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글 #102
지나간 사랑의 추억을 현재 아내와의 추억으로 헷갈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떻게 자신을 옛애인이랑 헷갈릴 수 있냐며 화를 내려고 하면
나는 이렇게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곤 합니다.
"나는 왜 다 너랑 한 것 같지?"
"다른 사람과의 추억인데 이상하게 얼굴이 너로 기억돼있어."
그런데 사실 나는 임기응변이 아니라 진심으로 헷갈립니다.
지나간 사랑의 추억들이 지금 아내의 모습으로 자꾸 교차되거든요.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는 말은
새로운 사랑이 주는 행복감이 지난 사랑의 아픔을 덮어버릴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이곤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 보다
행복한 순간에 그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게 됩니다.
사랑의 대상이 행복이 아니라 그 사람인 것이죠.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는 것은
지난간 사랑이 새로운 사랑으로 단순히 덮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지난 사랑의 추억속에 있던 행복했던 순간들까지도
나는 지금의 너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 헷갈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