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소싱, 속도가 우선이다

by 카멜


오늘은 오후에 협력업체 방문 계획이 잡혀 있다. 개발용 원자재를 공급하는 협력사다.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시간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었다. 방문 전에 최근의 발주 이력과 입고 현황 그리고 거래실적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였다. 특별한 이슈가 있어서 가는 것은 아니고 정기적인 정보 교류가 목적이다. 그래서 다소 발걸음이 가볍다.


오전에 급한 업무를 마치고, 회사 건물을 나와 협력업체로 발길을 돌렸다. 협력사 주요 공실의 작업현장을 우선 확인하고 사무실로 올라가 대표와 티(tea) 타임을 가졌다. 그는 개발물량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양산물량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가동률 측면에서는 단발성인 개발 자재보다는 지속적인 양산 자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개발 관련 협력사의 바람이다. 그리고 사장은 올해 안에 법인 사업자로 전환할 계획과 좀 더 넓은 장소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을 알려 주었다. 다행이다. 업체를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면, 개발업체의 발주물량이 많았으면 하는 점이다. 특히 오늘 방문한 협력사는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매출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작별 인사를 하는 대표를 뒤로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회사로 발길을 돌렸다. 바로 그때 휴대폰에 문자 하나가 도착하는 신호음이 들렸다. 확인해보니 K다.


'팀장님, 지난주까지 원부자재 OJT 기간이 끝나고 다음 주부터는 MRO 자재를 배웁니다. 그런데 그쪽 파트장님이 워낙 깐깐하다고 소문이 자자해서요. 제가 미리 알아야 할 내용이 없을까요? 팀장님이 좀 알려 주세요. 많이 바쁠 실 텐데 죄송합니다.'


뭐라고 답을 해 주지? 한동안 생각하다가 K에게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구매팀에 근무하다 보면 갑자기 입고 요청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른바 긴급요청이지요. 특히 MRO(Maintenance Repair & Operation) 소싱 담당자가 경험할 확률이 매우 높아요. 전에도 얘기했던 것처럼, MRO가 기업 활동을 유지(Maintenance)하고 설비를 보수(Repair)하고 효율적인 운영(Operation)을 위하여 투입되는 자재를 말하는 거잖아요. 즉 제조업의 생산 활동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으나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투입되는 자재들을 일컫지요. 흔히들 간접구매라고도 해요. 어때요. 기억나지요. 더 자세히 애기해 볼까요.


유지 및 보수(Maintenance & Repair) 자재로는 기계부품, 전기 스위치, 볼트와 너트 등 설비와 공사 그리고 안전용품 등이 대표적이어요. 운영(Operation) 자재로는 사무용품(Office Supply), 전산소모품, 비품 등을 들 수 있고요. 물론 회사에 따라 구매권한을 한 조직에 집중하거나 여러 부서에 분산하기도 하지요. 만약 구매팀 한 곳에서 구입을 하게 되면, 구매 파워는 막강해져요. 반면에 업무의 효율성을 살리기 위해 전산장비는 전산팀, 사무용품과 비품은 총무팀, 위탁연구와 같은 용역성 구매는 기획팀 등에 구매권한을 위임하는 경우도 있어요. K가 근무하는 곳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궁금하네요. 아무튼 어느 방법이 옳다거나 그르다고 단정할 수 없어요. 회사의 이익이 되는 방법을 선택하면 될 테니까요. 참고로 내가 근무하는 회사는 업무의 신속성을 위해 구매권한을 분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사용하는 부서나 팀에서 바로 구매를 하게 되면, 시간이 단축될 수 있잖아요.'



'말이 나온 김에 우리 회사의 MRO 구매방식을 좀 더 설명해 줄게요. 소싱 담당자가 구매요청을 접수하게 되면 관련 협력업체에 견적요청서를 뿌려요. 견적서를 넣어 달라는 애기예요. 물론 2개 이상의 복수 업체를 협력업체群(POOL)에서 임의로 소싱 담당자가 선택을 해요. 협력업체群은 가공, 금속, 화학, 전기, 기타 등 업종별로 구분되어 있어요. 수년간 우리 회사와 거래관계를 유지해 온 협력사(들)이지요.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그래도 K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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