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발리드는 군사 박물관이다. 국방부 큰 행사가 진행되는 곳이며 군인이 사망하면 이곳에서 장례식이 진행된다. 퇴역 군인들이 거주하는 호텔도 있고 군 병원이 있어 남편이 자주 치료를 도와주러 방문한다.
나폴레옹의 묘가 안치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며 여름에는 건물에 레이저를 쏘는 빛의 행사가 유명하다.
지난 6월 앵발리드에 아이들과 다녀왔다. 그날 이후 아이들은 박물관에 가길 두려워했다. 나도 한 2달 동안은 박물관에 가질 않았다. 겉으로 보기엔 2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았던 그곳은 들어가면 무조건 끝까지 보지 않고서는 되돌아 나올 수 없는 공간이었다. 한마디로 군대식이었다.
1층을 보다가 지루할 것 같아 뒤로 나와 다시 2층으로 가고 싶은데 그게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1층에 들어간 이상 빠져나올 수 없고 무조건 2층을 돌아야 한다. 어느 여학생이 들어온 입구로 다시 나가려고 하자 할아버지 경비원이 그 학생을 쫓아갔다. 그쪽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말하려는데 친구가 밖에 있어야 나가야 한다고 하자 순순히 보내주었다. 무서운 곳이다 앵발리드는..
경비를 서는 분들이 모두 퇴역 군인들이었다. 다른 곳과는 달리 나이 많으신 노인분들이 지루한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고 계셨다. 나가는 문을 못 찾아 들어온 곳으로 다시 나가려고 했더니 경비 할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내가 20년 군 생활했다. 이곳에서 일한 지 2년 되어가는데 이쪽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저쪽으로 나가라." 우리는 황당해하며 할아버지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으로 갔다.
건물 통로를 잠가 나갈 수 없게 해놓고 방문객도 많지 않아 누굴 따라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손가락이 가리킨 곳으로 가니 옆방으로 통과하는 작은 문이 보였다.
"이게 나가는 문인지 누가 알겠는가?"
날씨 좋을 날엔 앵발리드 잔디밭 앞에서 놀기 좋다. 사람들이 꽉 찬다. 센느 강도 바로 앞이고 걸어서 10분이면 에펠탑에 도착한다.
규모도 생각보다 커서 2시간 가지고는 볼 수 없다. 우리는 대충 훑으며 봤는데도 3시간을 넘겼던 걸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