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북 '아름다움으로 인한 영혼의 힐링' - 10
간혹, 본인이 메어있는 감정을 풀고 싶을 때 그에 맞는 풍경을 찾기도 한다. 보통은 여름에 보는 시원한 바다의 풍경을 더 좋아하지만, 가끔 흰 눈이 내리는 날 얼어붙을 정도로 살벌한 바람이 부는 바닷가의 풍경을 경험하러 떠나는 사람도 있다. 극에 극을 더한 풍경 속에서 떨쳐버리고 싶은 감정이 있거나, 슬픔을 쏟아내고 싶을 때, 혹은 다 비우고 싶을 때 이러한 풍경을 찾기도 하는 것이다.
풍경은 우리의 감성에 많은 영향을 미쳐 현재의 감정을 풀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심리학적으로 들여다보면 마음속에서 감정(특히 슬픔, 애잔함과 같은 감정)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거부하지 말고 온전히 느껴야 떠나보낼 수 있다고 한다. 그 과정을 ‘애도’의 과정이라 부른다. ‘애도’의 과정을 거치면 슬픈 감정을 흘려보내고, 일상의 감정 상태로 돌아와 다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슬픈 감정일 때 그에 맞는 풍경을 찾는 이유는 마음의 상태를 외부의 환경에 투영시켜 확장시킴으로써 그 감정에 진하게 머무른 뒤 떠나보내는 과정을 거치려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상처가 깊게 남는 슬픈 기억을 제외하고는, 고민하고 방황했던 시간은 그 순간을 잘 이겨내고 나면 소중하고, 본인을 성장시키는 기억으로 남는다. 특히나 그러한 시절에 자신의 감성과 잘 맞는 풍경을 찾았다면, 풍경과 감정이 함께 어우러져 더욱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풍경과 함께 형성된 기억은 마치 사진을 보듯이 더 불러내기 쉬워지는 특성을 갖다. 이를 “감정의 사진 찍기”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감정을 풀어내는 흔한 방법으로는 음악 듣는 것이 있다. 연인과 헤어지거나 실연을 당하고 난 뒤,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펑펑 울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슬플 때는 슬픈 음악이 더욱 잘 들리고 그 음악에 빠져들며, 그 속에 빠져 슬픔을 깊게 느끼고 나면 어느 정도 감정 정리가 된다. 위에서 말한 ‘애도’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음악은 행복할 때 감상하기도 하지만, 슬플 때 애도의 과정을 거치게 해주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