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사람으로 살아남기 (2)
앞 글에서는 예민한 사람이 선택해야 하는 환경과 직업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이번 글에서는 부정적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무리 환경을 잘 선택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며, 어쩔 수 없이 맞지 않는 환경에서 생활하게 될 수 있다. 맞지 않는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는 예민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고, 불안, 긴장, 우울 등의 감정을 느끼기가 쉽다. 대부분의 예민한 사람들은 괴로운데 그 감정을 해소하거나 표현하지 못해 그 장소를 벗어나도 힘든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부정적 환경에서 올라오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해소하고, 이완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겠다.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몇 가지 심리적 요법들이 있는데, 불안감이나 불쾌 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느끼는 방법, 믿을만한 사람에게 표현하고 이해와 지지를 얻는 방법, 조깅이나 소매틱 운동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덜 올라오는 몸을 만드는 방법 등이 있다.
부정적 환경에서 부정적 감정이 올라오면 호흡과 함께 해당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대로 느껴준다. 들이쉬는 숨과 함께 그 감정이 어디서부터 올라오는지 느끼고, 내쉴 때도 그 감정이 어떤 떨림으로 느껴지는지를 느껴본다. 감정은 느껴주고 나면 해소가 되는데, 사람들은 부정적 감성을 억누르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감정이 해소가 안되고 지속해서 해당 감정이 올라오는 것이다. 감정을 온전히 느끼지 않고, 회피하거나 억누르는 것을 감정의 억압이라고 하는데, 억압된 감정 해소가 되지 않고 신체에 떨림으로 남게 되며, 적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올라오게 된다. 지속적으로 감정을 억압하게 되면 감정을 점차 느끼게 되지 못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불안, 우울, 신체적 증상을 일으킨다.
(*감정의 억압 : 감정을 온전히 느끼거나 표현하지 않고, 참는 것. 몸의 긴장을 유발하고, 해당 감정이 남아 생활 중에 올라오게 된다.)
호흡을 하면서 감정을 느껴보려 하면 내면의 움직임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감정이 어떤 몸의 떨림으로부터 올라오는지 잘 느껴지게 된다. 해당 몸의 떨림과 불편함이 풀리게 되면, 긴장이 완화되고 시원한 느낌이 느껴질 것이다. 감정이 방출되고 해소되면, 들이쉬는 숨보다 내쉬는 숨을 2배 이상 길게 하여 호흡을 한다. 숨을 내쉴 때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어, 숨을 길게 내 쉬면 이완이 되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외부의 부정적 자극으로 불안과 긴장이 많이, 자주 올라오는 상황이라면 하기의 방법도 추천한다. 트라우마 해결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사회적 자원이 중요하고, 소매틱 운동이 트라우마 치료에 매우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를 많이 접하게 된다.
사회적 자원이란 믿을 만한 사람의 감정적 지지를 받는다는 말이다. 주변의 믿을 만한 사람에게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와 공감을 충분히 받으면 불안과 긴장이 완화되게 된다. 우선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을 했을 때 해당 감정을 알아차리고 인정하게 되는 효과가 있고, 일단 알아차려지고 표현된 감정은 무의식에 덜 억압된다. 그리고 이해와 공감을 받으면 따스한 느낌이 드는데, 타인에게 들었던 말을 본인 스스로 본인에게 해주게 될 확률이 크기 때문에 본인의 내면소통 습관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만일 주변 사람들이 이해와 공감 능력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면, 전문 상담사에게 말을 하고 감정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부정적 감정을 줄이기 위한 신체적 활동으로는 조깅이 있다. 불안은 주로 심장으로부터 올라오는 감정인데, 하루의 25분 정도씩의 조깅을 3주 이상 진행하면 심장 박동이 외부 자극에 대해 안정화되면서 불안을 덜 느끼고, 긍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병원에서는 불안증 환자에게 심장을 규칙적으로 천천히 뛰게 하는 약을 처방하고 있다고 하고, 대부분 효과가 좋다고 한다. 그리고 소매틱 운동(Somatic exercises)을 하는 방법이 있다. 소매틱 운동이란 느린 동작을 하면서 내부 근육의 움직임이나 몸의 느낌(내부 감각)에 집중하는 운동이다. 감정은 신체적인 반응을 뇌가 인지하고 해석하여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 감각에 대한 뇌의 추론을 변화시키면 불필요한 부정적 감정이 줄어들게 된다.
부정적 감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감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배우고 적용한다면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소개한 호흡기법, 사회적 지원의 활용, 조깅과 소매틱 운동 같은 신체 활동 등을 통해 불안과 긴장을 줄이고, 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