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이 꼭 옳은 독서법이 아니다. 하시모토 다케시의 『슬로 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에서 소개된 슬로 리딩은 3년에 걸쳐 읽기와 쓰기, 생각하기 등 다방면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연놀이나 먹을거리 등을 실제로 따라 해 보기도 하고, 100가지 일본 시를 카드로 만들어 맞추는 놀이를 하는가 하면, 어려운 단어를 찾아보고, 활용하여 기록으로 남기거나, 수업과는 전혀 다른 ‘샛길’로 빠져 일상생활의 다양한 상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EBS를 통해 슬로 리딩을 적용해 봤고, 그 결과 학생들의 창의성과 사고의 깊이가 향상된 경우도 있다. 소독과 다독은 분명 각각의 장점이 있다. 소독을 통해서 깊이 읽고 깊이 생각해 사물과 사건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능력을 햠양할 수 있다. 다독을 통해서는 많은 지식을 단기간에 배우는 것으로 지식의 양의 빠른 확대와 생각의 다양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독서는 소독의 장점을 유지한 채 다독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하루 거의 대부분을 책만 읽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독가도 하루의 몇 시간 안 되는 시간만 책을 읽는다. 다독을 하면서도 소독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책을 읽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가 중요하다.
다독을 하면서 소독의 효과를 동시에 얻기 위해서는 책을 손에서 놓는 시간에 책 내용을 생각하고 깊게 사색을 하며 세밀하게 관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런 자세를 통해 다독을 하면서 동시에 소독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독과 소독 모두 장점이 있고 모든 장점을 얻을 수 있다.
속독의 함점
흔히들 다독을 하고 싶어도 한 권 읽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힘들다고 하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독서가 익숙하지 않다는 데 있다. 아무래도 다독을 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굳이 속독을 배울 필요는 없다.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누구나 처음 할 때는 실수도 하고 잘 못하기도 하지만 반복을 통해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효율적인 방법을 터득하고 빨라진다. 학습을 통한 개선 작업은 독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리고 몇 가지 방법을 통해 독서 방법을 개선한다면 그 속도를 더 앞당길 수 있다.
문제가 있다면 해결책을 찾자
모든 일을 함에 있어 중요한 몇 가지가 있다. 그것은 목표, 계획, 실행과 보완이다. 책 읽는 속도를 높이고 것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책 읽는 속도를 높이고자 한다면 책을 읽을 때 속도를 높이겠다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책 읽는 속도가 늦어서 다독이 어렵다고 말하면서 막상 책을 읽을 때는 속도를 높이겠다는 생각이 없다면 그 문제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점을 알았다면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 그 방법대로 훈련해야 한다. 필자도 책 읽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타이머의 위력
책을 읽기 전 현재의 페이지와 시간을 확인한다. 그리고 10분 동안 책을 읽기 시작한다. 10분 후 몇 페이지를 읽었는지 확인한다. 수차례 반복하면 10분 동안 평균 몇 페이지를 읽는지 알 수 있고 그것이 나의 읽는 속도다. 별도로 설명하겠지만 책마다 속도는 달라진다.
평균 속도를 알았다면 눈을 감고 1분간 지금보다 빨리 읽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빨리 읽는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린다. 마음을 먹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흔히 ‘이미지트레이닝’, ‘자기암시’, ‘심적표상’으로도 불리는 목표점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효과를 나타낸다. 나 자신에게 기존의 모습보다 나아진 모습을 하라는 변화의 명령을 주는 것이다. 강렬한 이미지로 절실히 원하면 변화의 속도도 더욱 빨라진다.
1분간의 마음을 먹었다면 이제, 10분간 더 빨리 읽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다. 책을 읽는 매 10분마다 이렇게 책을 빨리 읽겠다는 마음을 먹고 10분간 시간을 재면서 책을 읽는다. 매일 책을 1시간 읽는다는 기준하에 1~2주만 지나면 정말 속도가 빨라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돌아가서 읽지 마라
물론 중간에 자신의 읽기의 문제점이 나올 것이다. 빨리 읽으려다 보니 글을 대충 보고 넘어가거나 빨리 지나가서 읽은 부분이 생각이 안 나서 다시 돌아오는 등의 작은 문제점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럼 그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면 된다. 이런 사소한 문제들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필자는 어렸을 때 키보드 타자를 누가 더 빨리하는지 친구들과 시합을 하곤 했다. 시합 전까지는 몰랐지만 시합을 하고 나서 알게 된 점 중 하나는 한 글자를 틀리고 수정하는 시간이 다른 글자 4~5개를 치는 속도에 맘먹는다는 것이었다. 시합을 통해 타자가 느린 문제점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고 타자 속도를 높이는 것에도 신경을 썼지만 틀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런 노력을 통해 타자 속도도 빨라졌고, 틀리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70퍼센트만 이해하라
책을 세밀하게 정독을 하면 기억나는 것이 더 많아질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디테일한 것은 신경을 덜 쓰고 넘어가며, 중요 내용에만 집중하는 것이 기억에 도움이 된다. 집중해서 책을 읽다 보면 조사 하나하나에까지 신경을 쓰며 읽게 된다. 이럴 땐 의식적으로 조사, 형용사, 부사들은 대충 보고 명사 위주로 읽는 것이 읽는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며, 기억력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책의 내용을 100퍼센트 세밀하게 읽으려 하지 말고 문장의 중요 성분만을 읽으며 꾸며주는 말과 조사들에서 시선을 두지 말며 70퍼센트 정도만 보며 읽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는 것이 좋다. ‘이 정도만 읽고 넘어가도 내용 이해에 문제가 없을까?’싶을 정도로 빨리 읽고 넘어가는 것이다.
이 방법을 처음 시도할 때에는 우선 최단 시간 내에 시선을 최대한 빨리 움직이며, 중간중간 몇 개의 단어들만 보고 넘어가며 한 페이지를 읽어보자. 그런 다음 다시 동일한 페이지를 기존에 읽던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각각의 단어에 시선을 한 번씩 주며 읽어본다. 막상 두 가지 방법으로 같은 페이지를 읽어 이해도, 기억도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빨리 읽으려는 생각을 유지해라
글을 빨리 읽으려는 생각을 가지고 읽으면 읽는 속도도 빨라질 뿐만 아니라 빨리 읽으면서도 기억을 더 잘하려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다시 읽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시간을 재면서 해보면 느끼겠지만 다시 읽는 것이 책 읽는 속도가 늦은데 큰 이유를 차지할 것이다.
필자의 경우 이 방법을 1년 동안 지속한 결과 책 읽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졌다. 이 방법은 꼭 해봤으면 한다. 다른 도구나 방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달라진 것이라곤 기존과 같이 동일하게 읽으면서 빨리 읽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만 추가했을 뿐이다. 이런 작은 마음가짐 하나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다른 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 일을 하기 전 어떤 준비를 하는가에 따라 지속 발전하는 사람이 있고 계속해서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