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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겨울 반은 봄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아침에 마당에 나오니 밤새 진눈깨비가 내려 있습니다.

삼월인데도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닌 게 그리 내렸습니다.

그런 계절입니다.


반은 눈이고 반은 비 같은

진눈깨비를 닮은 달 삼월입니다.

반은 벌써 봄이고 반은 아직 겨울인

혼돈의 달 삼월입니다.


태초에 우주의 혼돈에서 지구라는 생명이 싹트틋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질서와 분열의 혼란 속에

희망과 절망의 혼재 속에

그렇게 계절은 바뀝니다


물이 끓어야 음식이 익듯

반죽이 섞여 음식이 되듯

그렇게 봄은 옵니다

그렇게 희망은 보입니다


차분히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아직 두꺼운 옷은 접지 말고

나무 끝 초록을 보듯

저 멀리 들판 연두를 보듯

천천히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하는

반은 겨울 반은 봄

삼월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에도 봄이 다가오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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