다한 야채다. 재료에 따라 종류도 많다. 중국식 팔보채, 청포묵을 이용한 탕평채, 약식으로 해 먹는 콩나물잡채, 어묵잡채, 부추잡채 등 부르기 나름이다. 잡채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으로 통한다. 재료 종류가 일단 많고, 재료별로 일일이 볶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집은 장모님과 분업을 해서 90분이 소요된다.


나는 재료를 준비하고 재료별로 가늘게 채 썰어 준비해준다. 장모님은 시금치를 다듬어 데쳐 무치고, 재료를 볶는 작업을 한다. 가장 중요한 당면 삶기는 내 몫이다. 계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마 혼자 작업한다면 두 시간은 족히 걸린다. 잡채가 정성이 깃든 음식이라는 걸 보기만 해도 쉽게 느낌이 온다.


우리 집만큼 잡채를 자주 해 먹는 집도 없는 것 같다. 음식의 디테일이라면 잡채일 것이다. 잡채가 귀찮다면 약식으로 해 먹어도 좋다. 콩나물과 어묵만으로도 당면과 잘 어울린다. 당면 삶기만 주의하면 된다. 잡채는 그 자체로 영양의 보고다. 식감과 맛, 멋을 한 번에 누리는 잡채 하나면 세상 부러울 게 없지 않을까.




정통 재료로는 보통 당면, 시금치, 돼지고기,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건)목이버섯, 양파, 파프리카, 당근, 오이가 준비된다. 당면과 건목이버섯은 물에 불려야 한다. 당면은 겨울철엔 1시간, 여름철엔 30분 정도면 된다. 고기 밑간은 다진마늘, 간장, 맛술, 참기름, 후추 정도면 무난하다. 중요한 건 야채를 최대한 가늘게 써는 것이다. 당면 굵기만큼 최대한 얇게 써는 게 좋다. 목이버섯은 태생적인 모양대로 썰어 정리하면 무난하다.


잡채 요리에서 가장 핵심은 당면 삶기다. 당면은 간, 색깔, 식감을 한 번에 잡는 게 중요하다. 당면 500g 기준으로 물 1L, 다시마간장 140ml, 설탕 30g을 사용한다. 그러면 당면 삶기가 한 번에 가능하다. 센 불에서 해야 하고 삶을 때 뚜껑을 닫지 않는다. 국물이 거의 졸았을 때 약불에서 식용유를 넣고 재빨리 볶아주면 완성.


대개 면 종류는 공기와의 접촉이 있을 때 더 탱탱해진다. 라면 삶을 때도 면을 공기 중으로 저어주는 게 좋다. 당면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들기 때문에 칼로리가 높다. 전분은 미뢰를 자극해 미각을 북돋운다. 당면은 중국으로부터 들어왔고, 1930년대부터 만들어져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이전에는 고기, 버섯, 야채로만 잡채를 해 먹었다.


※ 요리 음식 사진들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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