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스산한 날씨에 부슬비마저 옵니다
옷깃을 여며야 하는 날씨지만 골목길은 북적거립니다
내다보니 등굣길의 아이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말끔히 교복을 차려입은 아이들 한무리가 재잘거리며 지나갑니다.
순간 내 앞을 지나간 건 봄바람 같다 느꼈습니다
순간 내 눈에 희망이 보였습니다
날은 아직 스산해도
겨울 끝자락은 남아있어도
다시 첫날입니다
다시 희망입니다
다시 봄입니다
빈 나뭇가지에 초록이 물드는
허망한 가슴에 평화가 싹트는
다시 첫날,
다시 봄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첫날이 힘차게 시작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