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히트텍. UNIQLO HEATTECH.

- 5화 -

by 태그모어


초등학교 5학년 때였을까요. 겨울이 찾아오면 저희 어머니는 저와 동생에게 꼭 내복을 입히셨어요. 애들 내복이 그렇듯 색이 참 다양하고 화려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주황빛이 가득한 미피 그려진 내복도 있었던 기억이 새삼 나네요) 유독 핑크색 내복이 참 많았어요. 순전히 어머니의 선택이었지만 딱히 취향이랄 것이 없던 초등학생인 저는 군말 없이 잘 입고 다닌 것 같아요.


그런데 한 번은 실내화에서 신발로 갈아 신으려고 허리를 숙일 때였을까요. 친구 녀석 하나가 목덜미 안으로 드러난 제 핑크색 내복은 힐끗 봤나 봐요. 핑크색 내복 입고 다닌다며 저를 짓궂게 놀리기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뭐 대수인가 싶은데,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많이 속상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색깔과 상관없이 내복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생겼어요. 중고등학생 때 아무리 추워도 내복을 입지 않았죠. 그건 쿨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제 생각을 와장창 부셔준 제품이 저 대학생 때 나왔어요. 바로 유니클로의 히트텍. 사실 히트텍 제품 자체가 내복과 대단하게 다르지 않았어요. 하지만 “나 내복 입었어”와 “나 히트텍 입었어”라는 느낌이 참 달랐죠.


꽤 영리한 전략이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오늘날, 옷 안에 유니클로 히트텍이나 여타 다른 발열 내의를 입는 것이 ‘안 쿨함’과 맞닿아 있지 않아요. 조금이나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데에 보탬이 되었네요.



유니클로 히트텍. UNIQLO HEAT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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