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을 위한 사전 준비
지난 몇 주간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들에 도전했다. 낯선 곳에서 일주일 살기 2회, 한라산 등반, 패러글라이딩, 그리고 서핑이 그것들이다. 평소 꿈꿔왔던 것들을 4주간 몰아서 미션을 클리어하듯 하나씩 해버리고 나니 더 이상 하고 싶은 것들이 생각나지 않는다. 마치 무당이 굿판에서 신나게 춤추는 것처럼 전국에서 놀고 나니 내면의 욕망을 모두 씻어낸 느낌이랄까. 스스로 느끼기에 산란하고 들떠있던 에너지를 모두 털어내고 정화된 에너지가 응집하여 중심이 아래로 잘 잡힌듯하다. 4주간 이 모든 경험을 잘 해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준 체력에 감사하다.
동적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 크게 네 파트로 구성되는데 시작은 가볍게 몸에 진동을 주는 것이다. 몸이 어느 정도 움직일 준비가 되면 그 뒤에는 미친 듯이 춤을 춘다. 한참 춤을 추고 난 뒤 그대로 서있거나 자리에 앉아 명상을 하고 휴식으로 마무리한다. 4주 동안의 경험이 이런 동적 명상 1,2 단계를 삶 속에서 행한 것 같다. 이제 투명하고 고요해진 내면을 살펴 앞으로의 삶을 위해 지금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할 준비가 된 것 같다.
흔히 이야기하는 요가는 요가 8단계 중 3단계인 아사나(자세)를 말한다. 아사나의 상위 단계는 호흡, 집중, 명상 등이 있다. 아사나를 먼저 하는 이유는 몸을 써서 정체된 에너지를 바르게 순환시키고 신체적 불편함을 없애 그다음 단계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이다. 집중하려면 우선 몸이 준비되어야 한다. 그것이 요가든 등산이든 달리기이든 어떤 형태로라도 몸이 먼저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집중력과 지속력이라 말했다. 그리고 그 집중력과 지속력을 가능케 해주는 것을 '체력'이라고 했다. 몸이 먼저 준비기 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집중을 위한 사전 준비는 몸만들기. 이것은 우주의 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