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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세드 Aug 31. 2020

내 입에 꼭 맞는 냉침 밀크티 제조법

밀크티와 더치커피가 만났을 때

1. 먼저 이걸 어떻게 만나게 되었냐면요

테일러 커피라는 카페가 있다. 홍대 인근에 꽤 많은 가게를 가지고 있는 카페다. 거기에 '데이지'라는 메뉴가 있는데 밀크티와 더치커피를 섞어서 만든 음료라고 한다. 처음 먹었을 그 향기가 정말 좋았다. 밀크티와 더치커피는 따로 먹어도 훌륭한데 이 맛있는 것을 합칠 생각을 했다는 것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냉침 밀크티와 더치 라테를 아주 좋아한다. 더치커피는 참 매력적인 것이 우유를 만났을 때 그 고소함이 배가 된다. 어찌나 고소했는지, 그냥 생 우유를 먹는 것보다 더치 원액을 섞어서 먹는 것이 더 고소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락토프리 우유를 먹어본 사람은 우유의 고수운 맛을 알 것이다. 더치 라테에서는 그런 고소한 맛이 난다.) 그런데 음료를 주문하면 잔에 얼음이 잔뜩 있는 탓에 몇 모금을 홀짝거리면 금세 바닥을 비우는 것이 아쉬워,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집에서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2.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는데-

홍차를 무엇으로 할지를 고민했다. 시도해본 것은 총 세 가지다.

-포트넘 앤 메이슨의 아쌈.

-트와이닝의 얼그레이.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 

설탕의 양도 변화시켜가면서 해 보았다. 일반적인 밥 숟가락으로 비정제 설탕 한 스푼, 혹은 한 스푼 반, 혹은 두 스푼. 

더치 용액의 양도 처음에는 20ml 정도를 부었다가, 나중에는 절반으로도 해 보았다가, 더치 용액과 밀크티를 섞을 때 우유를 넣어도 보았다가 안 넣어도 보았다.


3. 그래서 결국 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

먼저 홍차는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가 가장 좋았다. 다른 홍차들에 비해 레이디 그레이는 약간의 향이 가미되어 있다. 독특한 꽃향 같은 것이 난다. 나는 평소에 그것을 차로 우려먹을 때는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꽃과 같은 냄새가-밀크티로 만들어먹으니 정말 향긋했다. 

설탕의 양은 밥 숟가락으로 비정제 설탕 두 스푼. 달지 않으면 고소함과 맛이 오히려 반감되었고 적당한 단 맛이 나야 홍차의 향긋한 향과 고소함이 배가 되었다. 

더치 용액은 10ml, 고소함을 더할 정도로만 넣는 것이 좋았다. 우유는 섞지 않고 밀크티에 더치 용액만 섞어서 먹으니 맛있었다. 


냉침 밀크티 재료: 700ml 통, 우유, 트와이닝 레이디 그레이 티백 2개, 비정제 설탕 봉긋하게 두 스푼, 물 150ml

-냄비에 물 150ml을 넣고, 티백에서 잎만 걸러서 넣고 설탕 두 스푼을 넣고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서부터 약 2분 정도 더 끓인다. 

-우유를 넣어 온도를 약간 식힌 후 700ml 통에 붓고, 통이 꽉 차도록 우유를 마저 붓는다. (저지방 우유도 괜찮았다)

-약 12시간 정도 냉장고에 넣어 냉침한 뒤 찻잎을 걸러서 먹는다.


나만의 데이지 제조법: 냉침 밀크티를 일반적인 물컵에 적당히 따른 뒤 더치커피 10ml를 섞어서 얼음을 조금 띄운다.


지금도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철저하게 내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제조법이지만, 많은 이들의 입맛에 맞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먹어본 사촌, 동생, 엄마 모두 극찬을 해준 레시피다. 평소 아메리카노보다는 라테나 카푸치노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원래 본인만의 냉침 밀크티 레시피가 있다면 거기에 더치커피를 조금만 섞어서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또다른 새로운 맛의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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