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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Sep 05. 2021

파리 역사박물관 Musée Carnavalet

마레 지구 축제

파리 3구 마레지구를 탐방하며 47개의 장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축제가 있다.

나는 축제 첫날 아이들이 학교 간 틈을 타 파리 역사박물관에 방문했다.



https://lestraverseesdumarais.com/

코로나 이후로 종이를 좋아하던 프랑스도 디지털화되었다.

웬만하면 다 인터넷으로 티켓을 예약해야 한다. 무료더라도 꼭 예약을 하고 티켓을 소지해야 들어갈 수 있다.


나는 현장 구입을 하려고 그냥 갔다가 문 앞에서 인터넷 예약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그중 현장에서 가장 오래 기다렸던 때가 19구 빌레뜨에 있는 과학 박물관 때이다. 아이들과 현장에서 4시간을 기다리고 박물관 관람 후 깜깜한 밤 9시경에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파리 입장권은 무조건 인터넷 예약하시길


사람들이 닫힌 문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예약 시간 10시가 지났는데도 문이 열리지 않아 이상해서 전화를 걸어볼까 하던 참이었다.

앞에 사람들이 한 두 명씩 어디론가 사라졌다. 분위기를 보니 입구가 다른 쪽인가 보다.

한국 사람들이었으면 서로 알려주려고 했을 텐데... 개인주의답게 당연한 듯 자기만 알고 그냥 가버리는 거다. 참 냉정하다 냉정해.

건물 옆쪽으로 이동하니 아까보다 몇 배 더 긴 입장 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늘 그렇듯 한 명은 백신 수첩을 검사하고 다른 한 명은 티켓을 검사한다. 마지막엔 가방 검사를 받고 입장하게 된다.


보수를 하고 2019년에 재오픈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인터넷에서 본 내부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입장하는 모습
파리 상점들의 간판 및 데코
18세기에 나무로 만든 작품
루이 14세의 영향일까?황금 태양
거대하고 무거워 보이는 모자. 실제로 엄청 크다.
정원 풍경
노르망디 상륙 작전 덕분에 파리가 독일군에게서 해방된 날
파리 시청 문의 메두사 장식
센 강을 지나던 유람선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 출신의 프랑스 왕비 '마리 드 메디시스'  초상화

프랑스 귀족들의 방이 펼쳐졌다.

오브제 하나하나에 신경 쓴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곳 뮤제는 전시실에 관리자가 없었다. 대신에 작은 방마다 통로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었고 경보음이 존재했다.  사진을 찍으려고 작품 가까이 다가가면 삑삑거리며 소리가 났는데 경보음이라는 걸 알아차리는데 5초 정도 걸린 것 같다. 옆에서 단체 관람객을 인도하는 가이드는 사람들에게 "경보음이 엄청 예민해서 조금만 다가가도 울리니까 조심하라"라고 말했다.

2시간 관람하고 중간에 그림을 보며 쉬고 있다.
입체적인 집안 벽


지하 1층으로 이동했다. 몇 천 년을 순간 이동했다.


중세시대의 파리
파리 시떼 모습. 가운데 노트르담 대성당

2층으로 이동했다.

파리 귀족들의 복장을 보니 왜 코코 샤넬이 여성을 의복에서 해방시켰다고 하는지 이해가 됐다. 여성성을 강조하는 코르셋, 거추장스러운 치마, 거대한 모자에서의 자유 말이다.

파리의 시인과 화가 등의 대한 설명도 있다.
방 가득 그려진 화려한 벽화
비행기가 탄생하기 전  1783년 수소를 이용해 떠오른 열기구
화려한 아기 요람
파리지앵들의 일상
프랑스 혁명하면 이 빨간 모자
종이로 만든 귀족 구두
프랑스 혁명 기념일 1790년 7월 14일
파리 시민들이 무기를 구하기 위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다.

1층 전시실에는 요즘 젊은이들이 사는 파리의 방과 길거리의 시위 모습. 무장세력들에게 신문사 직원들이 살해된 사건까지 현대를 설명하는 장소도 있다.

지난해 별세한 세계 설치 미술가 크리스토가 1985년 포장한 퐁 뇌프 다리.

현재 파리 개선문 포장이 진행 중이며 9월 18일부터 3주간 공개될 예정이다. 나는 역사적으로 남을 개선문 포장 작품을 꼭 보러 갈 것이다.


필수코스 기념품샵

원래 계획은 미술관 2곳을 가려고 했는데 이미 4시간이 지났다.

이젠 체력이 안돼서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두통도 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우중충하던 날씨만 보다 오랜만에 햇볕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마레 지구를 걷는 동안 예쁜 매장들이 많아서 눈이 즐거웠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 보주 광장
보주 광장 앞에 빅토르 위고의 집, 넘 피곤해서 여기는 담에 관람하기로..
평범한 건물들도 다 이쁘다.


그리고 한국인의 필수 관광 코스라는 메르시.

나는 개인적으로 왜 여기가 필수 관광 코스인지 이해할 수 없다.

천가방 하나에 35유로, 볼펜 하나에 21유로.

누구 말로는 같은 브랜드의 물건이 백화점보다도 비싸다고 하는데...


"나 같으면 오페라 가르니에 기념품샵에서 이쁘고 절반 가격의 물건들을 사겠다."라고 말하면 분명 친구들은 "네가 파리에 사니까 그런 소릴하지~"라고 할 게 뻔하다.


내 말은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메르씨가 "너~무 예쁘다. 오늘 꼭 사야 한다"라고 오버할 만큼은 아니란 소리다.
각자 취향을 존중하는 걸로...

감사 노트


학교가 일찍 끝난 중학생 아들은 혼자 집에서 샌드위치 먹으며 (잔소리하는) 엄마 없는 세상을 즐기고 있었다.

가끔 나도 그리고 아들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4시간 열심히 걷고 집에 들어와

이불 빨래와 일반 빨래 돌리면서 쟈켓 손빨래도 하고, 집 청소하고 둘째 아이 픽업 갔다 저녁을 하고

애들 학교 서류 정리와 숙제, 다음날 옷, 가방 준비하고 설거지하고 침대에 누우니 밤 10시.

오랜만에 햇볕이 쨍쨍 비치는 날이라 급 빨래했더니 피곤하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갔다.


참고로 이 게시글에 110장의 사진을 올렸다.

몇 분 동안 사진을 통해 휴식을 취하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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